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창인 독자 (파주와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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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들은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말한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나중에 가서야 잘못 끼운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전국 학교에서 열리는 입학식일 것이다.
우리 학교는 3월 2일, 약 2시간에 걸쳐 입학식을 했다. 2, 3, 4, 5학년까진 입학식에 참석할 필요가 없었는데, 학교의 으뜸이 되고 나니, 입학식에 참석을 해야 했다. 나는 방송부이기 때문에 꼭 참석을 하여야 했다.
으뜸으로써 참석한 6학년 친구들은 기분이 좋았겠지만, 우리 방송부는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았다. 예를 들어, 빔 프로젝터의 경우, 겉으로 보기엔 화려했지만, 사실은 놓을 곳이 없어 재활용 상자에 천을 씌운 것이다. 이처럼 우리 방송부는 조금 희생하더라도 1학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화려하게 해주려고 노력하였다.
가장 먼저 국민의례와 애국가를 부른 다음, 신입생 대표가 인사를 하였고, 그것에 답을 6학년 대표가 하였다. 방송부는 애국가, 국민의례, 배경음악 등을 조절하였다. 그 다음으로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과 부임한 선생님들의 인사말, 그리고 1학년들에게 공지를 하였다.
이제 입학식의 가장 하이라이트인 일명 ‘상견례’가 남아 있다. 이 순서는 6학년이 1학년과 악수를 하고, 1학년을 업어 한 바퀴 도는 것이다. 아쉽게도 방송부 친구들은 이 순서에 참가 못하고, 팡파레를 틀어주었다. 팡파레가 슬펐던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교가를 부르고 입학식을 마쳤다.
항상 화려한 앞면 뒤에는 힘든 뒷면이 존재하는 것 같다. TV 촬영처럼 배우들의 모습 뒤에는 고생하는 PD들의 모습도 있을 것이다. 내가 방송부를 택한 것을 후회 안 한다. 자랑스럽기도 하고, 내 꿈이 영화감독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첫 단추를 끼우는 이 중요한 행사에 보이지는 않지만 없으면 안 되는 방송부는 이 첫 단추의 뒷면이 될 것이다.
백창인 독자 (파주와동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