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75호 1월 19일

과학향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KISTI

추천 : 333 / 조회수 : 4088

뉴스 공유하기 C
					로그 미투데이 트위터 Facebook

모든 수염엔 이유가 있다!

“아! 아! 아파요!! 따갑단 말야!! 제발 다른 벌을 내려주심 안 돼요?”

“당연히 안 되지. 이거보다 재밌는 벌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거든!”
아빠는 까끌까끌한 턱으로 태연의 보드라운 볼때기를 마구 비벼대고 있다. 심부름을 거역한 죄로, 태연에게 가해지는 형벌 가운데 가장 고통스럽다는 부비부비형에 처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빠는 오히려 벌을 준다기보다 사랑하는 딸과 볼을 맞대고 있는데서 행복을 느끼는 듯하다. 그러나 태연의 표정은 상당히 고통스럽다.

“아빠는 가해자라서 몰라. 이게 얼마나 아픈지 알아요? 다음날까지 얼굴이 따끔거린다고요. 도대체 남자 어른들 수염은 왜 생겨난 거야? 급할 때 무기로 쓰라고 하나님이 주셨나? 차라리 깎지 않고 내버려두면 내가 잡아당기면서 놀기라도 하지, 이건 고문이 따로 없다고욧!”

“수염이 왜 생기냐고? 그건 남성호르몬 때문이란다. 사춘기 이후에 남성호르몬의 작용으로 수염이 돋게 되지. 제 2차 성징의 하나로 남자의 상징이라고나 할까? 남성호르몬은 머리털 성장을 억제하는 대신 수염과 털의 성장을 촉진시킨단다. 반대로 여성호르몬은 수염 등의 성장을 억제하는 대신 머리털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거지. 요즘엔 대부분 깔끔하게 수염을 깎지만 백 년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의 남자들이 수염을 길렀어. 이집트에선 상류층 남자들에게만 수염을 기를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기도 했단다.”

“아, 그러니까요. 그걸 귀찮게 왜 자꾸 깎냐고요. 길러서 땋고 다니면 남자들도 편하고, 또 예쁘고, 아이들은 고문을 당하지 않아서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냐고요. 그런데 아빠, 세상 만물 가운데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 없거늘, 어찌하여 수염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으면서 생겨난 것일까요?”

“넌 심히 짜증날 때마다 순간적으로 똑똑한 말을 하는 습관이 있더구나. 놀라운 내 딸. 암튼, 원래 모든 털은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단다. 체온을 외부로 빼앗기는 것을 막고, 마찰이나 충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하지. 예를 들어 흑인의 곱슬머리는 뜨거운 열대 태양으로부터 두피가 상하는 것을 막아준단다. 동물의 경우 사자의 갈기는 적의 이빨로부터 목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말이나 소의 꼬리털은 해충을 막아 몸을 보호하고….”

“아, 그러니까요. 그런 것들은 다 역할이 있는데 남자의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턱수염은 왜 생겨나서 절 괴롭히는 것이냐 이 말씀이에요. 제 얘기는.”
“글쎄다. 아직까지 정확히 수염의 역할이 무엇인지 밝혀진 바는 없지만 동물들의 수염 역할을 알아보면 뭔가 실마리가 잡히지 않을까 싶구나. 수염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고양이란다. 고양이 수염은 일종의 안테나 역할을 한단다. 길고 딱딱한 고양이 수염의 끝에 뭔가가 닿으면 고양이는 매우 민첩하게 움직인다고 해. 고양이의 눈은 가까이 있는 물체를 잘 보지 못하기 때문에 윗입술, 눈 위, 뺨, 턱 아랫부분에 나 있는 수염을 가지고 근처에 있는 사물을 인식하는 거지. 특히 먹잇감을 물었을 때, 까딱 잘못하다가는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는 먹잇감에 물릴 수 있기 때문에 이때는 예민한 수염을 적극 사용하곤 하지. 또 쥐 같은 설치류도 수염을 일종의 센서로 이용한단다. 특히 쥐는 수염 한 올 한 올이 마치 곤충의 섬세한 더듬이처럼 사물을 느끼면서 움직이는데, 그 덕분에 어두운 밤에도 재빠르게 잘 활동할 수 있는 거지.”
“헉, 그러면 남자의 수염도 가까이 다가오는 적을 감지하기 위한 안테나였을까요? 어떤 적? 혹시 못생긴 여자를 피하기 위해서?”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하고…! 또 다른 경우를 살펴보자면, 바다표범 같은 경우 물속에서 수염만으로 최대 180m 밖에 있는 사물의 움직임까지 밝혀낼 수 있단다. 초음파로 사물을 추적하는 돌고래의 감지 범위가 110m인데, 그것보다 훨씬 먼 곳을 감지할 수 있다는 거지. 수염이 초음파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는 게 대단하지 않니?”

