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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호 1월 19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박현지 나누리기자 (여수한려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75 / 조회수 :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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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여름날의 기적 중편-1

* 중편-그 첫 번째 이야기


“누구지?”

찰칵, 끼이익 문이 열렸다. 문틈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왔다. 복만이도 먹던 김밥을 내려놓고 문 쪽에 시선을 집중했다.


“어데로 숨었노!”

땀으로 범벅이 된 아주머니가 지친 몸을 이끌고 무언가 애타게 찾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쳐다 보더니 갸우뚱하고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어..엄마?"

"복만아!"

"엄마! "

마침내 아주머니는 복만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아주머니는 분명히 빛을 등지고 서 있는데 어째서인지 창고 안은 전혀 빛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었다.


" 아이구, 내 새끼! 우야노! 어데 갔다가 인제 나타 … …. "

하지만 너무 늦었다. 말 끝을 맺지 못한 채 방아쇠가 당겨졌고 눈이 반쯤 뒤집어진 채로 아주머니는 그 자리에서 푹 쓰러져 버렸다. 아주머니가 쓰러지면서 손에 꽉 쥐고 있던 목걸이가 내 발치에 떨어져 나뒹굴었다.


" 손 들어! "

" 북한 … "

탕! 탕!, 그것은 북한군이었다. 북한군은 내 쪽으로 총을 쏘았고, 그것은 나를 아슬아슬하게 피해 빗나갔다.


" 엄마..엄마...흑..흑..엄마...엄마.. "

복만이가 엄마를 잡고 큰소리로 울부짖었다. 그것을 본 북한군은 총을 복만이 쪽으로 겨누었다.


" 쥐새끼 같은 놈 잘도 숨어 있었구나. 넌 아까 그 노인네랑 같이 죽었어야 했는데....“

‘뭐,뭐라고?’

어이가 없었다. 또 억울하고 화가 났다. 복만이의 엄마를 죽인 북한군에게 저항하고 싶었다.


" 잠깐만요! "

시선에 내게로 쏠렸다. 무기 하나 없이 적에게 대항하는 것은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 뭐냐?"

" 저,저기, 이건 아니잖아요. "

" 그게 무슨 소리지? "

" 여기 할아버지를 한 번 보세요. 아까 당신들이 죽인 사람이에요, 이 할아버지는 죽은 척 했으면 살 수 있었고 혼자서라도 도망갈 수 있었어요, 근데 왜 굳이 아이를 대신해 총을 맞았을까요? "


" 가족이니까 지키고싶은건 당연하겠지. "

" 아니요. 이 할아버지는 오늘 이 아이랑 처음 만난 사이고 죽어가면서도 저보고 아이를 데리고 피하라고 했어요. 아이를 지키라고 했다구요, 그게 무슨 말일까요? 자신을 희생하고 아이를 살리면서까지 자신은 괜찮다면서, 어서 아이를 데리고 가란 말이 무슨말일까요? 네?네? "

" .............. "

" 우리가 피부색이 다른가요? 말이 다른가요? 아니죠, 다 똑같은 사람인데 … "


북한군에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 차 있었다.

" 죽기 싫어서 별 소리를 다하는구나 "

" 아니요 저는 여기서 죽어도 괜찮아요. " 꿀꺽 침을 삼켰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 할아버지는 아이가 가족을 되찾길 바랐던 거에요.“

"근데.. 당신이 죽인사람.. 누군지 아세요? " 북한군이 뒤를 돌아 문을 향했다.


" 됐다, 그만해라. 넌 운이 좋은 줄 알아라. 전쟁에 나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아들을 기다리는 우리 어머니가 생각났을 뿐이다. "

" 히,힘내세요 군인아저씨! “ 난 용기를 내어 말했다.

" 여기있으면 위험할 것이다. 기회를봐서 도망치거라. "

" 고맙습니다 … " 덜컹 끼이익, 다시 문은 굳게 닫혔다.


