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 독자 (서울삼성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55 / 조회수 : 2009
"따르릉, 따르릉" 시끄럽게 울리는 자명종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햇살이 방안을 가득 채우는 것을 보니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은 아침 기분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우리학교 입학식 날이었습니다.
나는 어머니 손을 잡고 입학식을 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학년이 되었습니다. 새로 들어오는 1학년 학생들을 보니 너무나 귀여웠습니다. 교실에 들어서니 새로운 친구들이 왁자지껄 서로 얘기를 나누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담임선생님(노옥순)께서도 다른 학교에서 새로 오신 분이셨습니다. 우리는 서로 서로 인사를 하고 선생님께서 자리를 정해 주는대로 가서 앉았습니다. 자리는 출석번호 순서대로 정했는데 한달에 한 번씩 바꾼다고 하였습니다.
내 짝꿍은 임태식이었습니다. 5학년 때 전학을 온 학생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갑자기 주위를 둘러보며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엎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는 그냥 엎드린 것이 아니라, 엎드려서 ‘드래곤 볼’ 이라는 만화를 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짝꿍의 행동을 보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았습니다. 엎드려서 무엇을 생각하는지 궁금했는데 만화책을 볼려고 주위를 살펴 본 것 같았습니다. 가만히 보니 그 친구는 만화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새 학년이 되자마자 만화를 볼 정도로 만화에 푹 빠져 있는것을 보니 엄청난 만화광인 것이 틀림 없어 보였습니다. 그 친구가 나중에 만화가가 되면 아주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짝꿍이 만화가가 된다는 상상을 하니 아주 재미있는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내 짝꿍이 그린 만화를 다른 사람들이 본다고 생각하니 짝꿍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짝꿍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게 하는 반말이 아니라 존댓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선생님께 해야 할 말을 나에게 잘못 말하는 줄 알았는데 계속해서 나에게만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짝꿍에게 존댓말을 들으니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기회가 되면 나에게만 존댓말을 하는 이유를 꼭 물어보아야겠습니다.
새 학년이 되어 만난 짝꿍은 만화광이었지만 나에게만 존댓말을 하는 아주 좋은 친구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유진 독자 (서울삼성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