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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 5월 6일

테마2-우리는한가족 추천 리스트 프린트

이채현 독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52 / 조회수 :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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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꽃아, 피어라!

여러분들은 지금 누구와 있나요? 가족? 친구? 이웃? 우리 주변의 한 구석에는 너무나 몸도 마음도 외로워 사람이 그리운 분들이 있습니다. 제 주위에도 그런 분이 한 분 계셨습니다. 저희 외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4월 11일 일요일 혼자 외로이 생활 하시는 권용석 할머니 댁으로 향했습니다. 할머니댁에는 주방과 좁은 방 하나가 있었습니다. 제가 찾아간 날은 바람이 많이 불고 추운 날이었는데도 방석 크기 되지 않을 만큼의 핫팩을 발에만 따뜻하게 하고 계셨습니다. 전기세가 많이 나올까 걱정이 되셨나 봅니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저는 푸른누리 기자 대구대덕초등학교 6학년 이채현이라고 합니다."

먼저 저는 제 소개를 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께서 몸이 많이 편찮으시다고 해 걱정이 되어 어디가 많이 아프신지 한 번 여쭈어보았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시며, "나이가 들어 늙으니 안아픈 데가 있겠나."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당뇨병을 앓고 계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54세 때부터 (지금 현재 연세는 81세이십니다.) 당뇨를 앓으셔서 많은 합병증까지 얻으셨다고 합니다. 몸속에 끼워 넣은 인공 심장 박동기, 갑상선, 관절염, 각막염증, 화상으로 인한 발상처 때문에 발가락 하나가 곪아가고 있었고, 신장병까지... 어떻게 이렇게 많은 병을 가지고 계실까? 제 마음이 아려 왔습니다. 할아버지(할머니의 남편분)께서는 6.25전쟁 때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 때는 할머니께서 뱃속에 아기를 가진 지 7개월 째였습니다. 할머니의 댁은 물론, 온 마을이 잿더미가 되어있었다고 합니다. 따님이 태어나셔서 어린이가 되었을 무렵 할머니께서는 어떻게든 돈을 벌기 위해 연탄을 머리에 이고 가정집에 배달도 다니시며 온갖 고생을 다 하셨다고 합니다.

할머니 따님은 지금 서울에 살고 계십니다. 막 60대에 들어서신 따님도 병이 나셔서 할머니께서는 현재 나오는 연금의 절반 이상을 따님 병의 치료비로 보태고 있고, 나머지는 할머니 생할비와 병원비로 쓰신다고 하셨습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눈물이 나오려고 했지만 꾹 참았습니다.

저는 할머니의 마음을 위로해 드리고 싶어서 학교 음악시간에 배웠던 전래민요 ‘고사리꺾자’를 할머니께 불러드렸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잘 부른다하시며 칭찬해 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국어책에서 읽은 ‘방구아저씨’라는 일제강점기 때의 슬픈 이야기와, 음악선생님께서 말해 주신 ‘갑순이와 갑돌이’라는 우스운 이야기도 해드렸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매우 재미있어 하셨습니다. 방구아저씨가 일본순사의 멱살을 잡아 날렸다는 이야기를 할 때에는, 할머니께서 "방구로 날렸나?" 하셔서 어머니와 동생, 저는 모두 까르르 웃었습니다.

할머니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드리니 할머니께서 일제시대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어머니, 저 그리고 동생은 다함께 할머니의 어깨, 팔, 다리를 주물러 드렸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오늘 내가 너무 호강한다." 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으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평생 이렇게 다른 사람이 어깨를 주물러 준 것이 처음이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씩 오시는 도우미 분은이 계시지만 기본적인 청소나 집안일들을 해 주신다고 합니다.

