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규 기자 (매탄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43 / 조회수 : 954
3월 4일, 가족과 함께 화성시 팔탄면에 위치한 고구마 헌책방에 갔다. 이유는 고구마 헌책방에 관한 조선일보 신문기사 때문이다. 그 기사에서 자그마치 50만 권이라는 헌책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더욱 가보고 싶었다. 2시쯤 고구마 헌책방에 도착했다. 2층짜리 상자모양의 깔끔한 건물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수수하고 선한 모습의 사장님께서 인사를 건네셨다.
"찾아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으니 이해 부탁드립니다."
입구부터 엄청난 양의 책이 들어차 있었다. 아직 정리를 다 하지 못했다고 겸손해하시며 말씀하셨다. 주말인데도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20여 명의 사람들이 곳곳에서 책을 찾고 있었다. 내가 찾고 싶었던 책은 ‘반지의 제왕’이라는 책이었다. 하지만 책의 양이 너무 많아 찾기가 힘들었다. 50만 권 중 1권을 찾는 것은 모래알에서 진주를 찾는 격이었다. 먼저 ‘호수의 기사 란슬롯-아발론 연대기’라는 책을 찾게 되었다. 아더왕 신화 이야기이고 내가 영웅담같은 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찾았다는 자체로도 기뻤다. 그리고 앞쪽으로 가보니 기네스북이 있었다. 1977년 그리고 2000년도 기록이었다. 기네스북을 사고 싶기는 했지만 이미 기록이 지난 책이고, 또 지금 이 순간에도 기록이 갱신되고 있다는 걸 알기에 포기했다.
이층으로 올라가니 절판된 책과 아주 오래된 책들이 많았다. 그리고 DVD와 LP 자료실, 음악감상실도 있었다. 아버지께서는 예전에 LP판으로 노래를 들었던 추억이 새록새록 나신다고 하셨다. 나는 DVD실에 가서 혹시 내가 사고 싶은 DVD는 없는지 찾아보았다. 잠시 후 내게 기적이 찾아왔다. 바로 내가 가장 사고 싶었던 반지의 제왕 DVD를 찾은 것이다. 마치 모래알 속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은 것처럼 기뻤다. 더구나 이 영화는 용량이 커서 다운로드도 안 되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 난 그 DVD를 사기로 결정했다. ‘호수의 기사 란슬롯-아발론 연대기’라는 책은 글자가 아주 빽빽한 두꺼운 소설이었기 때문에 다 읽을 자신이 없었고, 사두고 계속 읽지 않으면 돈 낭비일 것 같아 포기했다.
아빠께서는 엄홍길의 ‘약속’이라는 책을 사셨다. 그 이유는 아빠의 친구 중 한 분이 에베레스트 등정에 갔다가 사망하셨는데 그 원정에 관한 책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당신의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에’라는 책을 사셨다. 어른이 되기 전에 아이들에게 중요한 습관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하기 위해서 샀다고 하신다. 누나는 ‘중학생 공부혁명’, ‘기적의 노트 공부법’, ‘14살 영윤이의 토플 만점’, ‘온종일 공부하고 2등하는 아이, 신나게 놀고 1등하는 아이’라는 책을 샀다. 왜냐하면 누나는 이제 중학생이 되기 때문에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고 그런 것 같다. 이 책과 DVD를 모두 사는데 27,000원밖에 들지 않았다.
집으로 오기 전에 고구마 헌책방의 이범순 사장님께 요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없으신지 물었다. 사장님은 많은 학생들이 만화책이 쉽고 재미있다고 즐겨 찾는데, 고전 읽기를 권하고 싶다고 하셨다. 고전은 선조들의 지혜와 철학이 담겨있고 고전을 읽으면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이셨다.
이곳에 오니 먼저 방대한 양의 책과 자료에 놀랐던 것 같다. 고구마 책방에는 색이 바랜 헌책도 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한 새 책도 함께 섞여 있다. 새 옷, 새 책, 새로운 것에만 익숙한 우리들,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많은 책들 중에서 보물 같은 한 권의 헌책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민규 기자 (매탄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