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경 나누리기자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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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든 건 빵이 아니었습니다. 그 분과의 추억이었습니다."
작년 9월 방송이 종료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에서 열심히 빵을 만든 주인공 김탁구의 대사이다. 드라마는 가상의 인물이 주인공이 되었다. 그렇다면 진짜 제빵왕은 누구일까?
고소한 냄새가 가득하다. 고소한 소리도 가득하다. 고소한 웃음도 뭉실뭉실 피어오른다. 인자하신 미소를 띠고계신 분이 서 계신다. 바로 우리나라의 제과 명장 김영모 파티시에이다. 김영모 파티시에는 빵을 인생의 스승으로 삼으셨다. 어렸을 적 보기만 해도 배불렀던 빵이 파티시에의 꿈을 가지고 온 것이다. 지난 5월 15일, 김영모 파티시에를 만나, 제과 명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파티시에란 무엇일까?
파티시에는 프랑스말로 과자를 만드는 사람이다. 보통 제빵사라는 말을 쓰는데 제빵사는 빵을 전문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파티시에는 과자, 빵, 케이크를 만든다는 작은 차이가 있다.
꿈으로 가는 꼬부랑 길
김영모 파티시에의 어린시절은 굉장히 힘들고 어려웠다. 갓난 시절, 이혼하신 부모님께 버려져 해남 작은 아버지에게 맡겨졌다. 사랑으로 돌보아 주신 고모를 첫 어머니로 알기도 했다. 형편이 어려웠던 고모가 떠나고 작은 아버지의 화풀이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그를 작은 어머니께서 감싸주시고 안아주셨다. 새롭게 가정을 꾸리신 친아버지께도 가보고 외갓집에도 가보았다. 가는 곳마다 미움의 대상이 되고 얻어 맞았다. 다행히 외갓집에서 보살핌을 받고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어머니를 만난 어느 날에는 찾아오지 말라는 소리만 듣고 떠나기도 했다. 어머니께서는 정말로 보고싶지 않아서 그런 소리를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부모님께 투정 부리고 짜증내는 우리들과 다르게 그런 투정 부릴 부모님이 옆에 계시지 않으셨던 김영모 파티시에를 보면서 부모님이 곁에 계시다는 것에 행복할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생활로 결핵에도 걸리고 작은 싸움에 보호자가 없어 소년원에 들어가기도 했다. 다행히 영명사라는 절의 주지스님의 도움으로 나왔으며 소년원에 들어간 3개월 뒤, 빵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멀리 사는 형에게 연락을 걸어 나올 수 있었다.
자랑스러운 김영모 과자점
김영모 파티시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과자점을 만들고 싶었다고 하셨다. 그리고 김영모 과자점만의 특별한 점을 말씀해 주셨다. "김영모 과자점은 국내 최초로 천연발효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건강에도 좋고 텁텁하지 않은 빵이다. 김영모 파티시에만의 달콤하고 고소한 마법이다.
김영모 과자점은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런 김영모 파티시에에게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대답은 다음과 같다. "명절 때, 갈 곳이 없어 힘들고 외로웠습니다. 또한 연탄가스를 마셔야 해서 힘들었습니다." 반대로 가장 행복했던 때는 이렇다고 하셨다. "내가 만든 빵을 만들었을 때,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 힘이 절로 납니다(웃음)." 김영모 파티시에의 노력은 빵에 묻어 있었다. 먹으면 행복해지고 배부른 김영모 과자점의 빵. 마음이 허전하고 기운이 없을 때 먹으면 눈이 번쩍 떠지는 빵이다.
노하우? 비법?
대한민국의 제과 명장이신 김영모 파티시에만의 노하우를 물어보았다.
1. 정직
2. 인내
3. 노력
4. 성품이 좋아야 한다.
말씀하시는 내내 인자하신 미소로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시는 파티시에를 보며 역시 성품이 좋으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한 가지! 김영모 파티시에는 빵과 과자를 만들 때 이 빵을 먹을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기억에 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꿈을 가진 사람들도 김영모 파티시에와 같은 노하우를 마음 속에 새기면 좋겠다.
빵의 이름 지어주는 김영모 파티시에
빵, 케이크, 과자 등의 이름을 정하는 방법이 있다. 보통은 사용된 주재료를 이름으로 정하는데 딸기가 주재료이면 딸기빵, 밤이 주재료이면 밤 케이크 등으로 한다. 또 한가지는 ‘스토리 텔링’ 이라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의미를 부여하고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자 사용한다고 하셨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눈 오는 날의 새싹’ , ‘ㅇㅇ이 ㅇㅇ에게 주는 사랑’ 등이다. 이것은 꼭 정해진 것이 아니고 그 날의 특별한 일, 손님들의 추억을 반영하기 때문에 다양하다고 하셨다.
가장 기억에 남는 빵
김영모 파티시에가 가장 기억에 남는 빵은 크림빵이라고 하셨다. 공장에서 일을 할 때 너무 배가 고파 크림빵 한 개를 몰래 들고 나왔는데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고 하셨다. 들키면 무척 혼나기 때문에 발걸음은 재래식 화장실로 향했다고 한다. 코를 찌르는 냄새와 인상이 절로 찌푸려지는 냄새가 크림빵으로 엉켜들어와서 무슨 맛인지 모르고 배를 채웠던 것이 파티시에의 기억 속에 남아있었다.
파티시에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책도 많이 읽어야 합니다. 다양한 지식은 곧 창의적인 생각의 배경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외국어 공부는 필수입니다. 외국에 나가서 기술을 배울 때 꼭 필요합니다.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목적으로는 성공을 할 수 없습니다. 진심으로 빵을 굽는 것이 성공의 비법입니다."
김영모 파티시에가 자신과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에게 전해주신 말씀이다. 돈을 벌겠다는 목적이 아니라 진심으로 빵을 굽는다는 말이 인상 깊다.
배가 고파서 허기를 채우기 위해 바라보았던 빵집이 기억에 남아 제빵의 길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은 김영모 파티시에의 노력과 도전, 그리고 정성을 배우고 싶다.
김하경 나누리기자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