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책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류연웅 독자 (인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29 / 조회수 : 700

헌책방의 역사를 찾아서 간 배다리

인천시 동구 배다리에는 1920년대부터 문을 연 헌책방들의 거리가 있다. 1990년대에는 40개의 헌책방이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을 싼 값에 전해주었는데, 지금은 다섯 군데만이 사람들의 발길을 맞아주고 있다.
그 중 배다리의 지킴이자, 헌책방 아벨서점의 주인이신 곽현숙 선생님을 만나고 왔다. 곽현숙 선생님께서 배다리의 지킴이로 불리는 까닭은 인천의 역사가 숨 쉬는 곳이자, 사람이 다니기 시작해 길이 된 배다리를 지키고 계시기 때문이다.

일요일 오후의 헌책방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책 사이로 헌책들을 찾아 다녔고, 한 가족은 나란히 쌓인 책 위에 앉아서 책 삼매경(오직 한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것)에 빠져 있었다.
헌책방을 찾는 사람들은 아이들의 동화책을 사러 오신 어머니, 참고서를 사러 온 고등학생들, 중요한 글을 써야 돼서 자료를 구하러 왔다는 대학생 형, 배다리의 헌책방을 아이들에게 구경시켜주고 싶어서 나들이 삼아 나왔다는 가족까지 쌓여있는 헌책들만큼이나 이유도 다양했다.


아벨서점 입구에는 양쪽으로 높다란 헌책탑이 쌓여져 있었고, 그 사이로 두 손을 모으고 사람들을 따뜻하게 지켜보시는 아벨서점의 주인 곽현숙선생님께 인터뷰를 부탁드렸다.

Q. 안녕하세요? 푸른누리 류연웅 기자입니다. 4월 23일 책의 날을 맞이하여 친구들에게 헌책방을 알려주고 싶어서 취재하게 됐습니다. 아벨서점은 언제부터 만들어졌나요?
- 1973년에 배다리 맨 꼭대기 창영초등학교 앞에 헌책방 ‘정은서점’을 냈다가, 책방 운영의 어려움 때문에 다른 일을 했는데, 결국 어려운 사람들에게 헌책방이 꼭 필요한 곳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지금의 아벨서점을 냈어요. 거의 36년동안 지속된 역사가 깊은 책방이 되었지요.

Q. 헌책방에는 지속된 역사만큼 책도 많을 것 같은데, 그 중 가장 오래된 책은 무엇인가요?
- 1950년대에 나온 ‘팔도풍물기’라는 재만동포들의 시집과 만주시절에 활동하셨던 분들이 쓰신 시집으로 애조국강산 등의 작품이 있는데요, 제가 젊을 때부터 37년여 동안 찾아온 것입니다.

Q. 젊을 때부터 책방을 운영하셨다고 하셨는데, 아벨서점을 내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일반서점보다는 헌책방의 수익이 더 적을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 그냥 단순하게 책이 좋고 책방을 운영하면 책을 실컷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어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저와 같은 책읽기의 즐거움을 주고 싶어서였지요. 헌책방은 돈의 계산보다는 사람들에게 싼가격으로 좋은 책을 읽도록 해주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Q. 일반서점에서는 음악코너와 할인코너, 쉼터와 같은 서비스가 있는데, 아벨서점만의 책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주는 특별한 서비스가 있을까요?
-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여러 시인들께서 오셔서 시낭송을 하십니다. 서점은 아예 그곳에서 책을 읽는 것 그 자체가 서비스이고, 그런 책을 읽게 해주는 즐거움이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책은 워낙 즐겁거든요.

Q. 정말 책 자체가 서비스란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평소에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을 하는데 그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가을에는 손님이 더 적어요. 가을은 개학이 있는 달이어서 아이들이 서점보다는 문구점같은 곳에 가거나, 집에서 공부를 주로 하고, 놀러가기도 하기 때문에, 오히려 방학이 있는 여름이나 겨울에 사람이 더 많이 오는 것을 느낍니다.