" 복만아.우리 이제 나가자."

“ 엄마..엄마... "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새벽. 복만이의 엄마와 할아버지의 몸은 커다란 천으로 덮혀져 있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우리는 씻고 옷을 갈아 입을 수 있었다. 탕탕탕, 피곤한 나를 깨우는건 총소리, 또 시작이다.


" 어서 도망쳐! "

곳곳에서 사람들이 일어났다. 우리도 피난민들과 함께 줄지어서 이 마을을 떠났다.


낙동강. 복만이와 나는 며칠을 걸어 부산 근처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이건 분명 꿈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걸어서 다리에 물집이 잡히고 제대로 먹지 못해 배가 고팠다.

" 형, 지금 우리가 이기고 있는거야? 아니면 지고있는거야? "

" 에 … "


나는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들을 회상해 보았다.

" 여기가 낙동강이니까 아마 우리가 지고 있는 걸 껄? "

" 어째서? "

" 그러니까 북한이 갑자기 예상 못한 공격을 해서 서울에서 여기까지 쭉 밀려온 거야. 이제 여기서 더 밀리면 끝이야."


" 그럼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건데? "

" 아마 북한이 남한을 통일하고 그럼 우리도 공산주의가 되겠지. "

" 통일하면 좋은거 아니야? "

" 전쟁의 힘으로 통일을 하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

" 도대체 왜 전쟁을 하는데? "

" 그야 남한은 민주주의고 북한은 공산주의니까 통일이 되어 공산주의가 되면 북한이 유리해지거든 우리는 불리해지고 발전도 못해. "


" 민주주의가 뭐고, 공산주의가 뭐야? "

" 민주주의는 자기가 일한 만큼 벌고 번 돈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어. 사람들은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열심히 일하게 되고 그러면 나라가 발전하게 되지 "

" 공산주의는? "

" 공산주의는 자기가 일을 적게 하든 많이 하든 버는 돈은 똑같고 반면에 나라가 모든 걸 간섭하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받는 건 같으니까 사람들이 게을러지고 발전도 늦어져."


" 그럼 민주주의가 더 좋은 거네. 그럼 우리가 이기면 되잖아?

“근데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당하기만 해? "

" 우리나라 놀 때 거기는 전쟁 준비했으니까. "


" 형 천재야? "

" 하하..내가 좀 "

‘ 사실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그대로 말한 건데.. ’

복만이는 더 이상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다. 밝아 보였다. 하지만 애써서 억지로 웃고 있는 게 난 보였다.


그때,

" 복만아! 복만이 맞니? "

어떤 군인아저씨가 반가운 얼굴을 하고 우리 쪽으로 달려왔다. 얼굴은 햇볕에 그을려 까무잡잡했고 왠지 어른이 된 복만이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 성태삼촌? 성태삼촌이에요? "

그 군인은 복만이의 삼촌이었다.

" 그래! 복만아, 어디 있었어? 삼촌이 얼마나 보고싶었는 줄 알아? 가만 보자, 엄마는? "

" 엄마는.. "

복만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러곤 땅바닥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복만이의 삼촌에게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일을 말했다.

" 아이구, 아이구 어떻게! 우리 복만이.. "

" 흐흑...흑..성태삼촌! "

복만이가 삼촌을 끌어안고 울기 시작했다.


" 흑..성태삼촌...아버지는요? 아버지한테는 흑.. 제가 잘못해서 그랬다고 해요 흑.. "

" ...복만아 "

삼촌은 슬픈 표정을 지어 보였다.

" 복만아..그게 아버지는, 아버지는 얼마 전에..전사하셨단다. "


이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복만이도 더이상 슬퍼하지 않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언제나 그렇듯 복만이에게 부모님이라는 존재는 마음속에 살고 계시는 분들, 하늘나라로 여행을 떠난분들, 아주 깊은 잠에 빠진 당연한 존재가 되어 버릴 것이다. 복만이가 다시 웃음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1950년 9월 15일. 이른 새벽.

