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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호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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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세현 기자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49 / 조회수 :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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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세월 속 따뜻한 마음을 머금은 목욕탕!

우리 집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삼선교 입구’와 ‘성북동’이 보인다. 나는 종종 그 거리를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거나 가족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산책한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삼선교 입구에서는 자동차와 버스가 바쁘게 움직인다. 대학교, 아파트, 식당, 옷가게 등 다양하고 큰 가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최근에는 ‘나폴**’이라는 대형 제과점 옆에 ‘스타**’라는 대형 카페까지 새로 생겨 더욱 세련되어 보인다.


하지만 ‘성북동’은 삼선교 입구와는 전혀 분위기가 다르다. 마치 시골로 순간이동을 한 것 같다. 성북동 골목길에서는 오래된 간판들과 낮은 지붕의 빌라와 한옥들, 허름해 보이는 가게들이 눈에 띈다. 그 길에는 쌀집, 방앗간, 전파상, 세차장, 미용실, 목욕탕 같은 가게가 양옆으로 수두룩하다. 그런 골목길에서, 저마다의 가게에서 나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서로 얘기하고 화투치는 모습이 정겹고 친근했다. 오래되어 보이는 가게가 많아서 ‘이 중 가장 오래된 가게는 어딜까?’라는 생각이 들어, 지나가는 한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는 성북동에 오래 거주한 만큼 주저 없이 바로 대답해주었다. 오래된 가게는 ‘성암탕’이라는 목욕탕이었다.

‘성암탕’은 새로 지은 높은 건물 안에 있어서 겉보기에는 오래된 곳이라고 알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겉모습만 현대적으로 바뀌었을 뿐, 성암탕은 47년이나 가게를 이어온 성북동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적인 성북구 목욕탕 허가 1호다. 성암탕 주경림 사장님(56)과 함께한 인터뷰를 소개하겠다.

Q. ‘성암탕’은 언제 처음 문을 열었나요?
A. 남편이 중학생일 때 어머니가 목욕탕을 시작했다고 하니까 ‘성암탕’ 역사가 46년 쯤 된 것 같아요. 성북구에서 허가받은 목욕탕 1호라고 알고 있습니다. 시어머니가 29년하시고, 며느리인 제가 94년부터 물려받아 18년 동안 운영하고 있어요. 어머니가 하시던 거라 꾸준히 하고자 했어요.

Q. 현대적인 건물이라서 46년이나 된 목욕탕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데요.
A. 15~16년 전 도시계획이 되면서 13평이 잘려나갔는데, 그 때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겉모습이 현대화 되었어요. 내부도 수리를 여러 번 하긴 했지만 옛날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요.

Q. 옛날과 오늘날의 ‘성암탕’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A. 원래 성암탕을 비롯해 이 동네에 목욕탕이 3개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성암탕만 남았습니다. 성암탕 하나밖에 없어서 그런지 아직도 찾아오는 손님이 꽤 있어요. 하지만 옛날에 비하면 손님이 많이 줄었습니다. 예전엔 무슨 날이다 하면 그 전에 손님이 아주 많았어요. 명절, 입학식, 졸업식 같이 큰 행사 전 날에는 사람이 1000명 가까이 될 정도로 많이 왔어요. 소풍날, 학예회 전날도 엄마랑 와서 목욕하곤 했는데 요즘은 다들 집에서 하죠.

Q. 요즘은 사람들이 목욕탕보다는 찜질방을 더 많이 가는 것 같은데요. 손님들이 꾸준히 찾는 성암탕 만의 비결이 있을까요?
A. 물론 시설 좋은데도 많아서 젊은 사람들은 거기로 많이 가겠지만 우리는 단골이 많아요. 오는 사람은 계속 오지요. 시설이 불편해도 장점이 있기 때문에 옵니다. 24시간 운영하는 찜질방에 비해서 조용하고 물이 깨끗해요. 요즘은 재생시설이 없으면 목욕탕 허가가 나지 않아서 큰 목욕탕에서는 물을 재생해서 사용하는데, 우리는 옛날 시설이라 물을 재생해서 쓰지 않고, 지하수가 아닌 100% 수돗물을 써요. 그리고 물탱크가 작아서 묵어있는 물도 없어요. 그래서 손님들이 피부로 깨끗한 물을 느끼고 물이 맑다고들 하세요. 가족적인 분위기여서 오시는 분들도 편하게 목욕하고 갈 수 있고 종업원도 안 바뀌어서 친근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Q. 지금까지 가게를 이렇게 오래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A. 크게 욕심 안 부렸습니다. 경영과 이익 면에서는 별로 재미도 없고 힘들어도 어머니가 옛날에 하시던 것을 이어서 하는 거니까, 계속 할 생각으로 하게 되었어요.

