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DE19-프롤로그<에비슨 가족들>

미국 롱아일랜드 팔라우 시내 언덕을 올라가면 아이들이 색칠한 것만 같은, 미숙하게 색칠되어진 블록이 깔려있는 길이 끝이 안보일 정도로 쭉 뻗어있다. 주변의 경치를 구경하며 길을 따라 걸어 나가면, 오른쪽에 갈림길이 나 있다. 그 길은 빨간 블록으로 뒤덮여져 있는데, 그곳은 일명 빨간 블록의 마을이다. 만약 길이 초록 블록이나 파란 블록으로 깔렸다면 당연히 그 곳은 초록 블록의 마을, 파란 블록의 마을일 것이다.

빨간 블록의 마을 아이들은 사람들이 헷갈리지 않게 도와주기 위해 너도밤나무 판자로 만든 팻말을 빨간 블록의 길이 시작되는 곳 앞에 자랑스럽게 설치해 놨다. 빨간 블록 마을의 상징인 빨간색으로 ‘빨간 블록의 마을은 이곳으로, 헷갈리지 마시오. 괜히 다른 마을 갔다가 봉변당하지 말고.’라는 글씨를 새겨두었는데, 이 글씨는 손재주가 좋은 레슬리(여자)가 쓴 것이다. 팻말의 글자는 빨간색으로 써서인지 페인트 물감이 조금 번져서인지, 무서운 느낌이 들어 모두가 만족스러워했다. 그리고 ‘괜히 다른 마을 갔다가 봉변당하지 말고.’라는 문구의 뜻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마을에 찾아오는 손님을 반가워하지만, 자기네 마을이 아닌 다른 마을에 가려고 한 사람이 잘못 찾아왔다고 하면 아이들은 침입자라며 그 ‘다른 마을 손님’을 너도나도 마구마구 괴롭혀주기 때문이다.

어쨌든 빨간 마을에서 공부 잘하고 유별나기로 소문난 가족이 하나 있었는데, 그 가족은 바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한 에비슨 가족이다. 이들 가족의 이름인 에비슨은 ‘지혜롭다, 현명하다’는 뜻이다.

이 가족의 구성원에 대해 살펴보자면, 수학 천재이자 가족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으며 이제 곧 롱아일랜드 중학교에 입학할 암기 천재 페이지 에비슨이 있다. 그리고 페이지 에비슨의 여동생이며 장난꾸러기이지만 학교에서는 공부도 잘하며 인기도 많은 모범생인 5학년 에이미 에비슨, 페이지와 에이미의 누나이자 언니이지만 가까이 가면 음침한 기운과 살기가 돌기 때문에 차마 가까이 갈 수없는 예리카 에비슨도 있다. 특히 예리카 에비슨은 앞머리를 길러 거의 눈앞을 가렸고, 매일 주문, 저주술 등을 중얼거리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는 존재이다. 그녀의 학교생활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이들의 부모님은 섀너 그레이스와 제넷 에비슨인데, 엄마 섀너 그레이스는 금발의 단발머리를 가지고 있는 매우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이다. 반면에 아빠 로버트 에비슨은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래도 남들보다는 돈을 많이 버는 편이기에 이 가족은 4층 집에서 살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샤 그웬 할머니와 케플러 에비슨 할아버지도 있다. 아이들은 마샤 그웬 할머니를 마샤의 ‘마’자와 그웬의 ‘그’자를 따서 마그 할머니라고 부르려고 했으나, 마그 할머니는 이상하니까 마자를 한 번 더 붙여서 마그마(용암) 할머니라고 부른다. 케플러 에비슨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별 할아버지라고 불리어지는데, 이 할아버지가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케플러의 뜻을 신나게 설명하시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무서운 점은 아이들을 혼내지 않고 설교한다는 것이다. 그 설교는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주로 하는데, 가족까지 다 같이 들어야 한다는 점과 한 사람당 5시간씩 걸린다는 점이 참 무섭다. 게다가 아이가 학교에서 잘못을 해서 부모님 상담을 해야 할 때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께서 번갈아 가면서 선생님과 상담을 하러 가신다. 설교까지 더불어 들어야 한다는 점은 에비슨 가족에게 정말로 지옥 같은 일이다. 이 설교는 가족들의 정서를 파괴하기 때문에, 잘못을 한 원인 제공자는 설교와 더불어 가족들이 정서가 파괴되어 있는 일주일 동안 가족의 모든 것을 담당해야 한다는 벌칙을 정해놓았다. 그래서 모두들 할머니와 할아버지 앞에서만은 조신하게 한 치의 잘못도 저지르지 않도록 행동한다.

박은민 기자 (서원주초등학교 / 5학년)

강효진 서울포이초등학교 / 5학년 2012-09-01 22:29:53 | 무언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기에 좋은 배경을 재미있게 잘 깔아놓으셨네요~~ 재미있을것 같아요^^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