" 잘 잤다~ 새벽이네? 신기하다. 내가 이렇게 빨리 일어나다니.."

아니 빨리 일어나는 건 당연했다. 언제 죽을지 몰랐기 때문에. 하지만 난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태평하였다. 그 이유는 아마 내가 휴전이 될 때까지만 잘 피해 다니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거다.


" 돌아가고 싶네. 전쟁이 끝나면 돌아가려나. "

이게 꿈이 아니라면 내가 우리나라 역사를 바꿀 수 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러기엔 나는 힘도 없는 작은 꼬마였고 귀찮기도 했다. 그래서 그 생각은 일찌감치 포기해 버렸다.


" 복만아~ 잘 잤어? "

" ........... “

복만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또 멍하게 하늘만 보고 있었다.

" 음.. 오늘이 며칠이지? 복만아. "

" 9월 15일.. "

복만이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건성으로 대답했다.

" 복만아! 너 자꾸 이럴래? 너도 힘든건 알겠는데.. 지금은 "

" 난 의지할 가족이 없잖아. 형, 혼자 있고 싶어! "

" 마음대로 해라~ "


잠깐만, " 인천상륙작전! "

짝, 손뼉을 치며 큰소리로 말했다. 주변 사람들이 뜬금없는 내행동에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러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다시 묵묵히 자기 일을 하였다. 탕,탕,탕 총소리에도 더이상 놀라지 않았다. 심지어 귀찮고 시끄럽다는 듯 솜으로 귀를 막기도 했다. 정말 보기 싫었다. 모두의 힘이 절실히 필요한 지금, 지칠대로 지쳐 절망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기운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얼마 전, UN연합군이 자진해서 한국을 도와주러 왔다. 그 이유는 남한이 북한에게 패배했을 경우, 한반도가 공산화되고 2차대전 때, 미국에게 항복을 선언한 일본마저 공산화가 되어 버린다. 미국같이 미막강한 경제력을 자랑하고 있는 일본이 공산화되면 아시아의 공산화는 확산될 것이며, 즉 이들은 아시아의 공산화를 막기 위해 한국을 도와주게 되었다.


" 음, 이제 그 위대한 맥아더장군의 등장인가? "

나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몸소 체험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은 아니었다. 분명 인천상륙작전은 반대되었다고 들었다. 아니 잠깐만 그랬었나? 기억이 흐릿하네. 공부 좀 해둘 걸 그랬어. 난 지금 와서 후회하고 있다. 아무튼, 미국 해군 측이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아마 이런 상황이였을 거다.

" 인천상륙작전은 절대 안 됩니다! "

" 어째서입니까? 인천에 상륙작전을 실행하면 보급로와 퇴각로를 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 수복이 쉬워집니다! "

" 하지만 인천항은 수로가 협소해서 함정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기뢰 매설 시 엄청난 피해가 예상됩니다! 게다가 인천 같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데에서 상륙작전을 하는 건 부적절합니다! "


그러나 가능성 없는 이 작전에 대해 맥아더 장군은 더욱 확신을 했으며, 8월 30일 장군의 주장은 미국 국방장관과 대통령에 의해 승인되었고 이어서 9월 15일을 상륙작전 날짜로 확정하였다.


1940년 9월 15일, UN연합군은 맥아더 장군의 지휘 아래 인천에 상륙하였다. 별 다섯 개를 자랑스럽게 달고 나온 그의 계급은 원수였다. 원수.


" 저,저게뭐지? "

북한군이 놀라 눈을 크게뜨고 말하였다.

박현지 나누리기자 (여수한려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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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혜
대구대청초등학교 / 5학년
2011-08-06 12:49:57
| 얼른 다음편 나왔으면 좋겠어요. 6.25전쟁의 아픔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 같아요.
정민
리라초등학교 / 5학년
2011-08-11 11:25:19
| 저도 전인혜씨와 같은 생각이에요. 얼른 다음편 나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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