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미 기자 (안양신기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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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놀이는 아마도 제가 혼자 스스로 앉을 수 있을 때부터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갓난아기일 때부터 외할머니께서 저를 돌봐 주셨는데, 외할머니는 저를 안고 업어 주시면서 가끔씩 재미있는 여러 가지 놀이를 알려 주셨습니다. 그런 여러 가지 놀이 중에서 할머니 다리와 제 다리를 하나씩 번갈아가며 놓고는 노래를 부른 뒤, 할머니가 손가락을 ‘찐’ 하시고는 "어느 손가락" 하시며 저에게 알아맞히게 하는 놀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친할머니 댁에 갔는데 친할머니께서도 저와 그렇게 놀아주셔서 깜짝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학교에 입학해서도 친구들과 공기놀이와 함께 하는 놀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나라의 민속놀이를 조사하면서 더욱 더 깜짝 놀랐습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했던 놀이가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인 ‘다리세기 놀이’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민속놀이로는 말 타기 놀이, 고누놀이, 팽이치기, 투호놀이 닭싸움, 가마타기, 윷놀이, 팔자놀이, 승경도, 장치기, 자치기, 제기차기, 비석치기, 땅따먹기, 공기놀이, 사방치기, 딱지치기, 다리세기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어릴 적 추억이 가득한 다리세기 놀이에 대해서 조사해 보았습니다.
다리세기놀이의 정확한 기원과 유래는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예전부터 따끈따끈한 아랫목에 앉아 어린 아이에서부터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함께 즐기던 놀이였습니다. 흔히 ‘발헤기’ 또는 ‘다리 셈 놀이’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 놀이 중에는 방안에서 하는 놀이가 그렇게 흔하지는 않은데, 그중 하나가 다리세기 놀이였습니다.
이 놀이는 방법이 간단하고 아무런 도구가 필요치 않기 때문에, 겨울철 동안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온돌방에서 아이들이 모여앉아 이 놀이를 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래 전부터 널리 행해지던 놀이인데 특히 각 지방마다 그 지방 고유의 다리세기 놀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다리세기 놀이의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러 명의 아이들이 두 줄로 마주보고 앉아 다리를 서로 엇갈리게 뻗고 맞추어 다리를 하나씩 오므립니다. 이때 노래를 부르면서 하는데 다리세기 놀이의 노래는 각 지방마다 다양합니다. 각 지방의 노래를 부르면서 놀이를 해 보면 더 재미있는데 ‘국립어린이 박물관’ 홈페이지의 놀이마당에 들어가면 들어 볼 수 있습니다.
놀이를 하다가 꼴찌가 되면 다른 아이들이 꼴찌의 뒷목을 살짝 찌르고 ‘어느 손?’ 하고 물었을 때 꼴찌가 답을 맞히면 벌칙을 중단합니다. 그러나 못 맞히면 손가락 찌르기를 계속 하든지 노래 부르기나 엉덩이로 이름쓰기 식의 간단한 벌칙이 주어집니다.
다리세기 놀이의 장점은 다양합니다. 첫째, 노래를 통해 음의 규칙적인 흐름과 박자 감각을 익히게 합니다. 둘째, 함께 어울려 호흡을 맞춤으로써 화합하는 마음을 길러줍니다. 셋째, 주의를 기울여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과 민첩성을 향상시켜 줍니다. 그리고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놀이이지만 벌칙을 받는 사람을 너무 심하게 때리거나 무리한 벌칙을 주지 않아야 서로 마음이 상하지 않는답니다.
다리세기 놀이는 아무런 도구가 필요하지 않아 추운 겨울 옛날 어린이들이 가장 쉽게 할 수 있었던 놀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외할머니도 제가 갓난쟁이일 때부터 이 놀이를 해 주셨던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외할머니는 ‘이 거리 저 거리 각 거리’라는 노래도 불러 주셨지만 생활 속 이야기를 노래로 불러 주시곤 하셨습니다. 예를 들어 밤이 되면 ‘어디까지 왔나’를 가사로 붙여 아빠가 퇴근하여 오실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런데 외할머니는 제가 어느 손가락으로 ‘찐’을 해도 모두 알았습니다. 물론 모르는 척도 해 주셨지만 그때는 진짜 신기했습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시지만 이제는 그 비밀을 알 것 같습니다.
이렇듯 우리 고유의 다리세기 놀이는 저에게는 사랑의 추억과도 같은 놀이입니다. 푸른누리 기자 여러분도 다리세기 놀이를 통해 가족과의 사랑과 추억을 쌓아보는 건 어떨까요?
박주미 기자 (안양신기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