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수 나누리기자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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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12월 31일, 조금은 특별한 연극을 관람하였다. 연극은 현재 막을 내렸지만 그때의 진한 감동과 여운이 남아 있어, 이렇게 소개하고자 한다. 이 연극 <엄마가 모르는 친구>의 주제는 ‘다문화’이다.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지난 2011년 12월 15일부터 31일까지 무대에 올랐다.
‘차별방지와 상호존중을 위한 다문화 이해 아동극’인 <엄마가 모르는 친구>는 어린이들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특별한 연극이었다. 연극을 보면서 차별받는 사람의 심정이 어떨지 느낄 수 있었다.
다문화가정 1백만 시대라고 한다. 우리 주변에는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는 다문화가정 친구들이 많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과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차별받는 경우가 많아서 연극 무대에까지 올려졌다. 연극을 본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다름에 대한 편견이 없는지 되돌아보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내 친구 시내는 ‘다문화’가 아니라 그냥 ‘김시내’라고! 그냥 ‘시내’로 봐 주면 안 돼?”
극중 ‘카카인’인 다문화가정의 아동 ‘김시내’는 같은 반 친구들에게 이름 대신, ‘다문화’라는 별명으로 놀림과 따돌림을 당한다. 그러자 주인공 ‘이사야’가 울부짖듯 친구들에게 호소한다. 이사야는 다문화가정 친구와 어울린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한다. 사야는 엄마가 계획한 스케줄대로만 움직이며, 강제로 이끌려 ‘순 한국인 인증 시험’을 보러 가기도 한다.
이사야는 4학년 여자 아이로, 김시내와 싸운 후 학원에 가기 위해 497번 버스에 오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야의 마음의 노선이기도 한 497번 버스는 시내와 얽힌 마음의 정류장을 하나씩 지나게 된다. 처음 만나 즐거웠던 기억부터 시내가 다문화 가정 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혼란스러웠던 마음까지 정류장마다 펼쳐진다.
연극이 중반부로 가면서 이사야는 김시내를 멀리하게 되고, 심한 갈등을 빚는다. 친한 친구 시내가 다문화가정의 아이라는 걸 알게 되자, 사야는 친구들의 놀림 속에서도 계속 친하게 지내야할 지, 멀리해야할 지 혼란스러워 한다. 사야는 우물쭈물하다가 뭐가 진짜 자신의 마음인지 몰라 방황하던 끝에 용기를 낸다. 그러다 자신과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우정을 택한다. 그렇게 연극은 일반 아동 ‘이사야’와 다문화가정 아동 ‘김시내’의 화해와 우정의 맹세로 막을 내린다.
연극을 보고 누군가가 차별을 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할 때, 구경만 하지 말고 용기 있게 말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무도 친구가 되어주지 않아도, 난 먼저 손을 내밀어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문화 가정 아동들이 차별과 편견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일반 아동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는 아동들에게 ‘똑같아지기’를 강요하는 대신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게 연극의 주된 목소리였다.
임지수 나누리기자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