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은 독자 (중탑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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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일 새벽 바람에 덜컹거리는 소리가 한참 들리더니 짜짝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아파트 베란다 화분 철 받침대가 한번 회전을 해서 유리창에 부딪치는 소리였다. 다행히 베란다 유리는 깨지지 않았지만 관리사무소 아저씨의 방송이 나왔다. 베란다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가 일어나고 있으니 창문을 닫고 시설물을 관리하라는 방송이었다. 우리집 바로 아래에는 탄천의 지류인 여수천이 흐르고 있는데 강물이 거세게 황토빛으로 흘러가고 있었고 나무들이 세차게 바람에 휘청거리고 있었다. 나뭇잎들이 마치 새떼들처럼 12층인 우리집 유리창을 두드리고 있었다. 이렇게 바람이 세게 부는 것은 처음이었다. 학교에 어떻게 갈까하고 걱정이 되었다.
7시에 뉴스에 서울 인천 경기 지역의 초중학생들의 등교시간이 2시간 늦춰진다는 방송이 나왔다. 아파트 관리실에서 등교시간을 학교별로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그래서 일단 안심을 하고 정확한 시간을 알기 위해 선생님께 전화로 여쭈어 보았더니 10시 30분이라고 하셔서 우리 반 친구들에게 문자로 보냈다. 9시 50분쯤 학교 갈 준비를 하고 나와 보니 나무들은 가지가 부러지고 뿌리째 뽑힌 나무들도 많았다. 길을 가로 막고 있어서 경비 아저씨들께서 치우시고 계셨고 테니스장 철제 펜스도 휘어지고 쓰러져 있었다. 어떤 차는 담이 무너져 파손되어 있었다. 떨어진 나뭇잎들이 길가를 뒹굴다가 차에 으스러져 마치 녹즙 찌꺼기 처럼 질척이고 있었다. 쓰레기들이 날려 거리는 지저분해져 있었다.
오후에 뉴스를 보니 곳곳에 피해가 많았고 내가 사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출근을 하던 30대 아저씨가 부러진 나무에 맞아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들렸다. 등교 시간을 늦추지 않았다면 많은 어린이들이 사고를 당했을지도 모른다.
저녁 무렵 지저분하던 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해졌다. 길을 막았던 나무들도 치워지고 질척이던 차도도 말끔히 치워졌다. 부러진 나무를 베는 소리가 요란했다. 태풍의 피해를 복구하려는 작업이 지금도 진행중이다. 그 뒤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고 헌신이 있을 것이다. 그분들께 고마움을 느낀다. 다른 태풍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는데 대비를 철처히 해서 사고를 방지해야겠다.
한지은 독자 (중탑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