“아~ 그러니까 이번엔 남자의 수염이 180m 밖에 있는 미녀의 움직임까지 세밀하게 감지하려고 생겨났다는 말씀?”

“우리 태연이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삐딱하실까? 아직까지 남성 수염의 역할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보통 더 남자답고 멋져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단다. 새의 볏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것처럼, 남성의 덥수룩한 수염도 강한 남성의 매력을 여성한테 어필하기 위한 것이란 얘기지.”

“음…, 그건 확실히 맞는 얘기인 것 같아요. 전 정말이지 수염이 긴 남자만 보면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니까요~. 그러니까 아빠도 한 번 길러보시는 게 어때요? 차승원보다 백배는 멋질 거 같은데.”

“저, 정말? 그럴까? 내가 워낙 기본이 되는 얼굴이니까 수염을 기르면 더 멋지겠지? 그럼 까끌까끌한 턱으로 태연이 볼때기 비비기 딱 삼천 번 만 더 해보고 길러봐야겠다!”

“꺄악~~!!”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기사제공: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과학향기’

KISTI

추천 리스트 프린트

 
남윤성
성남신기초등학교 / 6학년
2011-12-15 23:38:13
| 추천! 수염이 초음파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니... 우리집 햄스터들도 수염으로 주변을 감지하고 있답니다. 항상 유익한 정보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김영준
서울불암초등학교 / 6학년
2011-12-16 23:13:20
| 고양이와 개들과 동물들이 괜히 수염을 달고 다니는 게 아니군요. 몸의 각 기관들은 각각 제역할을 24시간 하고 있답니다.
유은빈
호성중학교 / 1학년
2011-12-18 13:17:03
| 고양이의 수염에 신기한 비밀이 숨어있었네요.
최리아
서울길음초등학교 / 5학년
2011-12-18 18:10:31
| 역시 생명의 비밀은 대단한 것 같아요. 수염 하나에도 중요한 것들이 깃들어 있으니까요..
나윤정
서울언북초등학교 / 4학년
2011-12-18 21:10:04
| 수염에도 과학이 숨어 있다는 것, 오늘 처음 알았어요. 추천합니다.
이준서
서울경인초등학교 / 5학년
2011-12-21 20:59:23
| 수염에 그런 과학적인 비밀이 숨어 있었다는게 신기해요.
주변의 모든 사물을 볼때 관심을 가지고 한번 더 생각해보는 습관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어디에 과학이 숨어 있을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1-12-22 14:38:35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박상현
성곡초등학교 / 5학년
2011-12-24 16:55:54
| 고양이의 수염이 안테나 역활을 하다니 정말 신기합니다.
황수빈
당평초등학교(부산) / 6학년
2011-12-27 21:40:16
| 수염에 이런 과학적인 비밀이 숨어져 잇었다니..정말 신기한데요?
그리고 고양이의 수염이 안테나 역할을 한다니...
저도 항상 아빠께 짜증만 냈었는데...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추천 꾸욱--
박주미
안양신기초등학교 / 5학년
2011-12-31 15:44:59
| 과학이야기인데 참 재미있어요.
김동훈
서울흑석초등학교 / 5학년
2012-01-01 19:43:45
| 와 고양이 수염이 안테나 역할을 한다니 대단합니다. 그렇다면 도라에몽이나 토토로의 수염도 안테나 역할을 할까요? 왠지 궁금해집니다.
장민교
대구교육대학교안동부설초등학교 / 5학년
2012-01-12 14:20:41
| ㅎ 재밌어요. 저희 아빠도 수염으로 부비부비하는데.. 엄청 따가와요. 몸에 나는 털이 환경에 따라 몸을 보호한다니 신기해요. 동물들에게는 수염이 엄청 중요하다는 것도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이시호
대전원평초등학교 / 6학년
2012-02-10 21:13:08
| 아빠께서 옛날에 많이 하시던 건데 저와 똑같은 생각을 했네요. 수염이 이런 역할을 하는 줄은 몰랐는데..
노지원
반석초등학교 / 6학년
2012-02-24 20:54:32
| 수염이 이렇게 중요했다니...놀라워요. 아빠께서 수염으로 막 부빌때 싫었는데...추천하겠습니다!
전인혜
대구대청초등학교 / 5학년
2012-03-13 19:14:12
| 수염이 이런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단 사실을 알았어요.
 

 

렌즈속세상

놀이터


Template_ Compiler Error #10: cannot write compiled file "/web/webapp/data/ipress/iprdata7/e3/school.president.go.kr_paper/template/kr/_compile/group/88/1/bottom.htm.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