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우 나누리기자 (중국 광저우한글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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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에서 서울토성초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중국 광저우로 왔다. 중국 광저우에 있는 판위즈신중학부속초등학교(番禺执信中学附属小学)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마쳤고 지금은 광저우 영국 국제학교를 다니고 있다. 내가 다녔던 학교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서울토성초등학교에서는 선생님께서 글씨를 어떻게 예쁘게 쓰는지, 수업시간의 자세, 물을 먹거나 화장실을 가거나 점심시간 때는 편식을 하지 말아야 하는 등의 규율에 대해 주로 말씀하셨던 것 같다. 가끔씩 전체적 벌은 있었지만 개인적 편애는 그다지 없었던 것 같다.
중국학교에선 항상 일방적인 방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잘못을 해도 왜 그랬는지, 그 상황에선 이럴 수밖에 없었는 지에 대한 학생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그냥 ‘너는 잘못을 했으니까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돼!’ 라는 우직한 답이 나온다. 그리고 꾸지람을 하실 때는 대중 앞에서 큰 소리로 꾸중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학생들은 수업 할 때,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책상 위에 두 팔을 위아래로 접어야 하며, 선생님 말씀하실 때는 꼭 필기를 해야 한다. 수업할 때는 수업 내용과 다른 내용을 말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학생을 차별한다. 공부를 못하거나 반, 또는 학교에서 임원이 아닌 학생들은 똑같은 잘못을 했을 때도 차별적으로 벌을 받게 된다.
이런 중국 로컬학교와 달리, 영국학교는 매우 자유롭다. 학생이 잘못을 해도 먼저 꾸짖지 않고 학생들의 말을 천천히 잘 들어준 다음에 학생의 체면을 생각해서 웬만하면 대중 앞에서 큰 소리로 꾸지람하지 않는다. 수업할 때는 책상 위에 앉아서 수업을 해도 되고, 언제든지 물을 마실 수 있고 화장실에 갈 수 있다. 수업 중에도 선생님과 친근하게 대화할 수 있고 심지어 교장선생님과도 위엄과 불편함 보다는 친근감이 더 느껴진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학교는 모든 게 안 좋다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중국학교의 생활방식이 마음에 든다. 대부분의 중국로컬학교들은 오후 5시에 모든 수업을 마친다. 학교에서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따로 학원이나 과외를 할 필요가 별로 없다. 이렇게 늦게 돌아오는 데에도 타당한 이유가 있다. 하루에 7과목, 한 과목당 40분씩 하는가 하면, 점심 먹고 숙소에 지정된 침대에서 낮잠을 한 시간 반 동안 잔다. 학생들은 이 덕분에 공부를 많이 해도 피곤함을 많이 느끼지는 않는다.
중국 학교 90% 이상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한다. 기숙사에 살면 친구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과도 더 친해질 수 있고 보다 독립적인 생활을 해볼 수 있다. 학교를 마치고 하는 활동도 다양하다. 중국학교에서는 요즘처럼 전자기기에 게임기를 권장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학교에선 고무줄 뛰기, 공기, 줄넘기 등 여러 가지 전통적인 놀이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반당 45명이기 때문에 선생님이 일일이 관리를 해줄 수 있는 범위가 작다. 그래서 반장이나 반 위원장들의 권위가 선생님만큼 크다.
영국학교에서 제일 중요한 과목은 영어, 수학, 과학이고 중국학교나 한국학교에는 없는 드라마와 PSHE (personal, social and health education =사회 및 건강교육) 시간이 따로 있다. 드라마 시간에는 연극, 뮤지컬 등을 어떻게 연기하는지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 PSHE 시간에는 친구들과 한 주제(예를 들면, 북한의 연평도 도발 사건, etc.)에 대해서 토론을 하거나, 학교에서 힘든 점이나 아니면 불편했던 점을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다.
영국학교에서는 한 반에 13명으로 구성된 작은 학급으로 운영된다. 그래서 그런지 학생 개개인에게 신경도 많이 써주고 수업에 질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한 수업당 80분이어서 정말 좋다. 수업이 길어서 한번에 많은 내용을 하면 좀 지루할 수 도 있으련만 과학 실험을 할 때는 더 리얼하게 실제 돼지 허파를 사용하며 미술시간에는 보다 규모 있게 사람만큼 크게 작업을 한다. 또한 체육 시간에도 이론과 실기는 물론이고 경기의 규칙과 테크닉에 대해서도 아주 구체적으로 실연할 수 있어서 여유로우면서도 알차게 수업을 진행하고 배울 수 있어서 즐겁게 공부를 한다.
중국학교에서는 엄격히 지켜야 할 원칙을 학습했다면, 지금 영국학교에서는 학습의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배우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가족으로부터, 유치원에서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을 보내며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배움에 대한 열망적 소양을 어려서부터 잘 배운 것이 제일 고마운 일인 것 같다.
이선우 나누리기자 (중국 광저우한글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