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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호 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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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진 기자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117 / 조회수 : 1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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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에 공부를 한다고? - 1

"뭐, 뭐라고요? 방학에 공부를?"

희연이는 경악했다. 방학에 공부를? 그것도 주 5일제라며 여름방학기간은 고작 3주, 그런데 2주 동안 공부해야 한다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응. 너랑 진영이랑 18일에 자연관찰탐구대회 본선을 하잖아. 기간 얼마 없어. 이제 2주 남았다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방학에 공부를 해?"

"그럼 너 시험 끝나고 공부하게? 시험이 방학인데 그럼 공부를 방학에 해야지 개학하고 하게?"


말이 없어진 희연이다. 자연관찰탐구대회는 애초부터 나가기 싫었다. 엄마가 교내 예선을 치루면 애완동물을 물고기라도 다시 사주겠다는 제안에 흔쾌히 나갔던 건데... 엄마가 신청해 놓았던 시험은 자그마치 5개나 되었다. 물 로켓, 기계과학, 창의력대회, 자연관찰탐구대회, 탐구토론. 이 5개 모두 꽤 괜찮은 성적을 거뒀지만 애완동물은 커녕 뭔가를 받은 것도 없었다. 교내 창의력 대회에서 1등을 하여 최우수상을 탄 건 기분이 좋지만 난 자연관찰탐구대회에서 우승 안 했는데! 나랑 자연관찰에서 최우수를 받은 진영이랑 같이 자연관찰에 나가라고? 그래서 열심히 없는 시간도 쪼개서 겨우 필기시험을 봤다. 하지만 예상 외로 문제가 너무 쉬워서 노력이 물거품 된 것 같은 나쁜 기분도 모자라 뭐, 필기시험에 붙었으니 18일 본선을 위해 방학에 공부를 하라고? 이런 말도 안 되는!


너무나 화가 난 희연은 엄마에게 소리쳤다.


"난 나갈 생각 없어! 그러면 다른 애 찾아보라고 해! 난 창의력에서 최우수잖아. 자연관찰 우수랑 같이 나가라고 하면 되잖아? 왜 하필 창의력 최우수랑 자연관찰 최우수야?"


엄마는 어이없다는 듯 되물었다.

"자연관찰 우수가 너 아님 누군데?"

그렇다. 희연은 자연관찰에서 우수를 받았던 것이다.


"아... 몰라! 엄마가 여기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는 애들 많다며? 그럼 걔네 시켜!"

"걔네가 너랑 진영이만큼 잘하니? 너랑 진영이만큼 좋은 팀도 없다! 잔말 말고 어서 자! 시간이 늦었어. 내일 일찍 일어나서 도림동 가야돼."

"거긴 또 왜!"

"자연관찰 나가려면 자연을 많이 관찰해 놔야지! 식물 이름도 외워놓고! 진영이 엄마가 그런 쪽에 아는 사람이 있다니까 다행인 거지. 아니면 우리가 산 찾아다녀야 해. 고마운 줄 알아야지. 내일 7시에 도착하려면 적어도 5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해."

"아이 정말 짜증나!"


과연 희연은 무사히 대회를 마칠 수 있을까? 걱정된다.


<희연 이야기>


다음 날 아침 6시가 좀 안 되어서였다. 엄마가 날 흔들어 깨웠다.


"일어나, 빨리! 일어나야 도림동 가지."

"하암... 몰라, 졸려... 방학인데 이렇게 일어나야만 돼? 정말 미치겠다."

"빨리!"

엄마의 재촉에 할 수 없이 일어났다.

"네네. 알겠습니다. 마마."


원래 일요일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를 하는 날이다. 그런데 도림동인가 두부동인가 하는 곳에 간다며 9시에 자야만 했다. 아침을 먹으려 탁자에 앉자 엄마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날 바라봤다.


"왜 거기 앉니? 빨리 씻고 옷 입어. 그래야 출발하지. 어서 일어나?"


세상에! 아침도 못 먹고 간다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것 같았다. 그렇게 믿었는데, 아침은 줄 거라... 대충 머리 감고 이 닦고 세수하고 반바지 반팔을 입으려 서랍 쪽으로 다가가니 엄마가 긴팔 긴바지를 던져줬다.


"산 갈 건데 가서 모기 왕창 물려오게?"

에휴... 어쩔 수 없지. 모기에 왕창 물려서 퉁퉁 붓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으니까.


엄마가 진영이네 엄마한테 전화했다.

