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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호 11월 17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김리나 독자 (서울전곡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88 / 조회수 : 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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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5 민아의 일상-6

재희와 헤어지고 아파트에서 통과 키를 누르고 들어갔을 때, 뒤에서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 어~~ 잠시만요!!!"
뒤를 안돌아봐도 누군지를 알 수 있었다. 나는 홱 돌아 다시 열림버튼을 눌러주었다.


"민아네!" 자연스럽게 반정도 웨이브가 인 검은 머리카락, 해맑은 웃음. 수아다.


"누군줄 알았냐?" 입술을 삐죽 내밀고 애써 퉁명스럽게 말하였다.


"이 키로는 3-4학년인 줄 알았지~"
또 머리를 헝크려놓는다.


"아 진짜 이것 좀 하지 말라고!!!"
최대한 험상궂게 노려보았더니 그에 굴하지 않은 수아가 고개를 삐딱하게 돌린다.

"헤헤. 자꾸만 볼때마다 하고 싶어지네?"

"!!!!!!!"

노려보아도 때려보아도 끈질긴 아이. 수아가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너 숙제 했어?"

"할리가 있어? 어떻게 사회를 12페이지나 푸냐고? 학교가 학원 보다 빠르다! 우리 선생님은 정말 외계에서 오신 분이야."


"응.응. 내 12년 평생 이런 선생님은 만나지 못했어. 만일 이런 선생님이 중, 고등학교 부임하시면 일진들이나 불량배들은 이거야. 이거." 수아가 목에 칼을 대는 시늉을 해보았다.


하긴, 담임선생님은 그러고도 남으시는 분. 공동체를 강조하시는 담임선생님은 아담한 키에서 뿜어져나오시는 포스가 보통을 넘는다. 보통 선생님들이 싫어하는 떠들기나 반항은 선생님께는 통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권장하시는 편이다. 그래야 ‘개인체’로 가니깐. 개인체는 여러 사람이 사회를 만들어가는 공동체와는 달리 개인, 개인이 살아가는 사회이다. 즉, 학급에다 적용하면 아무도 없는 것 처럼 말하지도,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매일 매일 숙제가 보통 때의 세네배를 넘고 때때로 중학생도 혀를 내둘르는 시집 외우기까지 시키신다. 그래도 개인체의 규율을 깨는 학생은 없다.

학교에서 한 자리 하는 아이여도 선생님의 카리스마에 대들지 못하고 그 뒤에는 철저한 반박과 심리를 꿰뚫어 가장 큰 상처를 입히는 엄청난 응징이 되돌아 오기 때문이다. 그녀는 사람에게 가장 불리하고 무시무시한 걸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말야, 전학생..."
의도적으로 말을 흐린 그녀는 아까와 다른 날카로운 눈매로 내 눈치를 살폈다. 하루종일 사람들은 전학생타령만 하네.

"또 왜? 재희가 하루종일 떠들었단 말이야."

"어헝? 우리의 퀸이? 으흠, 이거 볼만하겠는걸."


아차, 또 수아 특유의 유도 심문에 걸리고 말았다.


"뭐가 볼만하냐고!"

"싸움은 언제나 구경하는게 재밌기 마련이지."


항상 돌려말하는 저 몹쓸 성격!


"넌 재밌지 않은게 이세상에 있긴 하냐? 너도 싸움은 많이 했잖아. 여러 의미로."
수아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상처 입은 짐승같은 실루엣이 나타났다.


"그 얘기는 그만 함세."

"말투가 왜저래? 정말 넌 조선시대는 사랑한단 말이야."


수아의 얼굴이 다시 활기찬 미소를 띄고 밝아졌다.


"그치! 맞다. 오늘 너 우리집에 올 수 있어?"

"안돼. 오늘 학원. 내일 가자. 몇 달만이냐. 한 한달 반인가?"
"정.확.해! 좋았어. 내일 꼭 오는 거다."

"그런데 넌 지혜나 예진이, 인아는 집에 초대안해?"


그녀의 이름을 언급하자 속에 뱀이 우글거리는 마냥 답답했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도 내 심정을 반영한 마냥, 깊은 상처를 드러냈다.

"안해. 안한다고. 절대."

꼭 자신에게 다짐하는 것 같은 작은 소리의 말이였다.


"왜?"

그녀의 상처가 얼굴에 더 드러났다.


"알잖아. 우리집. 난 신비주의로 남고 싶다고. 알다시피 12년 평생 애들이랑 노래방도 한번도 안간 나야. 어느 애들과도 놀질않았어. 알잖아. 천박한 아이들과는 어울리고 싶지않아. 성별 상관없이. 어느 아이라도. 너빼고! "

수아는 ‘천박한’이란 말에선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며 소리를 튕기는 듯이 강조하더니 마지막말에서는 크게 외치며 상큼한 미소를 띄웠다. 그녀가 어떤 아픔을 간직했는지 알기에. 그녀가 어떤 성격인지 알기에. 그녀가 그것들에 대해서 어떤 생각인지 알기 때문에. 나는 애써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툴툴거리며 아파트 단지 밖으로 그녀를 배웅했다.

그녀의 해맑은 작별인사에 살짝 손을 흔들어준 후 그녀가 보이지 않을 때 난 주저앉으며 그녀의 마지막말의 가벼운 오류를 생각했다. ‘안’이 아니라 ‘못’이라고. 뭐 미묘하게 섞여있긴 하지만.


7에서 계속됩니다.

김리나 독자 (서울전곡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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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1-11-20 11:30:37
| 민아의 일상 이야기 항상 잘 챙겨보고 있습니다.오늘 편도 재미있네요.. 추천!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1-11-21 19:14:33
| 저도 늘 보고 있어요..
전인혜
대구대청초등학교 / 5학년
2011-12-22 21:12:43
| 다음화 정말 기대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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