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원 나누리기자 (곡반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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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A와 B가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둘에게 호감이 있는 남학생이 A와 B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우리 이렇게 걷자."하며 말을 건다. 수줍고 내성적인 A는 별로 좋지는 않지만 "그래. 그럼 대문까지만이야."라고 했고, 당차고 까칠한 B는 버럭 화내며 "아, 싫어! 너 혼자 가." 라며 손을 뿌리쳤다.
위 이야기에서 성추행 당한 경우는 A일까, B일까? 정답은 A와 B 둘 다이다. 위 문제처럼 우리 주위에는 언제나 학교폭력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그 행위가 얼마나 위험한지, 또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아는 친구는 거의 없다. 12월 16일, 수원시 곡반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학교폭력에 대해 잘 알고, 대처방법을 알기 위해 학교폭력예방 교육을 받았다.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각 교실에서 이루어졌으며 학교폭력 상담가이시자 전문 교육선생님이신 오지연 선생님께서 진행해주셨다.
학교폭력은 학교 내외에서 발생하는 폭력, 금품갈취, 협박 등으로 남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를 가리킨다. 학교폭력의 종류는 크게 금품갈취, 언어폭력, 사이버폭력, 성폭력, 괴롭힘, 따돌림, 신체폭력 등으로 나누어진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엔 아직 어린이이므로 폭력의 책임을 보호자에게 묻지만, 14세 이상의 청소년들은 남에게 상해를 입히면 스스로 법적 처벌을 받는다고 한다. 선생님께서는 14살에 친구와 싸우다가 실수로 친구를 죽인 아이를 보았는데, 그 아이는 13년 동안 감옥에 갇혀야 했고, 지금도 감옥에 있다고 했다.
선생님께서는 학교폭력 중 따돌림의 예로 ‘재선이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재선이는 일명 ‘왕따’입니다. 별 다른 이유도 없이 어느 순간부터 따돌림을 받았고, 그 누구도 괴롭힘을 받는 재선이를 도와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옆에서 구경하고 함께 괴롭히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재선이를 가장 심하게 괴롭히는 친구가 재선이에게 커피맛 사탕을 사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가게에는 커피맛 사탕이 품절되어 있었습니다. 재선이는 하는 수 없이 커피맛 대신 포도맛 사탕을 사갔고, 친구는 사탕을 잘못 사왔다며 포도사탕 봉지를 재선이에게 던지며 다 먹으라고 윽박질렀습니다. 재선이는 친구들 앞에서 약 20여 개의 사탕을 먹어야 했고, 그 수치심에 견디다 못한 재선이는 결국 창문에서 뛰어 내려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 이야기가 담긴 동영상을 본 우리 반 아이들은 숙연해졌다. 또 어떤 아이들은 분노하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화를 내기도 했다. 선생님께서는 "지금은 아직 초등학생이지만, 중학교 때엔 쉬는 시간에 선생님이 교실에 계시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학교폭력이 더 많이 발생한답니다. 그러므로 학교폭력에 대한 위험성을 알고 서로를 존중해주어 제 2의 재선이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하셨다.
다음 시간은 재선이에게 편지쓰기 활동을 해보는 시간이었다. 재선이뿐만 아니라 재선이의 담임선생님, 친구, 구경만 하던 친구 등 여러 사람들에게 편지를 쓴 아이들도 있었다. 재선이에게 편지를 쓴 조하늘(13세,여)은 재선이가 낭떠러지에서 친구에게 떠밀려 떨어지는 모습을 그렸고, "더이상 재선이 같은 아이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재선아! 다음 생엔 따돌림 없는 행복한 세상에서 태어나렴." 이라고 적었다. 편지쓰기 활동을 하면서 불쌍한 재선이를 생각하면 슬프기도 하고 혹시 우리 주위에도 재선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모든 활동이 끝난 뒤 본 기자는 선생님과 약간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께서는 "저는 청예단(청소년 폭력 예방 재단)에서 왔답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주로 초중고등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예방교육을 해요. 교육 후에 가끔 e-mail이 오는데요, ‘교육이 너무 재미있었다.’, ‘학교폭력에 대해 잘 알았다.’ 같은 내용의 메일이 오면 정말 보람이 느껴진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특히 선생님께서는 초등학생들은 개구쟁이들이라 장난을 치다가 그것이 뜻하지 않게 폭력이 되어 일이 크게 번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서로서로 주의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다.
가끔 뉴스에서 따돌림으로 인한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자살하는 아이들이 나온다. 우리는 그 아이들을 보고 안타까워하는 한편, "왜 죽음을 선택할까? 그냥 꾹 참으면 될 걸."하며 의아해 하기도 한다. 그러나 재선이의 이야기를 보면 학교폭력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것인지 짐작이 간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의 관심과 배려심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모든 학교가 폭력 없이 모두가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송희원 나누리기자 (곡반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