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세현 기자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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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학교에서 구독해서 보는 신문에 프랑스인 필리프 크루아종 씨가 팔다리 없이 4개의 해협을 건넜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왔다. 비장애인들도 하기 어려운 도전인데, 신체적으로 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이러한 도전을 했다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패럴림픽 국가대표 초청행사’ 특별 취재를 신청하면서 크루아종 씨의 이야기가 머리를 스치며, 내가 그동안 얼마나 패럴림픽이나 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가졌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수영의 박태환, 펜싱의 신아람, 리듬체조의 손연재, 체조의 양학선 선수 등,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이 열렸을 때에는 인터넷이나 텔레비전, 신문에 많은 선수들의 활약이 보도 되었다. 여름방학에 올림픽을 해서 경기를 볼 수 있는 시간도 많았고 방송으로도 계속 중계가 되었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경기를 보며 열심히 응원하였다. 반면 올림픽 이후 바로 열린 ‘패럴림픽’은 무엇인지 잘 알지도 못했고 별로 관심도 갖지 않았다. 개학한 후라서 경기 중계방송을 볼 시간이 없었을 뿐더러, 중계 방송도 자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패럴림픽 선수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사람들의 관심이 적었지만 그래도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패럴림픽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 행사에서만큼은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9월 19일 수요일, 청와대에서는 ‘2012 런던 패럴림픽 국가대표 초청행사’가 열렸다. ‘패럴림픽(Paralympics)’이라는 단어는 ‘옆의, 나란히’를 뜻하는 그리스어 ‘para’와 ‘Olympics(올림픽)’의 합성어이다. 일반 올림픽과 견줄 만한 신체 장애인들의 올림픽으로,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는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이날 행사에는 장춘배 선수단장을 비롯한 선수, 지도자 등 선수단 109명과 함께, 출전종목 단체장, 장애인올림픽 후원기업 대표 및 대한장애인체육회 임직원 등 180여 명이 참석하였다. 이명박 대통령 할아버지와 영부인 할머니도 참석하였다. 사회는 지석진 씨가 맡았고, 가수 알리가 축하공연을 하였다. 런던 패럴림픽 홍보대사인 크리스탈과 제시카도 참석하였다. 대한장애인체육회의 한용외 부회장은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이 런던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고 무사히 돌아와서 기쁩니다. 선수 훈련에서부터 런던 패럴림픽 폐막에 이르기까지 지원해준 정부와 국민의 덕이라고 생각하고 고맙게 여기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성원도 선수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으로는 ‘2012 런던 패럴림픽’ 관련 영상을 시청하였다. 선수들이 그동안 피나는 노력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매우 감동적이었다. 영상을 보며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에 눈물이 맺히는 선수도 몇몇 있었다. 아마 그만큼 힘들게 경기를 준비했을 텐데, 사람들이 그 노력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영상 관람 후 코스 요리로 오찬이 나왔다. 맛있게 식사를 한 후 후식을 먹을 때쯤 알리의 축하공연이 시작되었다. 알리는 축하공연에서 ‘연극이 끝나고 난 뒤’와 ‘써니’ 등을 신나게 불러서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었다. 축하공연 후 ‘보치아(표적구와 공을 던져 표적구에 가까운 공의 점수를 합하여 승패를 겨루는 경기로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과 운동성 장애인만이 참가할 수 있는 종목) 세계 최초 여성 금메달을 따낸 최혜진 선수와, 언어와 손이 부자유스런 1급 장애인이지만 육상에서 은메달 두 개를 딴 전민재 선수가 ‘보치아 골’과 ‘2012 런던 올림픽&패럴림픽 마스코트 웬록 인형’을 대통령 할아버지께 선물하였다.
이명박 대통령 할아버지는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경기를 감동스럽게 봤습니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신문에 패럴림픽 관련 기사가 많이 실리지는 않았지만, 패럴림픽이 나온 부분도 빼놓지 않고 챙겨 보았습니다. 모두 힘든 과정을 밟고 올라왔기 때문에 출전선수 모두가 대단해요. 그리고 아까부터 전민재 선수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웃던데, 이제는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야 합니다. 이제 어느 누구에게도 당당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비장애인들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장애인에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안 보였던 게 보인답니다. 이 마음 하나만으로도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행사가 끝나고 사진촬영을 할 때 순서를 기다리는 선수들에게 가서 간단한 인터뷰를 해 보았다. 수영의 전미영 선수는 “경기를 할 때는 떨리고 설레지만, 연습을 할 때는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여져서 힘들어요. 하지만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굳어지니까 내 몸을 위해서라도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운동을 한답니다. 그리고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되었을 때가 가장 기뻤고, 비록 이번에 메달은 못 땄지만 가능성을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도 열심히 준비 중이에요.”라고 하였다.
역도의 최현희 선수는 “처음에는 건강이 안 좋아서 운동을 시작했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국가대표까지 되었답니다. 국가대표로 뽑혀서 대한민국의 대표로 경기에 출전했다는 것이 기쁘고 자랑스러워요. 기록이 점점 좋아질 때마다 기뻐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기분을 모를 거예요. 하지만 매일 직장에 다니면서 역도 연습과 병행하려니 무척 힘들답니다. 여러분이 학원에 가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듯, 역도 연습도 힘들어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이에요.”라고 말했다.
중국 장애인 탁구선수 차오닝닝과의 결혼을 앞둬 화제가 된 탁구의 문성혜 선수는 "좋은 성과를 얻어서 정말 기뻤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맡았던 지석진 씨는 “오늘 선수들이 정말 고생했던 마음이 절실히 느껴져 감동받았습니다. 피나는 노력과 땀으로 이뤄낸 좋은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축하를 하러 왔다가 오히려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받아가는 마음이라서 기분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패럴림픽은 올림픽만큼 뜨거운 열기가 있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은 장애를 극복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 값진 결과를 이루어 냈다. 선수들이 항상 밝은 얼굴로 긍정적으로 희망을 갖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또한 메달에만 전전긍긍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패럴림픽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장소에서 선수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어서 영광인 시간이었다. 선수들이 지난 4년간 열심히 노력해서 이뤄낸 좋은 결과이기 때문에 승패를 떠나 선수들의 값진 노력을 오랫동안 잊지 않길 바란다.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은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
엄세현 기자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