하지만 할머니께서 진정으로 바라시는 것은, 할머니를 향한 따뜻한 사람의 정과 사랑이 아닐까요? 할머니께서는 요즘에는 자신의 할머니도 잘 찾아뵙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렇게 찾아와 주어서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만 계속 되풀이 하셨습니다. 그말을 듣고 있는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아니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몸이 아픈 곳도 없고 부모님도 저에게 부족함 없이 모두 해 주시고, 주위에 가족들과 친구들도 많고 푸른누리 기자단이라는 좋은 기회도 가지고 있는데 항상 만족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너무 할머니의 우울한 이야기만 들어본 것 같아서 할머니께서 일생에서 가장 좋았던 일은 무엇이었냐고 여쭈어 보니, 따님이 결혼해서 사위를 얻었을 때와, 따님이 공부를 잘 해 좋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다니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에게도 공부를 열심히 해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일생에서 가장 좋았던 일 모두가 따님에 대한 이야기라서 할머니의 깊은 따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와 제 동생은 방청소를 해드리고 우리 어머니께서는 부엌청소도 해드리고 할머니 점심식사도 차려드렸습니다.


떡과 과일도 같이 먹고, 즐거운 이야기꽃을 피우며 할머니께 푸른하늘 은하수 노래도 가르쳐드리고 손동작도 같이 해보았습니다. 할머니께서 즐겁게 웃으시다가도 한 번씩 ‘휴~’하고 한숨을 쉬시길래, "할머니 한숨만 자꾸 쉬시지 마시고요, 좋은 생각만 하세요 그렇게 하셔야 건강에도 좋아요." 하고 말씀드리니, "가슴이 답답해서 자꾸만 한숨이 나온다... 앞으로는 한숨 많이 쉬면 안되겠네." 하시며 웃으셨습니다.

할머니 댁을 들어서기 전, ‘할머니 댁에 찾아가서 어색하면 어떻게 하지?’ 했던 저의 생각과는 달리 할머니 댁이 진짜 저희 할머니 댁처럼 편안해졌습니다. 할머니와 헤어질 시간이 되었지만 이만 가봐야겠다는 말이 입안에서만 자꾸만 맴돌았습니다. 다시 혼자 계시게 될 할머니를 생각하니 마음이 자꾸만 약해졌습니다. 저희가 갈 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할머니께서는 대문 밖에까지 나오셔서 손을 흔들어 주셨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저를 꼬옥 안아 주셨습니다. 저도 할머니의 손을 꼬옥 잡았습니다. 할머니께선 자꾸 제가 뒤돌아보게 만드셨고, 저희가 안보일 때까지 그 자리에서 서 계셨습니다. 오래오래 그렇게...


오늘 몸은 조금 피곤했지만 더 많은 것을 얻고 더 소중한 것을 얻은 것같습니다. 저에게는 할머니가 한 분 더생겼으니까요. 할머니 집을 방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평생을 고생만 하시다가 병을 얻어서 노후를 힘들게 보내시는 할머니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저 잠깐 청소만 도와주는 것보다 진심으로 어려우신 분들을 사랑으로 도와주시는 분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몸이 많이 불편하시고 혼자 외로이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위해서 무료 요양시설들을 많이 지어 외롭고 힘든 분들끼리라도 서로 의지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속의 외톨이가 없는 정겨운 우리나라를 만들도록 주변의 어려우신 분들을 찾아가 말벗도 되어드리고, 청소도 해드리고 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러면 우리나라는 봉사의 꽃들로 뒤덮이는 아름다운 나라가 될 것 입니다.


‘봉사의 꽃아, 피어라!’, ‘사랑의 꽃도 피어라!’

