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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호 8월 16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심유민 기자 (서울선사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61 / 조회수 : 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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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친절, 존중이 있는 사랑의 학교

"수연아, 누가 전학왔어."

민정이가 나를 부르며 말했다.

"누가?"

"몰라. 내가 어떻게 알아."

"또 전학생 아닐까? 요즘 전학생이 자주 오잖아."

민정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겠네."

"친구들!"

선생님이 눈이 똘망똘망하게 생긴 아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친구는 저기 시골에서 올라왔어요. 친구 이름은 명지고요, 명지는 산골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만 살고 있어요. 부모님은 명지만 두고 외국에 가서 공부하고 계시다고 하네요."

그러자 명지라는 아이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 친구는 많이 예민해서 잘 운대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배려, 친절, 존중을 해야겠죠? 여기는 사랑의 학교잖아요. 장애인과 일반인을 섞어놓은 학교하면 바로 우리 사랑의 학교라는 단어가 딱 나오지 않나요? 호호. 그러니까 잘 돌......"

"우아아아아앙."

저 봐, 내가 울 줄 알았어.

"울보, 큭큭. 골려먹기 딱 좋은 대상인데."

바른생활 부장인 내 뒤에 앉은 나쁜 생활 부장을 맡을 정도로 나쁜 아이, 지율이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진짜 바보 같다."

더 이상 난 참을 수 없어 발딱 일어섰다.

"감지율. 너 얼른 이 학교 나가."

"뭐? 내가 뭐했는데? 그리고 아무리 여기는 사랑의 학교라 편견 같은 것도 없어서 반장, 부반장도 없는데 네가 뭘 이래라 저래라 해? 어이없어."

나는 머리가 핑 돌았다.

"여기는 사랑의 학교야. 거기까진 네가 잘 이해하고 있어. 그런데 명지한테 바보 같다, 골려먹기 딱 좋은 대상이다 이러면 명지가 어떨 것 같아? 넌 그럴 거면 사랑의 학교에서 없어져야 해. 사랑의 학교는 세상을 사랑하고 자신과 남을 배려, 친절, 존중해 주는 학교야. 한마디로 정리해 우리는 배려, 친절, 존중 시범학교이지. 그런데 넌 뭐야? 갑자기 톡 튀어나와 전학 온 주제에."

선생님도 지율이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지율아, 진짜야? 선생님은 지율이 말보단 수연이 말을 더 믿을 수밖에 없어. 안됐지만 우린 널 전학시켜야 해."

"전 억울합니다. 왜 이번 한 번의 일로 절 전학시킨단 말입니까?"
선생님은 슬며시 웃더니 몇 발자국 지율이 옆으로 가시더니 지율이 어깨에 손을 탁 얹더니 말하셨다.

"선생님은 이번 한 번의 일이 아니야. 널 매일 봤었거든. 네 평소 생활을 봐서는 전학을 시켜야 한다는 말이 진실 같아. 선생님은 평소 널 안 보는 것 같았지만 꾸준히 널 봤어. 특히 널 말이야. 수연아, 수연이는 지율이 짐 챙겨 줘. 지금 뭐가 뭔지 이해가 하나도 안 갈 테니까. 지율이는 당분간 선생님이 추천해 준 학교로 가자."

지율이는 절대 울지 않았다. 눈에 힘을 꽉 준 것 같았다. 지율이는 지금껏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운 적이 없다고 한다. 지율이 말을 들어서는 가짜였다. 모두 한 번씩은 운다. 그런데 단 한 번도 운 적이 없다? 이건 절대적인 거짓말이다. 나는 지율이한테 괜스레 미안해 졌다. 내가 이 말만 하지 않았으면 지율이는 계속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 지율아. 미안해."

내가 지율이 책상 서랍에 있는 바구니를 빼며 말했다.

"응. 얼른 짐이나 챙겨 줘. 더 이상 이 사랑의 학교에 있고 싶지 않으니까. 이 학교는 나와 잘 맞는 애는 한명도 없어. 놀 애가 없거든."

나는 놀랐다. 당연히 다른 때 같았으면 네가 뭔 상관이냐, 당연히 미안해해야지 그게 할 말이냐 등 하면서 대꾸했을 거다. 나는 지율이 가방에 넣어주고 내 사물함에 가서 쇼핑백을 하나 꺼내왔다.

"넣어갈 데 없잖아."

내가 지율이에게 쇼핑백을 내밀었다. 지율이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쇼핑백을 받았다. 지율이는 눈물이 가득 고인 눈이 바들바들 떨렸다.

"울고 싶으면 마음껏 울어도 돼. 사람이 울음을 참는 것도 나쁘다고 했거든."

나는 농담 삼아 한 말이었다. 그런데 지율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한 번도 듣지 못한 괴성이었다.

"나, 초등학교 1학년부터 안 운 거 사실이었단 말이야. 난 한 번 울면 그치지 않아지거든. 너희들이 웃음을 못 참는 것처럼 난 울음을 못 참아. 마치 짐승 풀어 놓은 것처럼 계속 운단 말이야. 내 소리가 듣기 싫어? 그럼 날 달나라로 데려다줘."

난 지율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괴성을 지르며 말했기 때문에 거의 ‘웃음을 못 참는 것처럼 난’까지만 들었다.

"얘가 뭐래."

나는 안 되겠다 싶어서 막내고모가 선물로 준 인형을 내밀었다. 아주 우스꽝스러워, 누가 훔쳐갈까 조심스럽게 다루던 인형이었다. 지율이는 그 인형을 받고도 1시간 이후에 울음이 그쳤다.

"이거 나 주는 거야?"

지율이의 친절한 말투에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끄덕였다.

"지율아, 기다려. 네 엄마한테 전화 걸게. 전화번호 대."

선생님이 내 자리로 오셔서 종이를 뒀다. 선생님의 ‘전화번호 대’라는 소리에 지율이는 또 눈물이 가득 고였다.

"선생님, 그만 스톱. 그만 하세요. 지율이는 이제 반성했고 전학 갈 필요 없어요. 지율이는 한 번 울면 1시간동안 못 그친단 말이에요. 그래서 전 제가 제일 아끼는 인형을 줬는데, 계속 이러실 거예요?"

선생님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 지율이는 전학 가는 거 취소다."

그러자 놀랍게도 마술처럼 지율이 눈에서 눈물이 마법처럼 싹 없어졌다.

"민정아!"

"수연아, 넌 왜 인형 줄 생각을 했니? 너 참 야무지다. 나한테는 인형 보여주지도 않더니."

"그럼 너도 울어. 주게. 호호."

내가 준 인형은 사실 보험회사를 다니시는 고모한테서 공짜로 받은 인형이었는데, 5개를 받았었다.

"그럼 한 개 줄게."

나는 내가 제일 아끼는 걸 단짝친구 민정이에게 내밀었다. 교정기를 껴서 보기가 흉해서 사랑의 학교로 전학 왔다던 민정이는 마음껏 환하게 웃었다.

심유민 기자 (서울선사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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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혜
대구대청초등학교 / 5학년
2012-08-13 13:37:29
| 사랑의 학교라 정말 좋은 이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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