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연 기자 (서울중평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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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월 ○일 40도에 가까운 찜통더위, 내 나이 46억살. 우주에 있는 다른 별에 비해 그다지 나이가 많은 건 아닌데, 난 요즘 무척 힘이 없다. 이렇게 비실비실 아프다가 그냥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닌지 겁이 난다.
오늘도 내 몸은 펄펄 끓고 있다. 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르자 사람들은 곳곳에서 짜증을 내고 싸움도 한다. 어떤 아이는 아예 냉장고를 열어놓고 있고, 에어컨을 틀지 않은 집이 없다. 사람들이 나를 조금만 생각해주고 환경을 보호했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사람들이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마구 사용하여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일산화질소 등)를 많이 배출했기 때문에 내 몸의 온도가 올라갔다. 그래서 북극에 있는 빙하가 거의 녹아 해수면이 높아졌다. 몰디브, 투발루와 같은 섬나라는 이미 물에 잠겼다. 이 나라 국민들은 가까운 뉴질랜드와 호주로 이민을 갔지만, 차마 가지 못한 국민들은 자신의 나라와 함께 물속으로 사라졌다.
46억년동안 나는 5번의 대멸종을 겪었다. 내 몸에서 살고 있는 생물들이 죽을 때마다 다른 생물들을 위해 힘들게 참아왔는데, 요즘 사람들이 죽는 모습을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고, 자꾸 눈물이 난다. 6번째 지구대멸종이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지난 46억년 동안 내가 겪었던 기쁜 일, 슬픈 일, 자랑스러운 일 등 여러 추억이 내 머리속에서 맴돌고 있다.
20여년 전인 2011년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그럼 어린이들에게 "나 지구를 사랑해줘!"라고 말하고 싶다. 가까운 곳은 걸어다니고, 에너지를 아껴쓰고, 음식물 남기지 말고, 1회용 쓰레기 사용하지 말라고 하면 그때의 어린이들은 내 말을 들었을 텐데... 너무 늦었나보다.
정지연 기자 (서울중평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