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민 독자 (서울목동초등학교 / 4학년)
추천 : 21 / 조회수 : 1019
2010년 4월 10일은 손꼽아 기다려온 날이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으로 구성된 고아원 동생들 59명과 자원봉사자들 30여 명이 함께 나들이를 가는 날이었다.
가기 전 엄마에게 동생들에게 가족 얘기나 개인적인 질문들은 가급적 하지 말라고 단단히 주의를 들었다. 그렇지만 그런 것보단 아이들이 어떨지 너무 너무 궁금해지고 얼굴도 모르는 아이들을 만날 생각에 학교에서 현장체험 가는 것보다 친구들과 놀이공원에 가는 것 보다 더 기다려졌다.
3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약속장소에 모여 조별로 이름표를 달며 시작된 3조와의 만남은 서울근교의 나지막한 산을 간단히 오르는 것으로 이어졌다. 간단한 등산을 마치고 이른 점심을 먹고 숲속학교 선생님들과 조별로 숲속놀이를 하였다. 숲에 있는 나무이름 맞추기, 풀이름 맞추기, 뱀눈으로 숲속 들어가기, 사진찍기, 낙엽에 굴러보기, 도형모양을 나눠주면서 가장 비슷한 것을 자연에서 찾아내기 등등 생각했던 것 다 숲에서 놀 수 있는 것이 많아서 신기하였다.
그런데 무슨 1학년 아이들의 힘이 이렇게 센지... 아이들을 붙잡아 다니랴 화장실 데려다 주랴 숲속학교 선생님과의 숲속 놀이보단 아이들과 밀고 당기느라 힘이 다 빠졌다.
봄이지만 날이 쌀쌀하여 아이들이 내내 추워하고 있으면 손도 잡아서 비벼주고 어른들에게 있는 목도리도 빌려와 감아줬다. 아이들은 손잡고 안아주고 업어주는 것을 너무나 좋아했다. 그런데 같이 간 어른 봉사자님이 자꾸 해달라는대로 해주면 안된다고 하신다. 특히 우리조 동생들은 핸드폰과 음식에 대한 애착이 컸었던 것 같다.
아이들과 헤어지고 집에 와서 아이들 생각을 하니 갑자기 맘이 슬퍼졌다. 나는 이렇게 집에서 부모님께 힘들다고 어리광도 부려보지만 그 아이들은 하루 종일 놀았던 우리들 생각에 더욱 외롭고 쓸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저녁 때 부모님과 오늘 같이 갔던 누나와 이렇게 한번으로 끝나는 봉사가 아닌 계속적으로 할 수 있는 봉사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며 앞으로 찾아보자고 하였다. 엄마가 말씀하셨다. 봉사는 나눔이고 그 나눔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돌아온다고. 그 뜻이 잘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어렴풋이는 알 것 같다.
채수민 독자 (서울목동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