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교 기자 (서울창도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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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생긴다. 남의 물건을 빼앗는 강도사건, 불을 지르는 방화사건, 심지어는 사람을 다치게 하는 폭력 사건까지 많은 사건들이 일어난다. 그중에는 나쁜 일을 저지르고도 잘못이 없는 사람처럼 발뺌을 하는 못된 범인이 있다면 어떻게 할까? 그런 범인이 발뺌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힘, 즉 과학의 힘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곳이 있다. 바로 NFS 국립과학수사연구원(줄여서 국과수라고 함)이다. 국과수는 과학의 논리로 범인이 누구인지를 찾아낸다. 그리고 사실이 아닌 일로 억울하게 당한 사람들의 누명도 해결해준다.
1월 16일 오전 9시 30분, 국과수 본원 중회의장에 도착했다. 6명씩 나뉘어 모두 4개조 25명이 과학수사 체험에 참여했다. 교육과학기술부 학부모강사회 회장이신 아빠가 강사 선생님들의 자녀들과 함께 뜻 깊은 체험일정을 잡아주셨다. 학부모강사 선생님들이어서 그런지 우리 아빠처럼 자녀교육에도 관심이 큰 것 같았다. 우리는 가장 먼저 협박편지의 잉크를 조사하여 누구 것인지를 알아내는 방법을 탐구했다. 그리고 범인이 사용한 공구의 모양을 조사해서 누구의 것인지 찾는 방법을 배웠다. 이어서 지문 감식과 위조지폐 감별법을 체험했다.
그리고 2층으로 자리이동을 한 우리는 음성감식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곧바로 가장 호기심이 생겼던 거짓말 탐지기 체험을 했다. 거짓말을 할 때마다 그래프가 심하게 요동쳤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모두 재밌게 웃었다. 2시간의 짧은 체험을 마친 본 기자는 이런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해주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장 정희선 박사님과 인터뷰를 했다.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청와대 어린이신문 푸른누리 기자 정은교입니다. 제가 평소에 과학수사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오늘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어 무척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어린이 기자로서 원장님을 직접 인터뷰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궁금한 점 몇 가지만 질문 드리겠습니다.
Q. 먼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A.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는 여러 분야가 있어요.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가 사람이 어떤 사건에 의해 사망하게 되었을 때 그 원인을 해석하는 법의학이 있습니다. 그 밖에도 유전자 분야, 범죄 심리분야, 문서 감정 분야, CCTV 분야, 독극물과 마약 실험 분야, 섬유분야, 화재 원인분야, 교통사고 분야 등 여러 부서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수많은 사건들을 정밀 분석하고 있습니다.
Q. 원장님께서 과학수사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제가 대학교에서 약학공부를 하고 있을 때, 국과수 소장님의 특별강연을 듣게 되었는데 그 강연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 전에는 과학수사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몰랐어요. 그때부터 과학수사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곳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하다보니까 점점 흥미진진해져서 더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Q. 과학수사연구원으로 일하시면서 특히 보람을 느끼신 일은 무엇인가요?
A. 과학수사를 하다보면 증거품에서 나온 물질의 성분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 마침내 그 물질의 성분을 찾아내게 되면 그때 큰 보람을 느끼지요. 10년 전에 마약전문가로 활동했어요. 그때는 소변으로 실험을 했는데 소변은 시간이 지나면 실험이 안 돼서 마약을 사용했는지 알아내기 힘들어요. 그런데 우리가 모발로 실험하는 것을 개발했어요. 한참 시간이 지나도 마약을 사용했는지 정확히 알아내는 기술을 개발했을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Q. 경찰 과학수사대가 있는데 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필요한가요?
A. 경찰은 현장에서 제일 먼저 증거물을 채취하고 또 범인을 잡는 일을 합니다. 한 사람을 두고 그 사람이 범인일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정밀한 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현장에서 경찰이 직접 실험을 할 수는 없잖아요? 이곳에 근무하는 수사요원들은 모두 과학자들입니다. 증거물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아야 할 때 우리가 과학적으로 검사를 합니다.
Q.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과학수사용품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아무래도 시약을 제일 많이 사용하는데요. 시약은 유전자를 분리하는 것입니다. 아까 지문 채취 체험 프로그램에서 사용했던 초록색 붓은 현장에 나가는 경찰이 주로 사용하고요. 이곳에서 부검을 할 때는 날카로운 칼과 같은 도구들을 주로 사용합니다.
Q. 뛰어난 과학수사연구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무엇보다 끈기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는 끈기가 있는 연구원을 제일 필요로 합니다. 당연히 과학 공부도 잘해야 하지만 집념이 강한 사람이라면 뛰어난 과학수사연구원이 될 수 있습니다.
Q. 오전에 체험프로그램에 재밌게 참여했는데요. 어린이에게 과학수사의 체험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어린이들이 어렵게만 생각하는 과학이 그렇게 어려운 공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체험을 미리 경험함으로써 범죄예방 효과도 있고 또 먼 훗날 이런 체험을 바탕으로 과학수사에 흥미를 느낀 어린이들이 국과수에 많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적극적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1년에 몇 명 정도의 어린이들이 체험을 하나요?
A. 연구원들이 일하면서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많이 못합니다. 1년에 많으면 500명 정도 체험에 참여합니다.
Q. 체험을 한 어린이들이 가장 만족해하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A. 거짓말 탐지기 체험을 제일 좋아하더라고요(웃음)
Q. 거짓말 탐지기로 범인이 정확히 거짓말을 하는지 알아낼 수 있나요?
A. 먼저 범인이 정상적인 사람인지, 또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해도 괜찮은지 등을 전문가들이 대략 2시간 정도 취재를 합니다. 그리고 난 후에 범죄에 관한 여러 가지 질문을 하게 됩니다.
Q. 마지막으로 과학수사연구원이 되고 싶은 푸른누리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A. 정은교 기자처럼 이렇게 뛰어난 어린이 기자들이 쓰는 다양한 기사를 읽는 독자들이라면 이미 다른 조언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웃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푸른누리 독자들이 과학을 좀 더 가까이 느끼고, 과학에 대한 이해력을 높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더 많은 훌륭한 어린이들이 우리 국과수에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눈으로는 미래의 꿈을 바라보고 머리는 지식을 쌓으며 마음은 따뜻한 배려를 하는 어린이로 자라서 국가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되길 바랍니다.
인터뷰하면서 정희선 원장님은 어린이들에게 참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1년에 500명정도밖에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주었다. 본 기자도 과학수사에 막연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 체험과 인터뷰를 통해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국과수에서는 나쁜 범인을 찾아내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억울하게 나쁜 일로 뒤집어 쓸 수도 있는 사람들의 누명도 벗겨주는 큰 역할도 하고 있는 셈이었다. 그래서 더욱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믿음직스러웠다.
정은교 기자 (서울창도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