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할어버지와 함께 딴 감으로 사랑을 나눠요.
2009년 11월 8일 나는 푸른누리 기자로서 청와대 감 따기 탐방에 참여하였다. 이 행사의 제목인 ‘청와대 감나무에서 사랑을 따세요.’가 난 무척 맘에 들었다. 청와대에서 감도 따고, 이렇게 딴 감을 사회단체에 기부한다니 무척 뜻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푸른누리 출범식 그리고 청와대 관람을 통해서 청와대에 가보긴 했으나 감들이 주렁주렁 열린 동산을 보니 무척 설레었다. 감나무 앞에 도착하자마자 푸른누리 기자들은 너도나도 긴 장대를 잡고 감을 따기 시작했다. 감을 따기 전, 시범을 보이신 아저씨께 설명을 듣기는 했으나 감을 따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내 키보다 몇 배 높은 곳에 열린 감을 긴 장대 하나에 의지해서 따야 한다니... 감을 1개도 채 따기 전에 푸른누리 모자 속으로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긴 장대를 나 혼자 감당하기에는 버거워서, 우리 조 친구들과 함께 장대를 들고 감을 따기 시작했다. 끙끙 대기를 십여분, 이제 제법 요령이 붙었다. 이제 내 가방에도 감이 하나, 둘씩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별 게임에서도 우리조는 다른 조보다 더 많은 감을 땄다. 좋은 곳에 보낼 감을 따는 것이지만, 게임을 통해 감을 따니 경쟁심이 생겨서 더 많은 감을 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게임 이후, 우리 앞에 놓인 많은 감들을 보며 뿌듯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감 따기 체험도 무척 특별했는데, 이를 통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니... 내 자신이 스스로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우리가 직접 딴 청와대 감은 매우 싱싱해보였고, 썩은 게 없었다. 이 감을 받을 분들이 맛있게 드셨으면 하고 바랐다.
조별 게임을 마친 후, 우리는 관저 쪽으로 이동했다. 잠시 관저 앞의 감나무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이때 대통령 할아버지와 영부인 할머니께서 등장하셨다! 푸른누리 기자들은 "와" 소리를 지르며, 대통령 내외분께 달려갔다. 우리를 본 대통령 할아버지는 친할아버지처럼 우리들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고, 안아주시며 우리를 반겨주셨다. 대통령 할아버지를 이렇게 가까이 또 뵙다니 정말 무척 신기하고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대통령 할아버지는 우리와 함께 감나무로 걸어가 감을 따셨다. 가장 멀리서 온 기자가 어디냐고 물어보시며, 부산에서 온 최준석 기자에게는 직접 감나무 가지를 따서 건네주셨다. 우리 집이 저 멀리 제주도나 부산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대통령 내외분과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 기자들은 김윤옥 여사님과 대통령 할아버지의 사인을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도 한 장 받았다. 대통령 할아버지의 사인이 담긴 취재수첩은 나의 보물이 될 것이다.
이렇게 깜짝 놀랄만한 감따기 행사가 끝나고 우리는 진짜 보물찾기를 했다. 소풍 때 하는 놀이를 청와대에서 하다니 이 것도 참 신기했다. 보물은 배드민턴 장 나무 속 곳곳에 숨겨져 있었다. 처음에는 ‘나만 못 찾으면 어쩌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찾아보니 쉽게 눈에 띄었다. 2개 넘게 찾은 친구들은 못 찾은 친구들에게 보물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나서 우리는 청와대 구내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농촌 진흥청의 도움으로 이 곳에서 청와대 감 찾기, 주먹밥 만들기, 치즈 만들기를 하였다. 각각의 테이블에는 6 종류의 감이 깎여 있었는데, 그 중에서 어떤 것이 청와대 감인지를 맞히는 것이었다. ‘아...이 것도 맞는 것 같고, 저 것도 맞는 것 같고...’ 고민이 계속되었다. 맛이 있는 감은 2개, 나머지는 무척 떫었다. 이렇게 떫은 감은 처음 먹어봤다. 우리 조는 청와대 감은 맞히지 못했는데, 역시 가장 맛있는 것이 청와대 감이었다.
이제 슬슬 배가 고팠다. 밖에서 이리저리 감을 따느라, 보물을 찾느라 뛰어다녀서 그런지 점심을 먹은지 얼마 안됐는데도 배가 고팠다. 이때! 우리는 주먹밥 만들기를 하였다. 더욱 신이 났다. 5색의 주먹밥에는 몸에 좋은 우리 농산물이 골고루 들어가 있었다. 고운 색만큼 몸에도 좋다고 하니, 집에 가서도 이 걸 꼭 만들어서 가족과 함께 먹고 싶었다. 나는 곰돌이 모양의 틀에 밥을 꼭꼭 눌러 담아서, 먹기 좋은 크기의 주먹밥을 만들었다. 만들다 망가진 것은 먹고, 잘 만들어진 것만 접시에 올려놓았다.
그 다음은 치즈 만들기 순서였다. 농촌 진흥청에서 오신 치즈 박사님이 여러가지 치즈 종류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우리 앞에는 아직 내가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여러 종류의 치즈가 놓여 있었는데 이를 맛보며 박사님의 설명을 들었다. 그 중에서도 나는 닭가슴살처럼 찢어지는 스트링 치즈가 가장 맛있었던 것 같다. 박사님은 신선한 치즈는 이렇게 결을 따라 찢어져야 한다고 하셨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대통령 할아버지 관저 앞에서 딴 감, 그리고 보물찾기에서 받은 상, 농촌 진흥청에서 주신 쌀로 만든 가공품 등 이날 선물을 한 가득 받았다. 선물을 받아서 무척 기뻤지만, 내가 딴 감이 사랑이 필요한 다른 이에게 전달된다는 사실이 더욱 기뻤다. 푸른누리 활동을 하면서 이런 좋은 일에 참여할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달콤한 청와대 감을 먹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길 바라며, 집으로 돌아왔다.
김동우 독자 (산남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