Q. 헌책방에 있는 책 중에 우리 어린이들이 읽을만한 것을 추천해주신다면요?

- 오래된 책을 볼 때는 그때 그 글을 쓰신 분이 어떠한 환경이였고 어떠한 느낌이였는지 파악하며 읽어야 합니다. 따지고 보면 헌책은 사람들이 지어낸 이름이지 그 안에 들어있는 정보는 새책보다도 더 좋은 것이 많아요. 헌책이든 만들어진 날짜나 겉표지를 가리지 말고 책을 읽고 그 안에 있는 교훈을 느껴서 몸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사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 다르고 알아야 할 것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책을 선택해서 읽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Q. 아벨서점을 운영하시면서 보람을 느끼시는 때는 언제인가요?
- 지금도 감동을 받는 때가 책에 빠져서 책속으로 점점 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이고, 그런 그림이 제일 감동깊고 세상의 그 어떤 그림보다도 아름답다고 느껴요. 어쩌면 그 그림에 반해서 힘든 시기에도 책방을 잘 운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Q. 힘드셨다고 하셨는데 아벨서점을 운영하시면서 주로 어떤 이유로 힘드셨습니까?
- 요즈음 같은 경우에는 나라가 아니 인천이 발전하기 위하여, 여기 배다리에도 새로운 건물이 들어오기 위해 모두 새로운 공사를 하고 있어서, 우리 아벨서점이나 옆의 골방들도 모두 철거될 위기여서 지금이 가장 힘듭니다. 그러한 것에 대하여 말을 하기 위해서 4월10일 인천창영초등학교 강당에서 여러 유명인사분들과 모여서 배다리의 철거를 멈추자고 모임을 가집니다. 새얼문화재단과도 함께 할 것이고, 우리 인천이 발전돼서 옛날의 전통 상점이나 집들이 모두 철거되어 인천의 얼굴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여기 배다리에는 조금이나마 옛날의 얼굴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남은 얼굴마저 깎아내리려 하니 안타까워요. 저희에게는 이렇게 많은 추억을 가지고 일하는 장소가 없어지는게 가장 힘듭니다.

Q. 아까 자기에게 맞는 것을 읽어야 한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꼭 어린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있으신가요?
- 창작동화와 명작동화를 권하고 싶어요. 이 책들의 차이점은 창작동화는 삶의 지혜를 주고 명작동화는 삶의 교훈을 주는 것인데, 이러한 좋은 책들을 읽고 교훈을 몸으로 느끼고 지혜는 마음으로 느꼈으면 좋겠어요. 책을 읽는 이유는 많이 읽는 것보다 이러한 것들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거든요. 책만 읽고 공부만 하지 말고 스스로 체험하는 교훈을 터득하는 것이 제일 좋은 거예요. 그래야 삶의 방향이 빗나가더라도 다시 되돌아 올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오히려 책은 많이 읽지 말고 한 권이라도 귀하게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자는 삶의 지혜가 필요한 사람이 책방에 와서 비밀을 파헤쳐 지혜를 얻는 것처럼, 세상의 비밀을 파헤쳐 세상에 알려야 하는 사람들이에요. 청와대 어린이기자들도 책을 많이 읽으세요. 그 중에 시집을 어릴 때부터 읽으면 이해는 안가도 자신을 다스릴 수 있게 되요. 그러고 보니 시는 참으로 중요한 것이죠? 사람이 사는 것 자체가 시이고 자신이 우울할 때 해소해 주는 것이 시이므로, 시를 평소에 잘 알고 시와 함께 살아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앞으로는 책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고 싶다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Q. 헌책방에는 매우 오래된 책들이 많아서 가끔 뉴스에 귀중한 책들이 발견됐다고 나오는데 혹시 아벨서점에서도 국보처럼 중요한 옛 서적이 발견된 적이 있나요 ?
- 좋은 책을 얻기 위해 고물상도 돌아다녀보고 한권 한권 모두 제게는 귀중하죠. 하지만 제가 찾은 귀한 책들을 젊었을 때는 뭘 몰라서 거의 다 팔았어요. 아주 오래된 듯한 필체의 서책도 있었는데, 아마도 역사적으로 귀중한 자료였던 것 같아요. 그 중에서 유난히 필체가 멋져 보였던 책이 있어서 팔지 않고 지금도 애지중지 간직하고 있는데, ‘강의자전’이라는 조선시대 200~300년 전의 인물이신 신위(조선 후기 문신 겸 시인, 서화가. 저서로는 경수당전고, 분여록 등이 있다.)님께서 직접 쓰신 서책으로 팔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집안의 가보로 소중히 여기고 있어요.

Q. 저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아벨상점의 아벨이라는 뜻이 무엇인가요?
- 제가 기독교인이며 기독교의 뜻으로는 죽었지만 끊임없이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순정, 첫마음을 뜻하는 말이 아벨이여서 아벨을 사용하여 첫마음처럼 헌책방을 잘 운영할 것을 스스로 다짐하는 마음과 아벨서점을 찾는 사람들도 첫마음처럼 책을 끝까지 잘 읽다가 가시라고 아벨이라 지었습니다.

헌책방을 처음엔 낡은 책이 모여있는 곳, 층층이 책을 쌓아두어서 비좁은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벨서점의 주인 곽현숙 선생님을 인터뷰하고 나서는 헌책방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을 싸게 주고 덤으로 추억까지 얹어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책은 많이 읽는 게 좋은 것이 아니라 한 권이라도 귀하게 읽는 것이 좋은 것이다.", "헌책방에서는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서비스이고 그런 책을 읽게 해주는 즐거움이 서비스다!", "인간의 삶이 시와 같다.", "기자는 세상의 비밀을 파헤쳐야 한다"와 같은 마음에 와닿는 교훈들을 얻게 되어서 감동이었고, 실제로 내가 살아가는 동안 실천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류연웅 독자 (인천양지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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