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원 나누리기자 (충암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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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주치의 선생님이 한 분 계신다. 바로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부속 목동병원(이하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의 김경효(53) 선생님이다. 선생님께서는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의 과장, 이화여자대학교의 주임교수로 소아 감염 질환, 면역결핍 질환, 소아 류마티스 질환, 특수예방접종 등이 전문 분야이다.
김경효 선생님과의 만남은 내가 5살이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 선생님께서는 폐렴으로 병원을 찾은 나를 치료해주셨다. 입원해 있는 동안 매일같이 맞는 주사와 항생제에 시달리던 나를 옆에서 따뜻하게 보살펴 주신 선생님 덕분에 빨리 완쾌할 수 있었다. 김경효 선생님을 11월 1일,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의 진료실에서 만나보았다.
1. 의사의 꿈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삶을 살면서 자신도 보람을 느끼고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을 주거나 이롭게 해 줄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의사가 되면 이런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의사로서 훌륭한 삶을 사신 분들의 전기를 많이 읽어보았고, 더욱 그런 분들을 닮고 싶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제너와 파스퇴르를 들 수 있습니다. 제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병이었던 천연두에 대한 예방접종을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에 처음으로 개발하여 1979년에 천연두가 지구상에서 없어지도록 했습니다. 파스퇴르는 공수병 백신을 개발하여 양을 지키다가 늑대에 물려 공수병에 걸린 소년의 생명을 구해 주었고 공수병 백신은 지금도 우리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 어릴 적 꿈은 피아니스트였습니다. 그래서 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하려고 했지만, 꿈을 바꿔 일반 고등학교에 가고, 의대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2. 많은 진료과 중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린이들은 어른과 달리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고 훨씬 나약한 존재입니다. 그래서 어린이들을 돌보는 의사가 더욱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고,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했습니다. 또 어린이들을 무척 좋아하는 것이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3. 한 때 신종플루가 유행하여 병원에 가면 간접감염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감기에 걸려도 병원에 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병원은 아픈 사람들이 오는 곳이기 때문에 병원에 와서 오히려 환자로부터 감염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맞습니다. 가벼운 감기라면 꼭 병원에 오지 않고도 저절로 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벼운 감기로 생각하다가 폐렴이나 심한 중한 병의 초기일 수도 있기 때문에 평소와 다르게 아프다고 생각되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에 머무는 동안 마스크를 쓰고 집에 돌아온 후에 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를 하면 감염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주의 사항을 지키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4. 많은 환자들을 진찰하는 의사 선생님들은 감염에 노출되어 있을 텐데 혹시 이런 면에서 걱정이 되진 않으신가요? 그리고 실제로 의사 선생님들 중에 환자로부터 감염된 적이 있나요?
많은 환자들을 진찰하는 의사들은 자신이 일단 건강한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항상 건강에 신경 쓰고 잘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또 예방접종도 철저히 맞아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는 병들에 대비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 중 바늘에 찔리거나 많은 피를 흘리는 환자를 치료하는 도중에 감염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감염 원인에 노출 된 후라도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백신을 맞아 실제 병에는 안 걸리게 될 수 있습니다.
5. 소아청소년과는 영, 유아부터 청소년까지의 어린 아이들을 진찰하는데 이 어린 환자들 중 진찰할 때 마음이 아팠거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2001년 우리나라에 홍역이 심하게 돌았을 때 예방접종을 하지 않고 홍역에 걸려 매우 많이 고생하다가 세상을 떠난 어린이가 있었습니다. 또 뇌수막염에 걸려 입원 후 생명은 건졌지만 합병증으로 청력을 잃은 어린이도 기억이 납니다. 미리 뇌수막염 예방접종을 해 주지 않았던 것을 부모님께서 매우 후회하며 마음 아파했습니다. 그 외에도 불치병이나 중한 병에 걸려 일찍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어린이들의 얼굴이 아직 많이 생각납니다.
