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날개를 달아 주시는 우리들의 수녀님

지난 2월25일 용산에 계신 수녀님으로서 성악교수님이셨던 송란순수녀님을 오랜만에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하나밖에 없는 수녀님의 초등학교 제자였습니다. 하지만 1년 전에 저는 이태리가곡을 가지고 성악콩쿨에서 대상으로 서울시장님상을 받고 난 후 잠시 쉬고 있었습니다. 수녀님께서는 이번에 제자들을 위해 성악강좌를 50회 강좌로 구성하여 DVD로 만드실 생각을 하셨고, 앞으로 인터넷으로도 성악강좌를 하실 수 있도록 계획하고 계셨습니다.

수녀님께서는 많은 제자들을 두고 계십니다. 성악을 전공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일반인들께서 직장을 다니시며 틈틈이 성악을 배우시는 분들도 계시고, 고등학교 때부터 수녀님의 제자로서 지금은 중년의 부인이 되신 분도 계시고, 그야말로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저도 많은 수녀님 제자중의 한 명으로 DVD강의에 초청을 받아, 어린성악가라는 부끄러운 칭찬속에 이 날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많이 쉬다보니 목소리가 예전같지가 않아 수녀님께서 다시 교정과 지도를 해 주셨습니다.

성악교실의 벽에는 그동안 함께 공부를 했던 고등학생 언니들의 대학교 합격통지서들이 즐비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특히 제 노래를 반주 해 주었던 강서연 언니는 할렐루야교회에서 성악콩쿨 대상을 받은 상장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 언니는 외국에서 오신 교수님의 눈에 띄어 외국으로 갈 수도 있다고 해서 부러웠습니다.

이 날 DVD 성악강좌는 ‘입 벌리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입을 벌려야 좋은지를 강의하는 것이었습니다. 송란순 수녀님께서는 이태리 로마교황청 음대 유학시절에 많은 깨달음을 얻으셨다고 합니다. 자연의 새 소리에서도 소리에 대한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셔서, 수녀님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하시는 강의는 아주 재미가 있었습니다. 호흡은 음의 뿌리이며, 높은 소리일수록 음의 파장이 빨리 돈다고 합니다. 그리고 벨칸토 (이태리말로 깜바넬로)등 많은 설명과 함께 소리에 날개를 달기 위해 열정을 가지시고 DVD 녹화를 하셨습니다.

나는 이날 DVD녹화에 헨델의 ‘벨삐아체레(Bel piacere)’라는 이태리가곡을 불렀습니다. 녹화에 함께 한 아주머니들과 언니들의 노래도 이어졌습니다. 성악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일반인들의 소리에 날개를 달아 주시기 위해 수녀님께 배우는 전문 제자가 아닌 일반인 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돋보이는 녹화장이었습니다. 녹화가 다 끝난 다음에 나는 ‘Le violette’와 루찌의 ‘아베마리아’를 부르고, 다음 DVD 녹화를 약속하며 아쉬운 자리를 떠나야 했습니다. 평생을 후진양성에 힘 쓰신 훌륭하신 수녀님께서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시면서, 우리들에게 맑고 고운 소리를 더 많이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유진 독자 (서울삼성초등학교 / 6학년)

장유정 2010-03-22 16:52:09 | 꿈이 있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박정호 2010-03-23 07:33:31 | 카톨릭 스카우트에 있어서 수녀님들에 따스한 마음을 항상 느끼죠 강다혜 2010-03-23 17:46:36 | 언니 나 다혜야 덕분에 나도 2기자에 선정됐지! 언니 기사 잘 읽고 있지.. 남영경 2010-03-25 09:50:12 | 예쁘고 뛰어나게 노래를 잘 부르는 정유진 기자님. 기사를 쓰신 글 쏨씨 또한, 현장의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 줍니다. 최정우 2010-03-25 13:59:22 | 다방면에 재능이 많은 기자님 이시네요... 정유진 2010-03-28 20:08:00 | 댓글 달아 주신 분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그리고 수녀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우리들의 선생님으로 계셔주세요.^.^ 이승주 2010-03-28 22:02:56 | 그 따뜻한 마음씨가 저에게도 전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