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원 기자 (반석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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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와서 의자에 힘 없이 앉았다. 가슴이 막 벌렁거리고 두근두근, 쿵쾅쿵쾅 거렸다. 내가 도둑질을 한 것처럼 느껴졌다. 갑자기 강보라가 너무 싫어졌다. 꼭 박소진을 나한테서 빼앗아간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휴대폰에서 편지가 왔다. 진동이 크게 "지지지지징~" 거리며 왔다. 난 깜짝 놀라며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메시지 확인을 눌렀다. 박소진이었다.
[ 너 잠깐 나 좀 만나자. ]
[ 난 너한테 할 말 없는데?! ]
[ 10 분만 시간 내. ** 놀이터 앞으로 나와. 거기 알지? ]
[ 알았어. ]
나오니까 박소진이 자기 강아지를 데리고 서있었다.
" 뭐야? "
내가 소리쳤다. 그러자 박소진이 깜짝 놀라며 강아지를 끌어안았다.
" 깜짝 놀랐잖아. "
난 짜증나서 말했다.
" 아, 왜 불렀냐고."
그제야 박소진이 용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 좋아. 후... 제발, 제발 나랑 보라랑 이루어지게 도와줘. 강보라랑 너랑 베프잖아. "
" 싫어. 그러면 너 내 조건 들어주면 되잖아. 왜 넌 안 들어주는데? 왜 강보란 되고 난 안 되는데?!"
난 소리쳤다.
" 보라는 너 같지 않아. 넌... 너무 좀 그래. "
갑자기 화가 났다. 내가 뭐가 어때서! 난 화를 가라앉히고 물었다.
" 그럼 만약에 내가 보라를 닮아가려고 노력한다면, 아니, 닮아간다면 그때 너 나 좋아할 수 있어? "
그러자 박소진이 당황했다.
" 그..때라면... 한번 생각해 볼 순 있어."
난 순간 머리가 어지러웠다. 코가 찡해졌다. 그리고 눈에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 진짜...난 진짜 네가 좋은데...어쩌라고...흑흑.."
박소진이 깜짝 놀라며 당황해했다.
" 서...서아린! 그렇다고 울어? "
갑자기 박소진의 부드러운 말이 내 귀로 전해오자 난 뒤돌아서 뛰기 시작했다.
" 서아린! 아린아! 잠깐만! "
난 멈추지 않았다. 계속 뛰었다. 뒤를 돌아보니 박소진이 없었다. 울지 않으려 해도 눈물이 나왔다. 땅을 보며 가고 있는데 갑자기 서미르가 와서 내 어깨를 툭 쳤다.
" 아린아! "
난 순간 머리가 띵 하더니 기운이 쑥 빠져버렸다. 그리고 아무 생각도 안 났다. 난 쓰러지며 정신을 잃었다. 서미르는 당황하며 나를 일으키고는 제일 가까운 집으로 데리고 갔다. 서미르가 나를 데리고 간 곳은 박하진의 집이었다. 난 저항하지도 못하고 그냥 가만히 있어버렸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일어나니까 박소진의 방이었다. 난 깜짝 놀랐다.
‘ 어..? 여긴 박소진 방? 아, 진짜 서미르! 왜 하필...! ’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리면서 박소진이 들어왔다. 난 깜짝 놀랐다. 갑자기 창피했다.
" 괜찮아? "
박소진이 말했다. 그런데 목소리가 그 전 같지 않았다. 감정이 없었다. 로봇 목소리처럼... 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곧 주저앉고 말았다. 다리에 전혀 힘이 없었다. 난 다시 힘들게 일어나고는 이불 정리를 하고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박소진이 방문에 있어서 나가지도 못했다.
난 겨우 말했다.
" 비켜..줘."
" 그냥 가만히 누워있어. 우선 죽 갖다 줄 테니까 죽 먼저 먹어."
그러자 목이 메여 말을 할 수 없었다. 말을 하면 눈물이 또 나올 것 같았다. 침대 위에 가만히 앉아 있으니까 갑자기 보라 사물함에 넣은 편지가 생각났다. 박소진이 죽을 들고 오자, 난 갑자기 목이 뚫린 것처럼 말했다.
" 내가 아까 보라 사물함에 편지를 놨는데, 그 편지를 보라가 보면 안 돼! 그 편지를 다시 가져 와야 돼. 제발 대신 가져와줘! 대신... 보지는 말아줘!"
박소진은 벌떡 일어나 나가더니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마치 보라를 구하기 위해 뛰어가는 용감한 기사 같았다.
노지원 기자 (반석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