"아, 예진이가 못 간다고요? 에? 열이 많이 난대요? 어쩔 수 없죠 뭐. 내일 같이 가면 되죠. 예진이네 집으로 갈까요? 네. 그곳에서 뵈어요. 따라갈게요."
"엄마, 예진이 못 간대?"
"응. 열이 많이 난대."
"예진이는 노는 타입이 아닌데 그렇게 놀았으니."


하... 예진이마저 안 간다니! 걱정된다. 내가 정진영과 산에 잘 갈 수 있을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선생님을 만났다. 그리고 건물 뒤의 야트막한 야산이 하나 있었는데 그게 네 개의 길로 나눠져 있단다. 그래서 오늘은 한 갈래만 갔다. 처음 입구에서 이상하게 인사했다. 셋이 둥글게 손을 잡은 후 눈을 감고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인사하고 싶은 소리를 골라 인사하는데 예를 들어, "안녕 매미야~ 네 집에 놀러가고 싶은데 가도 되니?" 라고 물어보아야 한다.


숲은 우리의 것이 아니고 자연의 것이기 때문이란다. 이 인사법은 아무리 해도 적응 안 될 것 같다. 맨 처음에 본 식물은 누리장이란다. 그냥 맡으면 잎에서 냄새가 안 나지만 비비거나 터치하면 누린내가 나서 누리장이라고 한다.


그 다음은 자리공과 외국자리공을 보았고 그 밖에 칡나무, 차풀, 닭의장풀, 질경이, 주름조개 등 신기하고 처음 보는 식물들이 많았다. 역시 동식물의 삶의 터전인 산 속의 숲이라 그런가? 처음이었지만 꽤나 재미있는 숲 탐험이었다. 내일은 다른 길로 간다고 한다. 살짝 기대되었지만 자꾸 진영이 장난을 걸고 막 흙을 튀기거나 날 밀어서 짜증나긴 했다.


갈아입으려고 준비한 짧은 바지로 갈아입고 보니 아니 세상에, 분명 긴 쫄바지를 입었는데 다리에 두 방, 분명 긴 팔을 입었는데 팔에 한 방을 물렸다. 아 슬프다. 난 살성이 안 좋아서 모기한테 물리면 퉁퉁 붓거나 잘못되면 물집이 생긴다. 특히 산모기는 더더욱! 어쩌지? 이때를 대비해 엄마가 미리 모기쿨밴드를 가져오셨다.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이고 나니 얼굴이 가려웠다. 눈썹 위쪽에 한방을 또 물렸다.


아 힘들다. 내일도 여기에 와야 한다니! 더군다나 오늘은 처음이라 힘들었을 것이라며 그냥 헤어졌지만 내일은 보고서를 간단하게 작성할 것이라고 한다. 간단하다고 정말 간단하게 쓰는 게 아니라 양식에 맞추어서 한번 보고서 쓰는 연습을 할 것이라고 한다. 힘들겠다. 오늘도 일찍 자야 될 것 같다. 아침은 못 먹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숲 체험은 재미있다.

박유진 기자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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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윤
서울광진초등학교 / 4학년
2012-08-16 18:21:29
| 정말 재미있네요. 제일 먼저 추천 꾹!
박지원
인천능허대초등학교 / 6학년
2012-08-16 18:25:35
| 희연이가 많이 힘들겠네요^^
정말 재밌는 동화였습니다~
심유민
서울선사초등학교 / 5학년
2012-08-17 15:27:38
| 저한테 개그콘서트 보지말고 일찍자라고 했으면진짜 짜증났을것 같은데.....게다가 희연이는 놀러가는것도 아닌데. 공감가네요~
이재우
남양주부평초등학교 / 5학년
2012-08-24 09:08:48
| 탐구토론 하나로 미치는데.........
(남양주 탐구토론 동상)
노지원
반석초등학교 / 6학년
2012-08-26 19:04:38
| 희연이가 방학에 공부를 하니 불쌍하네요....
류현승
불로초등학교 / 4학년
2012-08-27 21:15:51
| 이 글 어떻게 쓰나요?
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2-08-28 16:00:18
| 정말 재미있어요. 박유진 기자님, 추천 합니다.^^
박유진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5학년
2012-08-28 19:19:41
| 아.. 대회가 끝난 관계로 더이상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네요ㅠ 저는
제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아이라 말입죠..;;
다음편 기대하신 기자분들께는 죄솧하구요.. 요즘 제가 친구랑 같이 쓰고 있는
새 이야기 4계절소녀의 시크릿 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새 이야기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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