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기자 (서울원촌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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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 되었다. 보통 때 같았더라면 도연이는 지효, 지원이와 함께 급식을 먹었을 테지만 오늘은 좀 달랐다. 도연이는 구석에 있는 식탁에서 지효와 단둘이 급식을 먹었다.
"지효야, 지원이는 그런 애랑 친구를 해도 괜찮다는 건가? 거슬리지도 않나봐!"
"그러게, 다른 애들도 불편하게. 치."
"지효야, 우리 이제 지원이가 권지은한테서 멀어질 때까지 같이 놀지 말자."
"흠... 그래. 우리가 함께 다녀주지 않으면 지원이는 걔를 싫어하겠지."
한편 지원이는 자신의 급식을 다 받고 지은이의 급식을 대신 받아주는 중이었다.
"지원아, 고마워! 너 같은 친구는 처음인 것 같아."
"에이, 뭘. 친구끼리는 원래 돕는 거지."
"그런데 지원아, 너 쟤네랑 친해?"
지은이가 구석에 있는 도연이와 지효를 가리키며 물었다.
"어? 응, 친하게 지내지. 왜? 혹시 도연이와 지효가 너 괴롭혔니?"
"아니, 그냥 궁금해서 그랬어."
지은이는 태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렇지만 사실 지은이는 아까 살짝 도연이와 지효의 이야기를 엿들었었다. 자신을 욕하는 두 아이와 자신을 누구보다도 잘 챙겨주는 아이가 단짝 친구라니, 믿을 수 없었다.
6교시가 끝나고 도연이는 짝이자 집이 같은 방향인 지은이의 휠체어를 밀어주며 갔다.
‘에잇, 어서 지효랑 도서관에 가야 되는데 이게 뭐야! 얘 때문에 나는 손해만 보고.’
"도연아, 정말 고마워! 매일 이렇게 해줄 수 있니?"
지은이는 도연이 눈치를 살피면서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도연이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차마 거절할 수 없어서 부탁을 받아주었다. 도서관 앞에서 지효를 만난 도연이는 함께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다. 그런데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지은이가 들어오는 것이었다.
"도연아, 지효야, 지원이가 5시까지 자기 집으로 오면 좋겠다고 하던데? 너희 그 시간에는 학원 수업도 없다면서?"
지은이가 지원이의 말을 전했다. 도연이와 지효는 뭔가 뜨끔했다. 왠지 지원이가 알아챈 것만 같았다.
김민지 기자 (서울원촌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