6. 선생님께서는 의사로서 많은 환자들의 병을 치료해주고, 건강하게 만들어주셨을 텐데, 이런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을 때는 언제인가요?
아기 때 심한 면역결핍증으로 진단된 후 여러 번의 중한 고비를 넘기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잘 자란 한 어린이가 기억납니다. 외국에 오랜 기간 공부하러 가야 해서 다른 선생님께 부탁 드리고 떠났었는데 안타깝게도 그 후 소식을 모릅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하면서 정말 많은 사랑스럽고 소중한 어린이들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모두 잘 커서 이제는 멋진 청년으로 성장한 경우도 있고 박재원 기자처럼 훌륭한 어린이로 성장하여 이렇게 저를 취재하는 기자로 활동하기도 합니다. 작았던 어린이가 성장하여 각자 개성을 가진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보람 있습니다.
7. 저도 3학년 때 뇌수막염에 걸렸는데, 처음에는 그냥 감기인줄 알았고, 선생님의 진료 덕분에 뇌수막염이라는 것을 알고 빠른 조치를 취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뇌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뇌수막염과 초기감기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뇌수막염의 초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감기와 달리 뇌수막염은 점차 증상이 심해지며 머리가 많이 아프고 토하는 등 일반적인 감기의 보조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좋아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기 증상이 있다고 하더라도 증상이 오래가거나 심하면 반드시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의사 선생님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미리 예방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는 뇌수막염에 대해서는 백신을 맞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미리 예방할 수 없는 병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8. 대학병원 등의 종합병원의 의사 선생님들께서는 외래 진료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진료를 하지 않는 나머지 시간에는 어떤 일들을 하시나요?
대학병원의 의사들은 환자를 진료하고, 의학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장차 의사가 될 의과대학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합니다. 또 같은 병을 연구하는 의사들과 모임을 가지고 환자의 진단이나 치료 등을 서로 의논하기도 합니다. 질병과 관련된 중요한 일이 발생했을 때 (예를 들면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때와 같이) 국가에서 이에 대해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9. 최근에는 신생아가 출생한 직후부터 영아, 소아 및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성장과 발달 과정의 건강 상담과 질병 예방을 담당하며 이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를 소아과가 아닌 소아청소년과로 부르고 있는데 이렇게 바뀐 이유가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소아과는 의학적으로 성장과 발달 과정에 있는 0세부터 18세까지의 소아와 청소년의 건강과 질병을 다루는 전문과목입니다. 그러나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명칭 때문에 소아과가 소아만을 다루는 전문과목으로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청소년을 추가로 표기하기로 하였습니다.
10. 요즈음 날씨 변화도 많고, 아침 저녁의 일교차도 크기 때문에 감기 환자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 목 감기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이런 때에 감기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우리 어린이들에게 알려주세요.
영양이 있는 좋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편식을 하지 않으며 TV를 보는 것 보다는 운동을 해서 평소 체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사람들이 많은 곳에 있다가 집에 돌아오면 손을 잘 씻고 양치질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병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예방접종들이 많이 있으므로 예방접종을 미리미리 맞아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긍정적으로 좋은 생각을 하는 것이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11. 우리 학생들 중에는 의사를 꿈꾸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공부는 기본이겠지만 의사가 되기 위해 무엇에 중점을 두고 공부를 해야 할지 알려주세요.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의과대학에 들어가야 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야 의과대학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 학업에 충실해야 하겠지요. 과학과 수학이 중요하지만 영어와 국어도 잘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의사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필수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환자들을 늘 환한 웃음으로 반겨주시는 김경효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우리 어린이들을 위해 ‘자신의 꿈을 가지고, 그 꿈을 이루도록 노력하라’는 짧지만 많은 의미를 담은 메시지를 남기셨다. 어린이들을 무척 좋아하시는 김경효 선생님께서 앞으로도 많은 어린이들의 건강을 지켜주시길 기대한다.
박재원 나누리기자 (충암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