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우 독자 (리라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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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MBC 방송국으로 향했다. 9시뉴스를 진행하시는 권재홍 앵커 아저씨를 인터뷰하러 가는 길이었다. 사실 이번이 권재홍 앵커 아저씨를 처음 뵙는건 아니다. 어쩌면 나만큼 권재홍 앵커를 실제로 많이 본 어린이도 드물거라고 생각한다.
몇년전 아버지가 신문사 특파원으로 미국 워싱턴에 가시게 되어 온 가족이 미국에 가서 3년동안 지내게 되었었다. 그때 MBC특파원으로 권재홍 아저씨가 오셨었고 다른 신문사나 방송사 특파원 아저씨들과 무척 자주 만났기 때문에 반가운 아저씨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서울에 돌아와서 3년이 지난 지금 나를 잘 기억해주실까 하는 걱정을 하면서 갔다. MBC정문앞에서 기다리니 여자 직원분이 나오셔서 앵커실로 나를 안내해주셨다. 앵커실에는 아직 뉴스 준비에 들어가기 전이라 편한 복장의 권재홍 앵커 아저씨가 계셨다. 내가 보기에는 미국서 뵙던 때와 하나도 변하지 않으신 것 같았다. 앵커아저씨도 나를 반갑게 맞아주시며 많이 컸다고 칭찬해 주셨다. 나를 잊지 않으신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미국에 있을 때 나를 보면 잘생겼다, 똑똑하다 칭찬을 많이 해주셨던 것이 기억나는데 이날도 학교에서 공부 여전히 잘하고 있냐고 물어보셨다. 쑥스러운 마음에 빙그레 웃기만 했다. 여러가지 과자가 담긴 접시와 쥬스를 내미시며 먹으라고 권해주시는데 왠지 집에서처럼 먹을수가 없어서 하나만 겨우 집어먹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똑같은 분인데 옛날에는 안떨렸는데 지금은 왜 떨리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기자 : 앵커를 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것이 무엇인지요?
권재홍 앵커아저씨 : 음.. 여러가지가 중요하겠지만 아무래도 시청자들이 듣기 편하고 정확하게 뉴스를 전달하는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요. 얼굴이나 표정도 너무 무섭거나 우스운 표정을 지으면 뉴스전달에 믿음이 가지않겠지요? 그리고 말투도 친구들이랑 말할 때 처럼 말을 해서는 안돼요. 그 누가 듣더라도 분명하게 알아들을수 있도록 해야 한답니다. 정확한 발음과 적당한 속도로 뉴스를 전달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앵커 개인의 의견이 들어가면 그것도 정확한 뉴스전달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요. 방송의 힘은 생각보다 크기때문에 앵커 자신의 의견이 많은 사람에게 큰 영향을 끼칠수 있어요.
기자 : 권재홍 앵커님은 기자생활을 오래하신 후 앵커가 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자와 앵커의 차이점과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권재홍 앵커아저씨 : 서승우학생도 기자라서 아마 알겠지요. 기자는 뭔가 참신한 것,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찾아서 글로 써서 알려주는 역할이지요. 많은 기자들이 취재해온 다양한 뉴스거리를 마치 하나의 메뉴판을 짜듯이 짜서 시청자들이 어떤 기사나 뉴스거리를 먼저 듣고 보고 싶어할까 생각하면서 메뉴판을 짜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앵커라고 생각해요. 다시 말하면 어떤 음식점에서 만들수 있는 다양한 요리들을 식탁에 마구잡이로 여기저기 놓으면 음식을 먹으러 온 사람이 어느 것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기사를 마구잡이로 늘어놓으면 시청자들이 혼란스러워하죠. 이때 이것을 보기좋게 정리해서 듣기좋게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앵커입니다.
기자 : 저희 어린이들중에서도 앵커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는게 좋을까요?
권재홍앵커아저씨 : 앵커가 되기위한 본격적인 준비는 나중에 커서 해도 되겠지만 지금 어린이들이 할 수 있는 것으로는 각 분야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쌓는것이 가장 좋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많이 알고 왜 그럴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취재를 해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여러 분야에 대해 많이 알아야 궁금증도, 관심도 생기겠지요. 여러분야의 책을 많이 읽고 신문도 가능하면 자주 보려하는게 좋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지요?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면서 한가지 여쭤봐야 할 것을 잊어버렸다. 앵커가 되려면 남자도 화장을 해야하는가라는 것이었다. 카메라에 잘 나오기 위해서는 남자라도 어느 정도 화장을 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난 엄마의 화장품 냄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남자가 화장을 하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었다. 권재홍 앵커 아저씨는 실제로 뵈도 잘 생기셨고 TV에 나오실 때도 잘 나오셔서 굳이 화장을 안해도 될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매일매일 화장을 하는 기분은 과연 좋으실까라는 것이 궁금했다. MBC건물을 뒤로하고 걸어나오면서 카메라 앞에서 수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감 있게 편안하게 말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느껴졌다.
서승우 독자 (리라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