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없는 손 (원폭피해자 2세 서은영)

은영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은영이는 얼굴도 예쁘고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잘 지낸다. 그런데 은영이는 별로 말이 없는 편이다. 그 이유는 봄 방학 전 체육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은영이는 오랜만에 아이들과 달리기를 하다가 넘어지게 되었다. 그때 은영이가 왼쪽 손을 꺼내는 바람에 친구들이 은영이의 왼쪽 손가락들이 모두 뭉쳐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다음날 은영이는 학교에 안 나오고 아이들은 은영이네 집에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할아버지로부터 은영이의 손이 왜 뭉쳐져 있는지 알게 된다. 할아버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얘들아, 은영이를 이해해다오. 은영이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단다. 다 이 할아버지 때문이란다.”

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때 어린나이로 징용에 끌려가 무기 공장에서 일하셨다고 한다. 그때는 일본이 태평양 전쟁에서 이기려고 마지막 안간힘을 쓸 때 였다. 그당시 은영이 할아버지가 당하신 고초는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인데, 만일 전쟁이 더 오래 지속 되었다면 아마 할아버지께서는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을 것이다.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미국은 일본에게 마지막 경고를 하였다. 마지막 경고를 무시한 일본에게 미국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 폭탄을 떨어뜨렸다.

“갑자기 하늘에서 번쩍 번쩍 번개처럼 불이 났단다. 그러더니 아주 센 폭풍이 밀어닥쳤지 그게 원자 폭탄 폭풍이란다.”

원자 폭탄의 위력은 아주 대단하다. 원자 폭탄이 떨어질 경우 1km 이내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재가 되고 2km 안에 있는 사람들은 2,3초 후 모두 녹는다. 4km 이내에 있는 사람들은 큰 부상을 입게 된다. 왜냐하면 원자 폭탄은 핵융합이나 핵분열을 일으켜 폭발하는데 그때 많은 양의 산소를 필요로하기 때문에 폭탄이 투하된 곳을 향해 폭풍이 몰아친다. 그때 엄청난 부유물들이 날아오는데, 유리조각 같은 것을 맞을 경우 유리조각이 몸을 관통해 거의 모든 사람이 죽는다.

그리고 5km이외에 있는 사람들은 방사선 비를 맞아 유전자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 이유는 원자폭탄으로 일어난 핵융합은 원자들끼리 부딪혀 뭉쳐서 그 힘을 발휘하기 때문인데 그 방사성 입자가 몸속으로 들어가면 온 몸을 휘젓고 다녀 유전자에 이상을 일으킨다.

은영이의 손이 뭉쳐진 이유도 할아버지의 이상 유전자가 아버지에게로 아버지의 이상유전자가 은영이에게로 유전되었기 때문이다. 은영이 할아버지는 45년 전부터 두통과 결핵으로 고생하셨고 삼촌 역시 악성 피부병 때문에 공중목욕탕에 가 본적이 없다.

“예들아, 우리 은영이는 아무 잘못이 없단다. 이 모두가 힘없는 나라의 못난 조상 탓이지 그러니 우리 은영이와 좀 더 사이좋게 지내주지 않으련?”

“알겠습니다. 할아버지.”

“얘들아 이제 은영이한테 가자. 은영아, 우리가 너무 무심 했어 미안해.”

“정말 고마워 얘들아.”

원폭 피해자들의 상처는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에도 있다. 은영이는 이제 그 고통에서 탈출하기 위한 한 걸음을 디뎠다. 우리주위에 원폭 피해자가 있다면 위로해 주면 좋겠다. 그것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와 원폭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는 작은 손길이 될 것이다.

이진은 기자 (인천효성초등학교 / 5학년)

정혜린 야탑중학교 / 1학년 2011-11-23 16:39:01 | 너무 마음 아픈 이야기네요. 추천! 정은교 서울창도초등학교 / 5학년 2011-11-26 18:51:06 | 원자폭탄, 그렇게 무시무시한 원자폭탄을 사람들은 왜 만드는 것일 까요? 곽채원 한양초등학교 / 6학년 2011-11-29 17:09:37 | 너무 마음 아픈 이야기네요... 서은영이가 실제 인물인가요? 최리아 서울길음초등학교 / 5학년 2012-02-13 15:07:28 | 예 저도 정말 은영이를 위로해 주고 싶어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