Q. 목욕탕을 운영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A. 연예인, 유명 인사들이 성암탕에 많이 오세요. 성암탕은 워낙 오래 되었고 작으니까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목욕하기 위해 오는 것 같아요. 그 분들이 부담스러워 하실까봐, 조용하고 편히 목욕하고 가실 수 있게 아는 내색은 안 하려고 노력합니다. 목욕탕이 작으니까 더 오시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성암탕을 얼마나 더 오래 운영할 생각이신가요?
A. 오래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시설이 노후 돼서요. 개선을 하기에는 수지가 안 맞고 면적에 비해 남는 게 없어요. 에너지를 많이 쓰는 업종이다 보니 전기, 물, 가스비가 많이 듭니다. 에너지 요금은 계속 오르죠. 게다가 물을 사용하는데 세 가지 세금(상수도, 하수도, 에너지 관련 요금)을 내는데 사람들이 물을 낭비할 때는 속상하기도 해요.

Q. 목욕탕을 운영하시면서 물 자원에 대한 생각이 남다를 듯해요. 어린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세요.
A. 우리가 사용하는 물은 자연에서 온 물이 아니고 전부 정화시킨 물이기 때문에 물을 정화하는 데는 에너지도 많이 들어갑니다. 이렇게 물을 막 쓰다가는 미래엔 물 부족이 올 것입니다. 미래를 위해서 꼭 물을 절약해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성북동 자랑을 해주세요.
A. 서울 시내에 이런 동네는 흔하지 않아요. 공기 맑고 서울 성곽길, (법정스님 계시던)길상사, 간송미술관 등 문화적인 면에서 좋아요. 삼청동 음식문화가 여기까지 이어져서 유동인구도 많아졌어요. 대사관들이 있어서 정전도 잘 안되고 치안도 좋고요. 예술인과 종교인도 많지요.

빠른 속도로 시대가 변하면서, 도시엔 높은 고층 빌딩들이 등장하고 도로는 자동차로 꽉 차 있다. 사람들은 바쁘고, 모든 것은 현대화, 대형화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옛날의 추억이 담긴 오래된 가게들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오래된 가게들은 보통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장사하시지만, 가게를 물려받아 이어온 젊은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같은 점은 모두 친근하고 따뜻한 가게라는 점이다. 비록 작고 오래되어서 크고 화려한 가게들 사이에 파묻혀 있었지만, 그 곳에 가면 마음만은 포근하고 안락하며 가족적인 분위기로 편안하다. 그 이유는 주인들이 가게를 오래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단골손님도 생기면서 가게에 많은 정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성암탕을 찾은 손님들이 5천원 갖고 이렇게 기분 좋을 수 있는 건 목욕밖에 없다며, 시원하고 개운하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낀다는 주경림사장님. 작지만 따뜻한 우리 이웃의 소리를 오래된 가게에서 들을 수 있다.

우리 모두 편리하고 큰 가게에만 의존하지 말고 그 사이에 조용히 숨어있었던 오래된 가게에 한 번 방문해 보고, 기자가 느낀 따듯함을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성암탕과 같은 오래된 가게들이 더욱 오래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준 주경림 사장님은 목욕탕을 운영하면서 ‘시인’이라는 또 다른 직업을 갖고 있었다. 1992년 자유문학으로 등단한 여류시인이라는 것을 인터뷰하면서 알게 되어 무척 뜻밖이었다. 또한 앞으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 국립중앙박물관 선사 고대관에서 설명하는 봉사를 한다고 한다. 문인과 예술인이 많이 사는 문화 동네 성북동에서는 시인과 목욕탕이라는 관계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주경림 시인이 쓴 시로는 ‘눈잣나무’, ‘풀꽃우주’ 등이 있다.

