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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호 8월 16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김지혜 기자 (대련한국국제학교 / 6학년)

추천 : 68 / 조회수 : 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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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 그리운 얼굴

저의 어렸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저희 가족은 잘 사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먹을 것도, 학용품도, 모든 것이 많이 부족하였습니다. 게다가 아들만 세 명이다 보니 어머니께서 키우기 힘드셨을 것입니다. 저희 세 형제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와 넷이서 단칸방에 살고 있었습니다.

저는 세 형제 중에서 제일 막내라서 두 형 보다 매번 철이 덜 들었습니다. 그래서 매번 어머니의 속을 썩였지요. 그때도 그랬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른 것 이고요. 그때가 12월 중순 정도였을 것입니다. 눈이 펑펑 오는 날, 친구와 심하게 싸우고 난 후, 집에 돌아왔습니다. 역시 아무도 없더군요. 낡은 서랍장, 낡은 책상, 의자... 그때에는 그것들이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왜냐고요? 이젠 낡은 것들을 질리도록 보았으니까요. 그때부터 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왜 하필 이런 집에 태어나서 이렇게 살아야지?’

그래서 그 날 집을 나갔습니다. 구질구질한 파카도 내던지고, 낡아 떨어진 신발도 까맣게 얼룩진 슬리퍼로 갈아 신고요. 다음 생에는 돈도 많고, 좋은 집안에 태어나기로 결심하고서요. 그렇게 계속 걸었습니다. 시계도 없어서 몇 시였는지는 몰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더라고요. 하지만 계속 걸으니 외딴 곳도 나오고, 사람들도 점점 사라지더라고요. 아마 다 집으로 들어갔나 보군요.

나는 생각했습니다. 저 사람들은 집에 들어가면 따듯한 가족과 맛있는 저녁과 아늑한 잠자리가 준비 되어 있겠지...? 나도 좀 있으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점점 의식을 잃어가는 듯 하였습니다. 하지만 살려고 몸부림치지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따뜻한 가족과 맛있는 저녁과 아늑한 잠자리가 준비되어 있을 것이니까요.

점점 눈앞이 희뿌옇게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지만, 허기가 얼마나 졌는지 이제는 느껴지지도 않았습니다. 갑자기 엄마, 두 형이 떠올랐습니다. 엄마는 나를 아주 많이 사랑하셨습니다. 하지만 해 줄 것이 없어 매번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두 형... 형들은 비록 무뚝뚝했지만 속으로는 아마 엄마와 나를 사랑했을 것입니다.

‘엄마, 미안해. 형들 잘 가...’

그만 눈 속으로 털썩 쓰러졌습니다. 쓰러진 동안 나는 꿈을 꾸었습니다. 따듯한 가족... 맛있는 저녁... 아늑한 잠자리... 하지만, 난 그 중에도 가장 보고 싶은 것이 바로 어머니의 얼굴 이었습니다. 쓰러진지 얼마나 되었을까요? 나는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천사가 날 깨우는 줄 알았습니다.

"저런, 저런 멀리 안 가서 다행이구만 ..."
"어쩌다 저런대... 그래도 빨리 찾은 게 다행이구만."
"용수야, 용수야 정신이 드니? 엄마 목소리 들려?"
바로 엄마의 목소리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도 들리는 것을 보니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날 깨우러 왔나 했습니다. 아... 내가 살았구나... 한편으로는 기쁘면서 한편으로는 힘들고 지쳤습니다. 그 때 든 생각은 왜 내가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 나 자신한테 화가 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갔습니다. 늦은 밤이었지만, 어머니는 계속 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두 형은 아직도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고요. 처음에는 어머니의 얼굴 보기가 창피하고 민망했습니다. 어머니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용수야, 어딜 그렇게 가려고 했니... 말 안 해도 엄마는 다 아니깐 괜찮단다.."

어머니는 다 알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내가 죄책감이 들지 않도록 꼭 안아주시면서 거짓말을 하셨습니다. 초라한 단칸방으로 가자마자 생선 냄새가 확 풍겼습니다. 1년에 두 번 정도는 먹는 생선입니다. 드디어 오늘 먹게 되는 군요. 어머니는 오기 전에 많이 먹었다면서 푸짐한 밥상을 차려 주셨습니다. 결국 너무나도 배가 고파 먹게 되었습니다. 다 먹은 후 배불러서 바로 누워 잤습니다.

어머니는 그날 시장 길 바닥에서 나물을 팔다 오셨을 것입니다. 그렇게 쥐꼬리만큼 팔다 오고서는 그나마 젊은 나보다 더 허기져서 나를 찾으러 다니셨을 것입니다. 얼마나 속상하셨을까요.

나는 그 얼굴을 꿈속에서 보았습니다. 그리운 얼굴, 어머니의 얼굴을요.

김지혜 기자 (대련한국국제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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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유민
서울선사초등학교 / 5학년
2012-08-17 15:37:11
| 감동적이네요
이윤이
대련한국국제학교 / 5학년
2012-08-21 21:43:43
| 언니 정말 잘쓰셨네요~
허윤지
고양한내초등학교 / 4학년
2012-08-28 00:13:34
| 추천이예요.정말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2-08-28 15:14:43
| 감동적인 이야기 정말 잘쓰셨네요! 김지혜 기자님 추천합니다.^^
이화민
서울창도초등학교 / 6학년
2012-08-30 18:33:28
| 감동적이네요^^ 추천~!
박지원
인천능허대초등학교 / 6학년
2012-09-02 18:16:09
| 감동적이에요~어머니의 사랑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한편 가난한 집안이 부끄러운 용수의 마음도 이해가 가긴 하네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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