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바퀴와 가마솥의 어울림
강원도 속초에는 외가가 있습니다.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나면 제일 먼저 달려가고 싶은 곳이랍니다. 외가에는 아직 외할머니와 외삼촌, 외숙모, 그리고 형들이 살고 있습니다. 난 얼마 전 그 곳에서 정말 오래된 신기한 물건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할머니께서 오랫동안 쓰셨던 가마솥이랍니다. 내가 3학년 때 우리의 옛 물건을 배우지 않았더라면 무심코 지나쳤을 텐데 난 금방 가마솥을 알아보고 그 솥에 저녁밥을 지어달라고 했답니다. 더 신기한 것은 그 가마솥에 어울리는 화덕을 외삼촌께서 만드신 것입니다.
외삼촌은 할머니집에 정자도 만들고 바비큐그릴도 만들었답니다. 특히 이 화덕은 자동차 휠을 두 개 붙이고 밑의 중앙부분을 잘라 불을 지펴 그 위에 가마솥을 얹었습니다. 크기가 딱 맞는 것도 놀라왔습니다.
우리 식구들은 가마솥에 한 밥과 누릉지로 저녁을 먹었는데 할머니께서는 옛날에는 솥이 화덕과 붙어있어서 씻을 때는 바가지로 물을 퍼내어 씻어냈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옛날 맛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난 솥 옆에 있는 솥뚜껑을 들어보았는 데 굉장히 무거웠습니다. 아마도 무거운 압력으로 밥은 더 고소하고 맛있었나 봅니다. 화덕 불씨에 구운 고구마도 옛날 군것질 대용품이었다고 할머니는 말씀하시며 하나씩 껍질을 벗겨 우리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난 원래 고구마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내가 먹은 고구마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권민재 독자 (명지초등학교 / 4학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