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혁 독자 (중대부속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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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겨울은 특히 많은 눈이 우리를 찾아오고 있다. 눈이 많이 와서 세상이 밝아 보이고 아이들에게는 천국 같은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교통 마비, 보행의 문제, 그리고 눈이 녹음으로써 더러워지는 길바닥을 생각하면 그다지 천국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렇게 많이 눈이 오는 까닭에 주민들에게도 눈이 올 때마다 숙제가 주어졌다. 바로 집 앞이나 길거리에 쌓인 눈을 치우는 것, 그러나 눈이 너무 자주 오는 탓에 잘 치워지지 않는 곳도 몇몇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들 중 눈이 치워지지 않은 곳을 지날 때에는 옷이나 신발이 젖기 일쑤이다. 게다가 눈을 제 때 치우지 못함으로 인해 길이 얼기도 한다.
내가 다니는 중대부초 뒤에는 많은 빌라들이 입주해 있는데, 눈이 한참 많이 왔던 때, 겨울 독서 교실을 가기 위해 나는 엄마 차를 타고서 학교 뒷길을 통해 뒷문으로 갔어야 했다. 그러나 빌라의 주민들이 눈을 제 때 치우지 않고 방치해 두어 눈이 꽁꽁 얼어 차가 전진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만약에 눈을 제 때 치워 주거나 도로를 녹일 수 있도록 제설제를 길가에 준비해 두었다면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나를 위해서가 아닌 남을 위해서 아침 일찍 나가 집앞의 눈을 치우기란 정말 하기 싫은 일일 수도 있다. 아파트의 경우에는 경비 아저씨들께서 치워주시기라도 하지만 이런 빌라의 입주자들은 개인이 각각 집 앞을 치워야하는 불편한 경우이기는 하다. 하지만 자신이 택하고 사는 집이기에 집 앞을 관리하는 것도 집주인의 의무이다.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나서 역지사지의 자세로 자신의 집 앞을 힘겹게 지나갈 사람들을 위해 30분 정도만 과격한 운동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집 앞을 기분좋게 지나갈 사람들을 생각하며 눈을 치운다면 절대로 눈을 치우는 것이 싫다고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나를 위한 순간의 귀찮음, 순간의 편함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평생을 망칠 수도 있다. 이 지구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도와가면서 어우러져 살아가라고 우리에게 물과 토지, 시원한 공기를 동반한 자신의 몸을 빌려 준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는 나만을 생각하지 말고 남들과 더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 즉 집 앞의 눈들을 치워 사람들이 조금 더 편하게 지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모습을 지구에게 보여주어 지구가 우리에게 자신을 빌려준 것을 다행스럽게,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푸른누리 기자가 되었으면 한다.
이찬혁 독자 (중대부속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