엄세현 기자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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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수
예봉초등학교 / 6학년
2012-04-04 21:52:25
| 저도 가보고싶네요
김영빈
안산호원초등학교 / 5학년
2012-04-03 22:05:58
| 꼭한번 가보고 싶내요!
기사 잘 읽었습니다.
신소라
서울일본인학교 / 6학년
2012-04-02 16:54:01
| 사진 보니 그렇게 오래되보이지는 않네요?!
하지만, 46년이라는 역사를 지닌것이 엄청 신기하네요
조윤서
학현초등학교 / 4학년
2012-03-28 20:22:07
| 외할머니 집이 안암동이라서 가다가 한번 들려본 곳이라 그곳이 친근합니다.그냥 지나친 곳인데.......오래된 목욕탕일 줄이야.....
김미리
서울구일초등학교 / 4학년
2012-03-26 21:56:59
| 꾝 한번 가보고 싶네요~^0^
정은교
서울창도초등학교 / 5학년
2012-03-26 19:29:22
| 저도 성북동에 꼭 한 번 가보겠습니다.
이지원
구미봉곡초등학교 / 6학년
2012-03-26 15:26:53
| 따뜻한 기사 잘 읽었습니다~
엄세현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2012-03-24 15:42:16
| 민현식, 송규진, 최규원,김민규,윤태영,정지연,윤상일 기자님.
모두모두 제 기사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엄세현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2012-03-24 15:41:02
| 허린기자님. 반갑습니다. 중학교 입학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
학교 생활은 재미있는지요. 중학교 생활이 어떠한지 소식 나누어 주세요.
윤상일
서울논현초등학교 / 5학년
2012-03-24 14:45:12
| 기사 잘 읽었습니다.
정지연
서울중평초등학교 / 5학년
2012-03-22 21:42:47
| 이렇게 오래된 목욕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어요^^ 저희 집 주변에는 목욕탕이 없어서 목욕탕을 가고싶었는데... 좋은 기사 잘 읽었어요~ 추천 꾸~~욱!
윤태영
형일초등학교 / 6학년
2012-03-21 16:26:51
| 정말 따뜻한 추억이 담겨있는 목욕탕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기사 잘 읽고 갑니다.
김민규
매탄초등학교 / 6학년
2012-03-21 08:13:53
| 목욕탕 1호라니 ~~~대를 이어 경영하시는 소박하고 한결같은 마음이 보입니다.
최규원
서울금동초등학교 / 5학년
2012-03-20 21:39:15
| 와~46년동안 목욕탕만 해오신 주경림 사장님이 대단하시네요. 시끌벅적한 찜질방 보다는 맑은 물과 조용한 시설을 갖춘 성암탕이 훨씬 좋을 것 같아요. 가까우면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추천하고요, 좋은 기사 읽었습니다.
송규진
서울대곡초등학교 / 6학년
2012-03-19 21:48:07
| 인터뷰 기사 정말잘쓰셨네요~ 재능 기부하시는 성암탕 사장님도 대단해요!
민현식
중부초등학교 / 5학년
2012-03-19 18:39:01
| 와 ~이렇게 긴세월 같은 자리에서 한가지 일을 하시다니~~ 정말 대단하신거 같아요. 기사 잘봤습니다. 꾹 ~눌러추천하고 갑니다.
허린
원광중학교 / 1학년
2012-03-18 23:22:24
| 46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버텨 온 성암탕이 앞으로도 쭉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목욕탕이 돌아가지는 않더라도 기념관 식으로 남기라도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엄세현 기자님 동네의 따뜻한 모습을 취재해 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추천합니다 ^^
엄세현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2012-03-17 08:46:05
| 황은지기자님. 저도 아직 성암탕에서 목욕은 안해봤는데 한번 해보고 싶어요. 제목처럼 정말 따뜻한 곳이랍니다.
엄세현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2012-03-17 08:45:25
| 전인혜 기자님. 저도 성암탕이 그 자리에 계속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어요.
엄세현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2012-03-17 08:44:46
| 기종관 기자님 추천 감사합니다. ^^
엄세현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2012-03-17 08:44:22
| 위청비 기자님. 저도 우리 동네에 목욕탕이 있는줄은 그 전엔 관심을 갖지 않아서 잘 몰랐어요. 관심을 가지면 보이더라구요.
엄세현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2012-03-17 08:42:33
| 장문선 기자님 반가워요. 성북동에 사셨다니, 언젠가 볼 기회가 있겠죠?
엄세현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2012-03-17 08:42:04
| 강현규님. 저도 아산 물놀이 하러 가족과 같이 몇번 갔어요. 동생들이 어려서 거기서 놀기가 좋더라구요. 물놀이도 좋지만, 정말 목욕만 해도 아주 좋은 곳이더라구요. ^^
엄세현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2012-03-17 08:41:05
| 김승주님. 정말 우리 주변엔 대단하신 분들이 많은것 같아요. 그냥 동네분들처럼 평범해 보이지만 사연을 알고 보면 묵묵히 자기의 길을 지키고 있는 분들.. 이번 취재에 또 다른 한분을 인터뷰 했었는데, 언젠가 그 분 기사도 써볼 기회가 왔으면 해요.
황은지
인덕원초등학교 / 6학년
2012-03-16 21:45:45
| 47년 이나 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니 대단하네요.
성북동에 가게되면 한 번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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