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어캣츠 1화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고, 햇볕은 쨍쨍 내리쬐던 무더운 여름날, 서울대공원 안 동물원의 한 우리에는 장난꾸러기 미어캣, 미도리가 있었다. 미도리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동물원 문을 여는 시간까지 ‘오늘은 어떤 장난을 칠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리는 항상 장난을 함께 치는 미소리와 미보리를 데리고 장난 회의에 들어갔다.
"오늘은 좀 재밌는 걸 하자. 뒷발로 땅을 파서 사람들한테 흙을 뿌리는 것은 어때?"
"그건 저번에도 했잖아. 그거 말고 사람들을 낚아 보는 건 어떨까?"
"사람들 낚기 놀이……. 재밌을 것 같은데? 그건 어떻게 하는 거야?"
"그건 말이야, 우리의 꼬리를 유리 보호막 밑 틈으로 집어넣어서 사람들이 보고 우리 꼬리를 잡게 하는 거야. 그러면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사람들이 여러 명 만질 수 있게 기다리는 거야. 원래 우리는 쓰다듬어 주는 걸 좋아하니까 앉아서 사람들이 우리 꼬리를 쓰다듬어 주면, 우리가 꼬리로 사람들을 낚게 되는 거지."
"와, 그거 좋은데? 그렇게 하자. 벌써 사람들이 온다! 각자 자기가 가고 싶은 데로 가서 꼬리를 내밀어! 낚기 하는 걸 들키지 않게 자연스럽게 행동해. 알았지?"
도리의 말에 모두 흩어져 각자 꼬리를 내밀었다. 사람들은 미어캣을 보러 왔다가 꼬리를 내민 도리, 보리, 소리를 보고는 만져 보고 사진도 찍고 쓰다듬어 준 뒤에 다른 동물들을 만나러 자리를 떴다. 도리, 보리, 소리가 아이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어 유리 우리 앞에는 아이들이 바글바글 했다.
"작전 성공!"
셋은 환호성을 지르며 몰려오는 아이들을 꼬리로 맞이했다. 간만에 아이들도 많이 모이고 쓰다듬어 주기까지 하니 엄청난 횡재였다. 이윽고 해질녘이 되고 관람객들이 모두 나간 뒤 밤이 되자 셋은 다시 모였다.
“오늘 멋진 아이디어였어, 보리”
"고마워, 앞으로도 많이 생각해 볼게."
그런데 갑자기 소리가 말했다.
"얘들아, 나 갑자기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졌어."
(다음 화를 기대해 주세요.)
고민욱 기자 (서울보광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