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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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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윤환 독자 (명지초등학교 / 4학년)

추천 : 290 / 조회수 : 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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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아름이의 소원

"엄마, 저 오늘 학교 안갈래요."
아름이는 아침부터 떼를 썼다.


"왜? 왜 안가는데?"
엄마의 물음에 아름이는 눈을 반쯤 뜨고 아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저 아파요."
아름이의 말에 화들짝 놀란 엄마가 손을 올려 아름이의 이마를 짚어 보았다.

"이런! 열이 나네."
열이 38도나 되었다. 엄마는 아름이의 손을 잡아 끌며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병원에서는 신종플루 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신종플루 검사는 목구멍 속의 가래나 콧 속의 분비물을 채취하여 검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으악! 사람살려!’

아름이는 안하겠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댔다.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가 아름이의 팔과 다리를 붙잡고 검사하려고 하였지만, 이미 4학년인 아름이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다. 의사 선생님은 아름이에게 독감 약을 먹이기로 했다. 먹고 나서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신종플루 약을 주겠다고 했다. 아름이는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날 이후 아름이는 학교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다. 이상하게도 엄마는 아름이의 말을 순순히따라 주었다. 아름이는 신이 났다. 하루 종일 TV를 봐도, 공부를 안해도 엄마는 아무 말이 없었다. 게다가 엄마는 아름이를 외할머니집에 데려다 주었다. 아름이는 영문을 몰랐지만 외할머니집에 간다는 사실에 묻지도 않고 신이 나 했다. 아름이의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외할머니 집이 있었다. 그래서 한달에 두어번은 다녀올 수 있었지만 외할머니집에 가는 것은 언제나 아름이에겐 신이 나는 일이었다.

외할머니는 아름이를 보자 반가워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이 있었다. 다른 때랑 조금 달랐다. 어찌 보면 슬퍼보이기도 했다. 아름이를 꼬옥 끌어 안으며 ‘불쌍한 것!’ 하는 것이었다. 외할머니를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아름이는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좋기만 했다. 이리쿵 저리쿵 거실을 뛰어다니며 TV도 보았다가, 컴퓨터를 켜서 게임도 하였다. 그러다가 심심하면 ‘얍! 얍!’ 하며 태권도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날이 저물어 어두컴컴해졌을 때 엄마가 아름이를 데리러 왔다. 엄마의 얼굴은 많이 힘들고 지쳐보였다.
"엄마! 어디 갔다 오세요?"
"응. 일보고 오는 거야."
"아빠는 언제 오세요?
"글쎄 일 끝나시면 오시겠지."

신종플루 같은 독감이 걸리기 3일 전, 학교에서 돌아와 숙제를 마치고 샤워를 마쳤는데도 아빠가 오지 않아 아름이는 엄마에게 물어 보았다.

"아빠 오늘 늦으세요?"

"어...저....아빠는... 오늘 아침 미국출장 가셨단다. "

"정말요? 언제 오시는데요?"

"음...글쎄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어."


엄마는 더듬거리며 아빠가 출장을 갔다고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출장을 가거나 늦으면 꼭 엄마에게 전화를 하는 아빠가 이번에는 아무 연락을 안했다. 아름이는 그게 정말 이상했다. 그러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에서처럼 아빠가 바람을 피우는 것이 아닌가 ? 그런데 엄마는 아빠가 바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대답이 너무나 힘이 없었다. 이상하다. 엄마가 더 많이 아빠를 기다릴 것 같은데 엄마는 아무 관심이 없어 보였다.
엄마와 함께 들어간 아름이의 집은 조용하고 어두웠다. 아무도 없으니 무섭기까지 했다. 불을 켜는 엄마 옆에 바짝 붙어서 무서움에 숨을 죽이고 있는데 엄마의 몸이 흔들렸다. 이상해서 엄마를 쳐다보니 엄마가 울고 있었다.

"엄마! 왜요? 울어요?"
아름이가 물었지만 엄마는 고개를 저으면서 아름이를 피해 주방으로 갔다. 아름이는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무슨 일일까 궁금했다. 정말 아빠가 바람을 피우는 것일까? 그렇다면 용서할 수 없다. 주방에서 먹을 것을 준비하던 엄마의 모습이 왠지 불쌍해 보였다.

저녁으로 토스트한 빵에 버터와 딸기잼을 발라 우유와 함께 엄마와 먹었다.

말이 없던 엄마가 갑자기 노래를 불렀다. 아름이를 보며 눈을 찡긋하며 이상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흰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달릴까 말까~ 상쾌도 하다.....’
엄마는 아름이를 웃기려고 하는 것 같은데 아름이는 우습지 않았다. 엄마가 이상해보였다.
"엄마, 근데 아빠는 언제 오세요?"
엄마는 노래를 하다 말고 아무 표정 없이 말하였다.
"곧 오실거야. 일 마치시면."
"근데 크리스마스에 아빠가 없으면 산타할아버지가 아빠 친구라면서 산타할아버지가 올까요? 내일 모레가 크리스마스인데...."
"넌 무슨 선물이 받고 싶니?"
"난 캐리캐이더."

접시를 치우던 엄마가 더이상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다음 날 아름이는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을 수 있었다. 엄마가 아빠한테 연락을 한건지, 아니면 산타할아버지가 아름이의 소원을 들은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아름이는 기뻤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날도,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엄마는 바쁘다며 이른 아침부터 외출을했다. 저녁 늦게 들어와서는 언제나 똑같이 정신이 없는 얼굴로 울었다가 멍해 있다. 가끔 이상한 노래를 부르거나 콧소리를 냈는데 그건 아름이를 웃기기 위한 행동이었다.


이제 내일이면 2010년 새해 첫날 이다. 아름이는 생각했다. 벌써 두달째 아빠가 오지 않는 것이 신종플루 검사를 받지 않아서인가? 엄마가 우는 것이 아프다고 꾀병 부리고 학교에 자꾸 빠져서 인가? 아빠가 드라마에서처럼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
"오늘 밤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얘져!"
슬픈 표정을 하고도 아름이를 웃게 하려고 이상한 목소리로 엄마가 놀려댄다. 하지만, 아름이는 눈썹이 하얗게 된다 해도 잠이 들고 싶다. 마음 속 깊이 소원을 빌면서 .....


‘우리 엄마가 제발 울지 않게 해주시고, 이상한 목소리로 웃기지 않게 해주시고, 제발 제발 우리 아빠가 새해에는 돌아오게 해주세요. 새해에는 꾀병도 안부리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엄마, 아빠 속도 상하지 않게 할게요...아빠가 꼬옥 돌아오게 해주세요....아빠가 꼬옥....’


눈이 올 거라는 일기 예보 때문인지 더 추운 밤이었지만, 아름이는 아침에 눈이 오면 소원이 이루어질 것만 같았다.

공윤환 독자 (명지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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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정 | 특별한 내용은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감동적이고 재밌다 한마디로 GOOD
이채현 | 근데 진짜 아빠가 어디 계시는지 궁금하네요ㅎ
유가형 | 설마, 아빠가 꼴까닥 한 것 아녜요? 이상하잖아요, "불쌍한 것!"이라고 말한 할머니도 좀 이상하고, 그리고 울다뇨, 그리고 갑자기 일도 많아지고! 맞지 않나요? 어쨌든 너무~감동적이에요. 이 모든 이야기들은 다 잼있네요!
이서현 | 아빠를 잃은 아이가 불쌍하네요,
노지원 | 아빠가 어디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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