이윤서 독자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31 / 조회수 : 650
지난해 5학년 3반만의 특별한 책, ‘악동들의 종이비행기’가 탄생했습니다. 이 책은 지난해 우리 5학년 3반 친구들이 만든 우리 반 학급문고입니다. 편집위원회까지 구성하여 우리들의 힘으로 세상에 나온 만큼 더 뜻깊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앞표지부터 뒤표지까지 반 친구들에게 공모를 하고, 겨울방학기간 중에도 편집위원들이 열심히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작업을 한 소중한 책 한 권이 만들어졌습니다. 문집 제목은 ‘악동들의 종이비행기’라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제목입니다. 자유롭고 천방지축이었던 3반의 모습에 딱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글이 실린 순서는 일기글 모음, 시 맛보기, 독서록 모음, 고판화 박물관을 다녀와서, 내가 잘하는 것, 그리고 생각, 20년 후의 내 모습, 동지 팥죽을 먹으며, 5학년을 마치며, 부모님 편지, 봄, 여름, 그리고 가을 학급앨범, 양지꽃 편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일 년 동안 많은 활동들을 해왔기 때문에 190쪽이나 되는 책을 가득 채우는 일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맨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한 ‘양지꽃 편지’는 담임선생님이었던 임명숙 선생님이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사랑의 글입니다.
친구들에게 책이 나온 소감이 어떤지 한 마디씩 물어보았습니다. 6학년이 되어서도 같은 반이 된 양유경 학생은 "처음 문집을 봤을 땐 정말 신기했어. 또 내 글이 어느 부분에 있을까? 하는 궁금한 생각도 들었고.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직접 해내었다는 것이 정말 기분이 좋았지. 우리의 힘으로 우리만의 책이 탄생한 거잖아."라고 말했습니다. 2학기 반장이었던 박상원 학생은 "일단 정말 좋아. 울 것 같다. 감동적이기도 하고."라며 기뻐했습니다.
선생님도 한 마디 해주었습니다. "원래 학기초와 학기말이 가장 바쁘고 중요한 시기여서 그런지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문집을 만들어주고 싶어하시면서도 실제로는 많이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선생님은 이렇게 책 한 권을 만들기는 했지만 아쉬운 부분들도 많은 것 같아. 그래도 우리의 1년을 정리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중요한 기록물이 나와서 정말 좋은 것 같아."라고 말했습니다.
학급 문집이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새 학년이 되어 각 반에 흩어진 친구들을 불러모아 선생님에게 달려갔습니다. 하늘색 바탕에 ‘악동들의 종이비행기’라는 제목에 코끝이 찡했습니다.
이 책 한 권에 모두 담을 수 없는 지난 1년간 일어났던 수많은 사건사고들. 결코 쉽지 않은 학교생활이었기에 더 뜻깊은 책입니다. 선생님과 우리들 34명만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책. 우리끼리만 통하는 소중한 책. 이 세상에 단 40권뿐입니다. 비록 아쉬운 점이 많지만 12살 인생을 대표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중에 ‘아, 그땐 그랬었지.’하면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나쁜 기억들, 안 좋은 기억들은 모두 버리고,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들만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소중한 친구들, 열정으로 가득하셨던 선생님과의 아름다운 추억들을 가슴에 안고 더 큰 미래를 위해 달려가겠습니다.
"힘들었던만큼 멋지고 소중한 1년, 그리고 소중한 책. 악동들이여, 영원하라!"
이윤서 독자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