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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독자 (서울대곡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35 / 조회수 : 1439
내가 사는 이 곳 강남구 대치동은 서울에서도 땅 값 비싸고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곳으로 유명하다. 그런 이 곳에 30년이 넘은 낡고 오래된 은마 아파트와 은마 상가가 있다. 내가 소개하고자 하는 우리동네 최고의 분식집이 바로 은마 지하상가에 있는 만나분식이다.
은마아파트 서쪽 정문으로 들어가면 우측에 상가 지하상가로 들어가는 계단이 있다. 이 계단을 내려가면 누구든 타임머신을 타고 10년 전으로 돌아간 듯 혹은 공간이동을 해서 남대문 재래시장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북적대는 사람들과 교복을 입은 언니 오빠들이 보이고 모락 모락 김이 나는 어묵과 노릇노릇 금방 튀겨낸 여러가지 튀김들 그리고 만나분식의 제일 인기 메뉴인 떡볶이가 넓은 철판위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다.
어떤것 부터 먹을지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고민하지 마시길 만나분식만의 코스요리 (A코스와 B코스)를 주문한다면 다양한 메뉴들을 한꺼번에 맛 볼 수가 있다. 손님중 순대를 맛있게 드리고 계신 대학생으로 보이는 오빠와 인터뷰를 해 보았다.
기자 : 만나분식에는 자주 오세요?
대학생 : 중학교 때부터 1주일이면 2~3번씩 방과 후에 들러 꼭 먹고 갔어요. 그 때는 용돈은 부족하고 배는 항상 고팠었는데 친구들끼리 천원씩만 모아도 3,4천원이면 푸짐하게 먹고 갔어요. 지금도 가끔씩 그 때 먹었던 맛이 그리워서 한번씩 와요.
기자 : 가장 그리웠던 음식은 어떤거에요?
대학생 : 전 튀김을 좋아하는데 튀김을 떡볶이 국물에 흠뻑 적신 후 튀김옷이 약간 눅눅할 때 쯤 먹으면 국물의 매콤함과 튀김의 고소함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어서 느끼하지도 않고 정말 맛있어요.
그 말을 들으니 입 안에 군침이 저절로 돌았다. 만나분식은 올해로 만 20년이 되었다고 한다. 처음 은마지하상가에는 떡볶이 집이 8 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만나분식을 포함해 3 곳만 남아 있다고 한다.
강남구에서 은마상가를 재래시장으로 지정해서 요즘은 한달에 한두번씩 외국인들도 관광코스로 들러 가는 유명한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외국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메뉴가 뭘까 궁금해 여쭈어보니 역시 튀김과 떡볶이라고 하는데 역시 음식 맛도 세계 공통인가보다.
이번에는 옆에서 흐뭇하게 웃고 계시는 주인아저씨와 인터뷰를 해 보았다.
기자 : 가장 기억에 나는 손님은 어떤 손님이세요?
주인아저씨 : 너무 많아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학생 때부터 단골이었던 손님이 어른이 되어 결혼 후에 아이를 데리고 와서 아빠, 엄마가 자주 오던 곳이야 하며 하며 인사할 때지 그 때가 보람도 제일 커요.
기자 : 제가 어른이 되서 오려면 그 때는 은마상가가 재개발이 되어 있을텐데 그때도 만나분식을 계속 하실 건가요?
주인아저씨 : 아직 확실하게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내 나이 30초반에 시작해서 이제 50중반인데 아직까지 여행 한번 못 가봤어요. 그래서 제주도가 어느 나라 섬인지, 한라산이 북쪽에 있는지, 남쪽에 있는지도 몰라요.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는 가족들과 여행을 하며 살고 싶어요.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손님들은 계속 밀려들었고 음식을 다 먹은 손님들은 한결같이 만나분식의 특별디저트도 주문했다. 그건 바로 "뻥튀기 아이스크림" 동그란 뻥튀기 두 장 사이에 하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듬뿍 들어있는 아이스크림은 한개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나도 인터뷰를 마치고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지난주에 은마아파트는 뉴스에 자주 나왔다. 그 뉴스가 보도된 후 아파트 곳곳에는 안전 진단 통과라고 써진 현수막이 걸렸다. 안전 진단에 통과가 되어 빠르면 2-3년 안에 헌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짓는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만나분식도 추억속의 장소로 남을텐데 벌써부터 아쉬웠다.
우리 푸른누리 친구들은 대치동엔 학원들만 있다고 생각할텐데 제 기사를 본다면 대치동 은마재래시장으로 떡볶이 드시러 오세요!
김수민 독자 (서울대곡초등학교 / 6학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