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찬 독자 (무원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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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 뜨거운 운동장을 더욱 뜨겁게 달구는 사건이 일어났다. 우리 무원초등학교에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의 미드필더로 뛰었던 김재성 선수가 찾아온 것이다. 김재성 선수는 고양시 능곡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기에, 모교를 방문하는 길에 그의 옛 스승님이신 무원초등학교 축구부의 홍언표 감독님을 만나러 학교에 온 것이다.
김재성 선수가 왔다는 말에 전교생들은 다 들떠있었고, 난 두말없는 특종의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에 인터뷰할 내용을 부랴부랴 생각해냈다. 난 축구 K-리그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경기를 안 보기 때문에 김재성 선수에 대해서 잘 몰랐었다. 그러나 남아공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오랜만에 축구 중계를 보면서 선수들의 실력도 감상해 보았다.
특히 김재성 선수는 월드컵 출전이 이번이 처음인데도 미드필더로서 역할을 잘 해주어서 대한민국이 16강전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셨다. 강철전사라는 별명 그대로 박지성 선수와 함께 중앙미드필더로 나가서 우루과이의 주력인 페레스와 포를란을 막고, 한국의 볼 점유율을 높이는데 기여하셨다.
만남의 시간인 3시가 되고, 무원축구부의 꿈나무 쉼터에는 김재성 선수를 보기위해 수백명의 학생들이 몰려왔다. 사인을 받기위해 줄을 서느라 분주한 아이들 틈에서 순서를 기다려서 인터뷰를 하는 것은 무리였다. 너무 많은 학생들 때문에 인터뷰를 요청하러 들어갈 틈이 보이질 않았지만 그 때 다행히도 홍언표 감독님을 만나서 청와대 어린이 신문 푸른누리 기자임을 밝히고 김재성 선수가 계시는 쉼터 안으로 들어갔다.
가까이에서 실제로 본 김재성 선수는 TV보다 훨씬 멋있고 늠름해 보였다. 예정된 인터뷰가 아니라 취재계획서 조차 세우지 못한 상태라 나도 당황했고, 다음 스케쥴을 위해 떠날 차비를 하는 김재성 선수도 시간을 재촉하는 모습이어서 약간은 경직된 표정으로 질문을 했다. 그런데 김재성 선수가 나의 질문에는 성의 있고 재미있게 대답을 해주셔서 인터뷰 분위가 한층 밝아졌고 나도 자연스럽게 여쭤볼 수 있었다.
짧지만, 유쾌했던 김재성 선수와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다.
Q; 어렸을 때 축구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재성 선수: 처음에 이영무 축구교실이라는 곳에서 축구를 하다가 홍언표 감독님(현재 무원초 감독님) 눈에 들어와서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Q: 이번 남아공 월드컵이 월드컵 첫 출전이신데, 어떻게 발탁되셨나요?
김재성 선수: K-리그 경기에서 경기 운영을 잘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어서 허정무 감독님(국가대표팀 감독)께서 뽑아 주셨다.
Q: 남아공의 날씨나 지역적 특성, 특히 고지대라는 점이 우리나라와 많이 달랐을 텐데, 적응은 어땠나요?
김재성 선수: 날씨는 추울 땐 장갑을 끼고 훈련해야 할 정도로 추울 때도 있고, 아닌 날도 있었는데 일교차가 매우 심했다.
Q: 남아공월드컵에서 우리에게 가장 힘든 상대는 어디였습니까?
김재성선수: 당연히 아르헨티나였다. 메시는 정말 뛰어난 선수다.
우리의 인터뷰를 바라보시던, 축구부 홍언표 감독님께서 흐믓한 미소를 지으시며, 푸른누리 기자에 대해 물으셨다. 기사가 채택되어야 인터넷에서 기사를 보실 수 있다고 했더니, 꼭 채택되길 바란다며, 김재성 선수를 가르친 사람이 바로 홍언표 감독님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셨다.
우리 무원초 축구부는 전국 초등리그에서 알아주는 명문 축구부이다. 우리 축구부를 지도하시는 홍언표 감독님께 이런 훌륭한 제자가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나는 홍언표 감독님께서 기억하시는 김재성 선수는 어떤 모습일지 여쭤보았다.
홍언표 감독님이 생각하는 김재성 선수의 재능은 몸을 바치는 희생적인 축구를 많이 하고, 열성적으로 게임을 뛰는 것이라고 하셨다. 또 활동 영역이 크고, 선수 관리를 아주 잘하며, 성실하기 때문에 찬스가 많다고 하셨다.그러한 점이 박지성 선수와 비슷하다고 말씀하셨다.
김재성 선수는 어린시절 육상대회에서 달리기를 아주 잘해서 감독님께 스카웃 되었다고 한다. 또한 다른 선수들과 다른 것이 있었다면 감독의 말을 귀담아 듣고 다른 선수들보다 집중력이 높았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일화로는 성적을 잘 내고 선후배간의 감정이 좋아서 그들과 같이 프로팀에 입단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셨다.
우리 무원초에도 김재성 선수만큼 훌륭하게 될 선수가 있을까 여쭤보았더니 그런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이 많다고 하셨다. 또 김재성 선수가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무원 축구부가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많다고 덧붙이셨다.
마지막으로 무원축구부와 축구를 하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서 한 말씀을 부탁드렸다. 감독님은 "축구부에서 열심히 하는 것처럼 학교 생활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공부도 열심히 하자. 축구부라고 공부를 게을리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라고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진지하고 성의있게 인터뷰에 응해주신 감독님께 너무나 감사 드리고, 인터뷰를 끝내며 느낀 것이 있다면, 무슨 일이든 노력 없이 성공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과 운동 선수도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새롭게 알았다.
우리 고양시 출신인 김재성 선수를 우리 무원초등학교에서 만나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었고, 무엇보다 김재성 선수를 발굴하신 홍언표 감독님이 우리 학교 감독님이라는 사실과, 이렇게 훌륭하신 스승과 제자를 한자리에서 인터뷰 한 것에 대해 너무나 감사했다. 앞으로 8년, 12년 후에는 우리 무원초등학교 출신의 선수들이 월드컵 4강의 주역이 될 날이 기대된다.
정희찬 독자 (무원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