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빈 기자 (광운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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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통하는 동물친구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올해 1월 14일 저는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이 강아지는 유기견입니다. 예전에도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었지만 지금의 강아지에 대한 느낌과는 많이 달랐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일곱 살 때 아빠가 중국으로 발령 나시면서 말티즈 한 마리를 사주셨는데 그때는 내 마음을 달래줄 애완견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아 강아지를 함부로 대한 적도 많았습니다. 저는 우연히 강아지 입양 사이트를 찾아 보다가 ‘아! 바로 이거야’ 생각이 드는 강아지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조그맣고 귀여운 강아지가 내 눈을 사로 잡은 것입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강아지의 커다란 눈망울이 슬퍼 보였습니다. 입양공고를 낸 곳은 어느 동물병원이었는데 유기견 강아지를 입양할 사람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엄마께 입양을 부탁을 해 보았습니다. 사실 부탁을 하면서도 들어주지 않으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엄마는 2년 전 건강이 않좋아 수술을 하셨기 때문에 강아지 키우는 것에 대해 아빠를 비롯하여 다른 사람의 반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엄마는 승낙을 하셨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엄마는 형제 없이 홀로 외롭게 자라는 나를 위하여 강아지를 사주시려고 마음먹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기견이 된 이 강아지를 동물병원에서 오랫동안 데리고 있었고 입양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유기견을 처리하는 기관으로 보내져 안락사를 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새로 태어난 강아지를 분양 받는 것 보다는 유기견을 입양하는 편이 훨씬 좋다고 생각하신 겁니다.
노원구에 사는 우리는 강동구에 있는 동물병원까지 그날밤 달려갔습니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저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강아지가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만약 그렇다면 다시 집으로 가야 할까?’ 차로 50분을 가서야 마침내 동물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동물병원으로 들어갔습니다. 병원 원장님께서 “쿠키야!”하고 부르시자 안에서 강아지가 달려 나왔습니다. 다른 강아지들은 항상 나보다는 엄마를 잘 따랐는데 쿠키는 이상하게도 달려 나오자마자 나에게로 달려와 내 손을 핥고 내 품에 안겼습니다. 처음 안아보지만 전혀 낯설어 하지 않고 그 모습이 편안해 보였습니다. 저는 그 순간 매우 기뻤습니다. 얼굴도 실물로 보니 더욱더 예뻐보였습니다. ‘쿠키? 강아지 이름이 쿠키인가?’ 나는 속으로 ‘이름을 바꿔볼까?’하고 생각했다가 금새 생각을 고쳤습니다. 왜냐하면 강아지한테 익숙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새 이름보다 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엄마와 나는 그날 바로 쿠키를 우리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그런데 생각 외로 데리고 오는 절차가 꽤 까다로웠습니다. 동물병원 원장님께서 엄마의 신분증을 복사하고 입양 동의서를 쓰고 강아지와 함께 입양하는 사람 사진을 찍는 등 한참동안 입양에 필요한 절차를 밟았습니다. 그렇게 하는 동안 나는 쿠키와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예방접종을 했습니다. 유기견이어서 혹시 모를 광견병 주사와 종합백신을 맞추었습니다. 잔뜩 겁에 질린 쿠키의 눈에서 눈물이 맺혔습니다. 이렇게 모든 절차가 끝난 후 엄마는 쿠키의 사료와 쿠키가 편히 지낼 쿠션 배변판, 간식, 세정제, 샴푸 등 쿠키 용품을 잔뜩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차를 타고 오는 동안 쿠키는 계속 불안한 듯 몸을 떨었습니다. 그러나 집에 도착해서는 금새 꼬리를 치며 몸을 뱅글뱅글 돌았습니다. 한참을 지나서 알게 된 거지만 이런 행동은 쿠키가 기분 좋을 때 하는 몸짓입니다.
쿠키는 정말 적응력이 빨랐습니다. 그날 밤 쿠키 앞에 쿠션을 놓아주었더니 바로 그 위로 올라가 편안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조금은 사람에 대한 경계가 있는 듯 했지만 쿠키와 우리는 금방 친해졌습니다. 예감이 좋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쿠키와 우리는 좋은 가족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쿠키가 배변훈련이 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사실 엄마와 내가 가장 걱정했던 것은 배변가리기 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걱정과는 달리 알려주지도 않았건만 바로 화장실 안에다가 배변을 해놓은 것입니다. 나는 쿠키가 매우 영리하다고 생각하여 다양한 것을 가르쳐 주기로 하였습니다. 쿠키는 손, 앉아, 돌아, 누워 등 다양한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쿠키와 친해지려고 방학내내 집 앞에 있는 산에 이웃에 사는 친구의 강아지와 함께 등산을 하고 있습니다. 쿠키는 2kg밖에 안 되는 조그만 강아지이지만 산에서 큰개를 만나도 월! 월! 짖어 도망가게 만듭니다.
그런데 쿠키를 데려온 후 며칠이 지나서 동물병원에서 충격의 전화가 왔습니다. 쿠키의 원래 주인이 나타났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동물병원 원장님께서는 우리가 그날 입양을 하지 않았더라면 쿠키는 유기견 처리기관으로 보내졌을 것이고 안락사를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모든 절차를 입양을 했기 때문에 원래의 주인은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나를 위로하셨습니다. 엄마는 원 주인의 사정이 딱하다면서 돌려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지만, 나는 이미 쿠키와 정이 들어버렸기 때문에 헤어진다고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해 질 지경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엄마와 동물병원, 그리고 원래의 주인 세 분이 잘 의논하시어 내가 계속해서 키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쿠키에게 약속했습니다. ‘쿠키야! 이 형아가 너를 영원히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게 해줄게. 다시는 유기견이 되어 외롭고 무섭게는 안할거야’ 라고 말이죠. 제가 그렇게 약속해서 그런지 쿠키는 우리집에 온 지 2개월이 되었는데 몸길이가 4cm나 길어졌고 몸무게는 0.5kg이 늘었습니다. 우리가 데려오지 않았다면 끔찍하게 안락사를 당했을지 모르는 쿠키, 나와 쿠키는 세계 최고의 인연이 아닐까요? 동물도 진심으로 사랑하면 마음이 통한답니다.
조형빈 기자 (광운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