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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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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희 독자 (유석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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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너무 닮았구나 - 졸업을 앞두고..

이사를 하고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1층 아파트 베란다 밖의 뜰이다. 목동 아파트 1층을 사는 사람들만이 누리는 소중한 공간이라 우리 가족은 늘 10층에 살면서 남의 집이던 1층 뜰에 크고 작은 트집들을 잡았었다. ‘봄이면 잔디를 깎아야 한다, 여름 파라솔 색깔이 안 어울린다, 가을 국화꽃이 너무 듬성듬성 피었어, 겨울인데 눈사람 좀 만들어 놓으면 좋으련만...’. 이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우린 드디어 1층으로 이사를 했다. 동생 준희와 나는 12월의 크리스마스트리 계획으로 설레서인지, 눈만 감으면 반짝반짝 밤하늘 별빛 달빛과 어우러진 화려한 뜰이 눈앞에 펼쳐진다.


모처럼 비가 내릴 듯 한 어두운 하늘, 뜰 안에 탐스런 감이 주렁주렁 잘도 열렸다. 기다란 작대기가 잔디밭에 나딩구는 것을 보니,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그 작대기로 속이 꽉 차게 익은 감을 따며 하하호호 즐거웠을 것이다. 붉지도 누렇지도 않고, 둥글지도 홀쭉하지도 않게 마른가지마다 열려있는 풍성한 감이 어느새 나의 친구들의 얼굴이 되어 내 가슴에 들어온다.


전학을 하자마자 축구열기가 대단했던 친구들의 모습, 쉬는 시간이면 축구공을 들고 운동장으로 뛰었던 친구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나의 첫 유석친구면서 만남부터 충격적이던 양팔 깁스의 공기대왕 병욱이, 유석 유일의 윤 씨친구 라는 이유로 얼싸안고 뛰었던 용빈이, 빗자루 하나의 록커 소은이, 온 세상이 실험 관찰실인 곤충박사 명근이, 곰돌이 푸우 화가 정환이, 공부가 재밌지마는 않다는 말을 해준 희상이, 유쾌 발랄 의리남 재량이, 유석의 핸섬 가이 상윤이, 조금만 노력하면 날 수도 있을 것 같은 경현이, 닮은 점이 장점인 유철이와 준철이, ‘태희 네가 최고 였어’로 나를 울컥하게 만든 상민(김)이, 영원한 모범생 지환이, 나를 진정한 수비로 이끌어 준 유석 축구팀 친구들, 가끔씩 안부를 물어주는 생각이 통하는 친구 서윤이, 세계 어딜 가도 만날 것 같은 슬기, 영원한 4차원 착한 친구 일기, 차원이 다른 연주의 바이올리니스트 세은이, 눈물보다 함박웃음이 더 어울리는 혜정이, 놀이만능 처키 우제, 그리고 동현(권)이, 상민(고)이, 도현이, 범준이, 정수, 지민이, 무현이...


‘친구들아, 우린 너무 닮았구나, 아니 닮아버렸구나!’

어떤 추억을 가득 담아 감을 세어야 할까?


내게 주어진 작은 뜰 안에 정성스레 거둔 유석의 씨앗을 뿌려야겠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꼭꼭 숨겨 둔 그동안의 기억들을 양지바른 곳곳에 뿌리고, 싹이 돋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때면, 그 하나하나를 모아 유석초등학교로 달려가야겠다.

윤태희 독자 (유석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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