이채현 독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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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헌
성광중학교 / 2학년
2010-05-06 15:38:01
| 저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봉사의 기쁨 저도 느껴 봐야 겠어요.
김성환
2010-05-06 16:19:20
| 외로운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좋은 친구와 가족이 되어 드려야 되겠습니다.
이건우
신송중학교 / 1학년
2010-05-06 17:20:25
| 저도 할아버지,할머니가 보고 싶어지네요.좋은 기사 잘 보았습니다.
이채원
대구대서초등학교 / 5학년
2010-05-06 20:00:20
| 언니 그때는 보람된 하루였지 우리 편지랑 카네이션도 만들었으니까 내일 이나 모래쯤 어버이날 되기전에 찾아가자
박은지
보림초등학교 / 6학년
2010-05-06 23:18:47
| 좋은기사 잘 읽었습니다. 저도 한 번쯤 할아버지 할머니께 봉사해야겠네요!!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05-07 00:15:17
| 제 기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푸른누리 가족 분들도 외로우신 분들께 말동무가 되어 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ㅎㅎ
이창수
대구대덕초등학교 /
2010-05-07 11:46:54
| 너무 많은 고생을 하신 할머니 이야기 마음이 아프네요. 채현기자님 할머니의 좋은 손녀로 남아 주세요.
장휘서
이천송정중학교 / 1학년
2010-05-07 12:45:47
| 좋은기사 잘 읽었습니다.
이모경
금오중학교 / 1학년
2010-05-07 22:04:16
| 이채현기자님의 글을 읽으니.. 같이 살고 있는 할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이 드네요. 내일은 어버이 날이니... 저도 할머니의 어깨를 주물러 드려야겠습니다.
박소연
대전샘머리초등학교 / 6학년
2010-05-09 19:58:12
| 정말 좋은 일을 했고요 기사도 너무 잘 읽었습니다.
유수민
안양동초등학교 / 6학년
2010-05-10 23:26:07
| 기사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이채현기자님의 따듯하고 진실어린 마음이 들어있는 기사로 느껴집니다.
김태은
2010-05-11 12:50:00
| 채현이의 예쁜마음 순수한 마음 항상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05-11 18:22:38
|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기사네요
남의재
동평중학교 / 1학년
2010-05-12 15:22:28
| 푸른누리 기자들은 마음도 너무 따뜻하네요.남을 위해 나눔을 실천한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인것 같아요.저도 앞으로 봉사활동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위상비
순천매산중학교 / 1학년
2010-05-13 15:42:06
| 늘 감사하고 미워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생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사 잘 읽어보았고 추천합니다
조유빈
서울문정초등학교 / 6학년
2010-05-15 14:24:27
| 좋은 일을 하셨어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
조민재
숭의초등학교 / 5학년
2010-05-16 13:13:35
|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저도 할머니,할아버지 어깨 주물러 드려야겠어요..
이지영
서울명덕여자중학교 / 1학년
2010-05-16 15:00:03
| 우리도 언젠가 나이가 들어 이렇게 되겠죠. 사람에게 있어 쓸쓸함이란 제일로 무섭고 외로움인 것 같습니다. 이채현 기자님 정말 귀하고 값진 봉사 하셨네요. 너무 멋지고 본받고 싶어집니다. 따뜻함이 묻어나는 기사 잘 읽었어요^^
이지영
서울명덕여자중학교 / 1학년
2010-05-16 15:00:21
| 귀한 글 추천하고 갑니다!
라연수
인천부원초등학교 / 6학년
2010-05-16 16:37:32
| 정말 좋은 경험 하셨네요. 전 우리주위는 아니지만 굿네이버스로 케냐에 있는 여자아이를 후원하고 있답니다^^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05-16 23:57:54
| 이지영 기자님의 말씀을 제가 본받아야 할 것 같아요ㅎㅎ라연수 기자님도 정말 좋은 일 하고 계시네요^^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 제 기사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김라연
여수문수중학교 / 1학년
2010-05-18 15:03:33
| 주위를 둘러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이예은
동학중학교 / 2학년
2010-05-18 21:15:43
| 할머니께서 많이 좋아하셨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최희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05-18 21:45:03
| 추천하고 갑니다~~~따뜻한 바이러스 같아요. 저도 따뜻한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살펴보겠습니다.
김은희
2010-05-18 22:09:38
|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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