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림 나누리기자 (수정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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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1월 1일은 조상님께 인사드리는 날로 조용하면서도 분주하게 아침을 맞이한다. 설날 아침, 일찍 일어나 가장 예쁜 설빔을 입고 집안 어른들께 세배를 드린다. 이날은 종가집인 할아버지 댁에 모여드는 모든 친척 어른들께 세배를 드리기만하면 주머니에 돈이 한가득이다.
같은 성씨끼리 모여사는 시골같은 곳은 지금도 새벽에 일찍 일어나 선물세트를 사들고 집안 어른들께 인사를 드린다고 온 동네가 분주하다. 이런 모습은 천민이 양반들의 풍습을 닮고자 노력한 끝에 지금처럼 나라 전체가 새해 아침에 일어나서 어른들께 문안 인사를 드리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의 유래는 조선시대 정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새해 설날 아침에 입궐하여 임금님께 인사를 올리는 ‘정조조하’를 하는데 의정부에서는 말을 헌상( 임금님께 바침, 삼가올림)하고 다른 관리들은 비단이나 삼베를 예물로 바쳤다. 이 날 모든 관리들은 예복중 가장 화려한 정장인 붉은 조복을 입고 임금님께 인사를 드리는데 이것을 ‘정월 원조 세배’라고 한다.
세배가 끝나면 남자들은 오래간만에 모인 집안 어른들끼리 덕담( 잘 되기를 비는 마음)을 나누거나 담소(웃으면서 이야기 함)를 즐기신다. 그 사이 할아버지께서 지방을 쓰면 나는 물을 가져와 먹을 갈아드리는 일을 돕는다. 지방은 온통 한자로 쓰였는데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 돌아가신 분의 사진이 있으면 굳이 지방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제사 지내는 법은 가문마다 지방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냉수 한 그릇을 올려놓고 절을 하더라도 나의 조상님께 드리는 것이니 정성이 아주 중요하다. 제사상 뒤에는 글씨가 있는 병풍을 반드시 세워야 하며, 다음과 같은 원칙에 맞추어 음식을 올려 놓아야 한다.
좌포우혜(左脯右醯): 좌측에는 포, 우측에는 식혜를 놓는다.
어동육서(魚東肉西): 동쪽에는 (앞에서 봤을때 우측) 어류, 서쪽에는 육류를 놓는다.
동두서미(東頭西尾): 생선의 머리가 동쪽으로가고 꼬리가 서쪽으로 향하게 한다.
홍동백서(紅東白西): 붉은 과일은 동쪽, 흰색은 서쪽으로 놓는다.
조율이시(棗栗梨柹): 좌측에는 대추, 밤, 배, 감의 순서로 올리면 된다.
이 5가지만 외우면 제사상 차리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음식은 제기(제사 지내는 그릇)에 담을 때 홀수로 올려야 한다. 그 이유는 살아있는 사람은 양을 의미하고 죽은 사람은 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용하면서도 엄숙한 분위기 속에 제사를 지내고나면 아침밥을 먹는데 할아버지 댁에서는 떡국으로 간단하게 해결한다.
오래간만에 모인 집안의 남자들은 떡국을 먹고 산소에 조상님을 뵈러간다. 조상님의 무덤은 가장 높은 서열부터 순서대로 찾아뵙는데 누가 구령을 붙이지 않아도 모두 동시에 절을 하는 재미있는 풍경이 연출된다.
나는 아직 어려 친척들과 같이 추석에만 산소에 가고 겨울에는 춥기 때문에 사촌들과 할아버지 댁 거실에서 신나게 놀 수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바쁘게 하루를 보내 피곤하긴 하지만 선조가 계셨기에 내가 있다는 것을 알고 평소에도 항상 조상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야겠다.
전호림 나누리기자 (수정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