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서 독자 (안양샘모루초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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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뻐꾸기 동재에게
동재야, 안녕? 나는 대한민국 안양 샘모루 초등학교에 다니는 이윤서라고 해. 난 네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나는 뻐꾸기다’를 읽었어. 그 책, 그리고 너의 생활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아마 한 5번쯤은 읽었을 거야.
이 책을 읽다보니까 네가 정말 대단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이 책을 읽은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할 거야. 비록 엄마, 아빠와 함께 살지는 않지만 평범한 아이들 못지않게, 아니 오히려 더 멋진 아이로 성장하는 네 모습을 보면 말이야. 게다가 연이나 네 외삼촌이라면 몰라도 건이 형과 외숙모께서는 항상 너에게 쌀쌀맞게 대하셨는데도 넌 모범생이 되었잖아. 누군가가 자신을 많이 구박하면 당연히 속상하고 마음도 나빠질 것 같은데 말이야.
아, 근데 너는 너한테 항상 친절한 외삼촌이나 연이 보다는 쌀쌀맞게 구는 건이 형이나 외숙모가 낫다고 했지? 나 같으면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에게 호감이 갈 것 같은데 넌 아닌가 보네. 나도 실제 상황이 되면 너 같은 생각을 할까? 솔직히 잘 모르겠어. 어쩌면 네 생각대로 건이 형이나 외숙모는 너를 그냥 보기 싫은 아이로 생각하는 것 같고, 외삼촌이나 연이는 널 불쌍하게 여기는 것 같아. 그래. 네 생각이 맞는 것 같다. 잘 생각해보니까 나라도 누군가가 날 불쌍하게 여기면 더 비참해질 것 같아.
그리고 또 궁금한 게 있어. 옆집 아저씨 말이야. 처음 봤을 땐 정말 어색했지? 첫 만남 말이야. 갑자기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났으니 그럴 만도 해. 근데 어떻게 그렇게 어색하게 만났는데 그 일을 계기로 친구가 된 거니? 물론 너하고 아저씨의 큰 공통점도 많은 역할을 했을 거라고 생각해. 둘 다 외롭다는 것, 가족이 곁에 없고 항상 마음 한구석이 쓸쓸하다는 것 말이야. 모든 사람들은 자기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더 편안해지고 잘 통하는 것 같아. 나 또한 마찬가지인거 같아.
이게 마지막 질문인데, 엄마가 너하고 같이 살자고 하면 같이 살 거니? 내가 지금 물어본다고 해서 네가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닐 거야. 그래서 내가 너의 입장이 되어서 한 번 생각해볼게. 음, 내 생각에는 그냥 원래 살던 외숙모 댁에서 살 것 같아. 지금의 나라면 당연히 우리 엄마랑 살겠다고 할 테지만 너는 어렸을 때부터 외숙모 댁에서 건이형, 연이, 외숙모, 외삼촌과 함께 살아왔으니까 너한텐 외숙모네 가족이 진짜 가족처럼 느껴질 것 같아. 물론 너의 선택은 다를 수도 있지. 근데 나는 왠지 네가 살던 곳에서 같은 가족들과 사는 것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거야.
아무래도 내가 이 편지를 너한테 쓰면서 실제로 너에게 답을 들을 순 없을 것 같아. 한편으론 모든 질문들을 나 스스로에게 하고 답했던 것 같아. 하지만 너의 이야기를 읽고 편지를 쓰면서 많은 것들을 느꼈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가족들의 소중함. 너의 이야긴 영원히 잊지 못할 거야. 엄마와 함께 살든, 외숙모네 가족과 함께 살든, 행복하고 멋진 친구로 자라길 바라. 안녕.
뻐꾸기 친구, 동재를 보고 싶어 하는 윤서가
이윤서 독자 (안양샘모루초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