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민 독자 (내정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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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7월이다. 7월의 초반이지만 마치 한여름처럼 푹푹 찌는 날씨에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빨리 방학이 되어 시원한 바닷가로 놀러 가고픈 마음만 간절하다. 이런 마음을 가진 친구들이 많을 것이다.
무더운 여름을 지내면서 가장 힘든 점은 뜨거운 열기, 습도가 높아서 생기는 후덥지근한 불쾌한 기분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밤새도록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어 놓을 수도 없고, 엄마께 부채질을 해달라고 조를 수도 없고 이리 저리 뒤척거리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학교에 가서도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나에겐 다행히 여름밤의 비밀 친구가 있다. 사이좋게 붙어서 이야기도 나누고, 껴안으면 온몸이 시원해지는 씨밀레 말이다. 씨밀레는 순 우리말로 진정한 친구라는 뜻이다. 나의 씨밀레는 바로 바로 담양 출신의 죽부인인 ‘민지’이다. 온 가족이 담양을 여행하다가 죽세공품점에서 산 ‘민지’는 우리 집에 온지가 2년이 되어간다.
그리고 이름을 ‘민지’라고 붙인 이유는 내 이름을 거꾸로 읽으면 ‘민지’이기 때문이다. 여름에 안고 자면 너무 시원하다는 주인아저씨의 말을 반은 믿고 반은 믿지 않았었는데, 한번 안고 자보니 너무 시원해 깜짝 놀랐다. 차가운 대나무 살이 몸에 닿으면 얼마나 시원하던지! 우리 가족은 서로 가지려고 쟁탈전이 벌어졌고, 이제는 여름철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었다.
죽부인은 대나무를 속이 비도록 엮어서 길죽하게 사람 키 정도 크기로 만든 물건이다. 옛 선비들이 여름날 안고 잤다고 해서 대나무 죽 ‘죽부인’이라고 불려졌다고 하는데, 네덜란드인 무역업자로부터 처음 유럽에 알려졌기 때문에 "Dutch Wife"라고 알려졌다고 한다.
죽부인을 알면 알수록 우리 조상들이 참 현명하다고 생각된다. 일찌감치 인간에게도 이롭고 지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웰빙 여름용품을 사용했으니 말이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같은 인공 바람은 우리 건강에도 좋지 않고 또 전기 사용도 많아 지구의 건강도 망가뜨리지 않는가! 아무리 덥더라도 우리 모두가 하루씩만 죽부인을 사용하고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많은 화석연료를 줄이고 지구 온난화를 멈추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푸른누리 친구 여러분! 올 여름 아픈 지구 엄마의 치료에도 도움이 되고, 무더운 여름밤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죽부인을 강력 추천합니다.
김지민 독자 (내정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