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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호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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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서 기자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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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굴뚝새 (1장)

사람들이 흩뿌리는 옥수수 알맹이와 과자 부스러기가 하늘로 날아올라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10월의 어느 날, 굴뚝새 세느는 거친 소나무들 사이를 살피고 있었다. 가장 큰 과자 조각을 못 차지한다 할지라도 상관없었다. 과자조각은 세느에게 쓸데없었으니까. 그는 그의 오래된 습관대로 나비나 통통한 메뚜기를 잡아갈 예정이었다.

밤새 비가 내렸는지 숲으로 들어가는 구불구불한 오솔길에는 옅은 회색빛 물안개가 서려있었다. 멀리서 까마귀 로크가 울어댔다. 세느가 중얼거렸다.


"나원참! 로크는 너무 시끄럽다니까! 오늘도 가만히 있지를 못 하는군."

그는 투덜거렸지만 오랜만에 로크를 만날 생각에 잔뜩 들떴다. 세느는 막다른 골목길로 들어서더니 튼튼한 참나무 위의 작은 가지에 걸터앉았다.

"로크! 로크! 빨리 나와 봐!"

세느가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핼쑥한 숯검댕이 같은 까마귀가 구멍 사이로 고개를 내밀었다. 로크였다. 세느가 말하기도 전에 로크는 말을 가로챘다.

"이봐, 친구. 어딜 가자고 온 거야? 소풍을 가자는 거야? 밖에 나가자는 거야? 아니면..."

세느가 끼어들었다.

"네가 너무 애처롭게 울어대서 왔지. 별다른 건 없어 보이네. 근데 왜 그렇게 마른 거야? 됐다 됐어. 우리 헤일 언덕으로 소풍이나 가자. "

그러자 로크는 꺼이꺼이 울어대며 세느가 가장 싫어하는 일명 ‘까마귀 소리’를 냈다. 그 소리는 바이올린을 최상급으로 못 켜는 끽끽 대는 소리와 다를 바 없었다. 로크가 흐느꼈다.

"어제... 아니... 지, 지난주에... 내 집에... 매가 들어왔어. "

가엾은 로크가 너무 띄엄띄엄 말하긴 했지만 세느는 다 알아들었다.

로크가 계속했다.

"그 몹쓸 놈의 매가... 그 놈이 내 집으로 들어오려고 안간힘을 쓰더라고. 결국 내 날개를 발톱으로 찢어버렸지 뭐야. 의사 왜가리 선생님이 어제 왔다 갔는데, 별다른 방법은 없대. 그냥 신선한 과일이랑 채소를 먹고 하여간 많이 먹으래. 그래서 밖으로 나갔는데. 아뿔싸! 내 날개가 다쳤다는걸 잊어버린 거야. 밑으로 휭 떨어져서 쿵 박았는데. 다행히 내가 어제 떨어뜨린 두꺼운 겨울 이불 몇 장 때문에 심하게 다치지는 않았어. 그래서 그동안 굶은 거야."

세느는 로크에게 천천히 다가가 말했다.

"저런저런. 그래서 내가 비상식량을 집에 놔두라고 하는 거야. 앞으로 교훈이 되겠군. 내가 당장 가서 음식을 좀 가져올게. "

그 말에 로크는 불쌍하게도 바닥에 쓰러졌고 총에 맞은 새처럼 힘없이 날개를 퍼덕거렸다.

양현서 기자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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