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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 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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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빈 나누리기자 (서울방산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12 / 조회수 :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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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우울증 실태, 이대로도 괜찮을까?

"죽고 싶다. 삶의 의미가 없다. 내 편인 사람은 없는 것 같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제공하는 개인 미니 홈페이지 서비스인 싸이월드는 근 10여년 간 10대와 20대의 가장 활발한 소통매체가 되고 있는데, 위 글은 내 친구들의 미니 홈페이지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자주 발견되는 글이다. 어른들이나 대부분의 친구들은 일종의 과시용 허세나 대수롭지 않은 베낀 문구로 생각하지만, 학교에서 1학기 말에 4~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우울증 자가 진단 테스트지의 결과에 따르면 그렇지만도 않다. 이 테스트의 해석에 따르면 우리 학교 고학년 학생 열 명 중 서너 명은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는 상황이다.


매일 학교, 학원, 숙제, 잠으로 반복되는 우리나라 청소년, 특히 초등학생들의 정신 건강은 어른들이 보기에는 우울이나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자기 회복이 빠르고 긍정적일 수 있으나,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초등학생의 정신은 아직 성숙도가 매우 낮아 슬럼프나 우울 현상에 취약하고 한 번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되면 잘못된 길로 새나가기도 쉽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사춘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 정도로 취급하지만 실제로는 자살이나 자해 충동을 느낄 정도로 심각한 우울증에 걸린 아이들이 많다.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가면우울’이라는 현상인데, 이는 주변 사람들에게 우울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말 그대로 ‘냉가슴을 앓는’ 병이다. 인간은 말을 하는 지혜의 동물인데 본인의 감정이나 심리 상태를 가장 가까운 존재에게까지 숨기는 것은 엄청난 문제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거나 밝은 모습을 보이고 싶고, 어두운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은 욕구를 고려해 본다면 초등학생일 수록 ‘가면 우울’을 겪고 있는 환자가 많을 것이다.


어른들 말씀에 따르면 초등학교 고학년 겨울 방학은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심리적, 신체적으로 큰 변화가 생기는 시기이다. 일부 여학생들은 여성으로서의 첫 시작을 맞을지도 모른다. 여러 모로 고학년들은 이 한두 달에 엄청난 성장을 겪는 것이다. 또한 가족과의 마찰도 많아져 가정적인 문제로 큰 우울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 이 시기에 몸과 학업은 물론이요 자아, 그러니까 나의 정체성과 성격까지도 올곧게 확립해야 하는데, 이런 우울을 완벽히 벗어나지 못하고 대충 덮어 놓거나 심해지는 상황이 발생된다면 학생으로서 남은 10여 년은 물론이고 평생을 패배자로 살 위험도 있다. 우울증은 감정이나 상황이 아니라 병이다. 이 중요한 시기에, 이 즐거운 겨울 방학에 학업과 우정에만 집중하기도 아까운 시간을 앓으며 보내기는 너무 슬프지 않은가.


우울증 환자의 대부분이 자신의 상처를 내보일 상대, 대화할 상대를 원한다고 한다. 근처에 친구들이 우울하고 쳐진 언행을 한다면 그 친구와 많은 시간을 가지며 이야기를 나누고, 우울을 가진 학생 스스로는 본인의 병을 알고 누군가에게 상담을 청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어른들은 때때로 무조건 밝은 생각만을 하도록 권하고 강요하는데 이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우울하고 슬픈데 어떻게 웃기만 할 수 있겠는가. 우리도 사람이다. 공부를 하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기에 느낄 수 있는 고통이다. 그럴 때 가끔씩은 울거나 슬픈 음악과 책을 읽는 것도 좋고, 밖에 나가 뛰어 노는 것도 좋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울을 느끼는 사람이 우는 것은 당연하다. 흠도 아니며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울고 싶으면 맘껏 울어. 눈물 속에 아픈 기억 떠나 보내게’라는 유행가 가사가 있듯 슬프면 울고 기쁠 땐 웃으면 되는 것이다.


‘자연 치료제’로는 치유 효과가 있다고 하는 루시드 폴(Lucid Fall)의 음악이나 클래식(특히 쇼팽의 음악)이 큰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허브나 동물 사육, 동시 읽기 같은 당연하고 일상적이게 느껴지는 것들이 오히려 일상의 충전제가 될 수 있다. 세상 모든 초등학생들이여, 함께 미래를 살자. 과거에 얽매여 살기엔 남은 날들이 너무도 부시지 않은가?

이다빈 나누리기자 (서울방산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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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림
금성중학교 / 1학년
2011-02-04 23:41:44
| 초등학생도 우울증이 있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이다빈기자는 글쓰는 솜씨가 대단한것 같아요.^^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1-02-15 12:56:06
| 저는 늘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기때문에 우울한 적이 없는데 다른 아이들은 그렇게 심각하다니, 걱정이 많이 되네요.
서유진
대원국제중학교 / 1학년
2011-02-17 13:20:52
| 네, 초등학생이 벌써부터 저런 생각을 하는 것을 보니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하고, 또 안타깝기도 하네요.
쫗은 기사 감사합니다.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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