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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 3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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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독자 (서울대현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311 / 조회수 : 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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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누리의 새해

2009년 누리에게는 참 힘든 한해였습니다.
지금까지 항상 엄마,아빠께서 모든 일을 챙겨 주셨는데 이제는 스스로 밥도 차려먹어야 하고 동생도 씻겨주어야 합니다.


아빠께서 얼마전에 회사에서 일을 하시다가 갑자기 쓰러지신 후로 계속 병원에 입원해 계시기 때문입니다.
엄마께서는 낮에는 식당일을 하시고 저녁에는 틈틈히 병간호를 하시다가 저녁에 잠깐 집에 들러 누리와 예닮이가 내일 입을 옷과 반찬들을 준비해 놓으시고 또 병원에 가십니다.


8살인 예닮이는 아직 엄마의 품이 그리운지 늦게까지 엄마의 모든 행동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예닮이 착하지? 엄마 이제 아빠가 깨어나셨는지 병원에 가봐야 하는데..언니랑 잘 자고 있으면 엄마 곧 올게."
예닮이는 고개를 푹 숙인채 시무룩해집니다.
"엄마,아빠도 집에서 누워 계시면 안되요?" 언니랑 둘이 자면 무서운데..


엄마께서는 예닮이의 말을 듣고 잠시 눈물이 글썽였지만 이내 강한마음으로 예닮이를 달래 주었습니다.
내일은 학교에서 겨울방학식을 하고 크리스마스 전날이라 친구들은 가족들과 함께 외식하거나 스키장에 간다고 들떠 있습니다.
하지만 누리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 동안 쌓아두었던 양말과 옷을 세탁기에 넣고 또 밀린 설거지등 당장에 해야 할 집안일이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게 뻔합니다.


엄마께서 캄캄한 현관문 여는 소리를 들었을 때 누리는 이불속에서 자는척 하고 있었지만 이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습니다.


아직 12살인 누리에게는 지금의 현실이 누리가 아닌 마치 동화책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009년 새해가 밝았을 때 가족모두가 동해바다로 해맞이 여행을 가서 새해소원도 빌고 행복한 일들만 일어나게 해주세요~하고 빌었는데 왜 누리에게 이렇게 불행한 일들만 일어 나게 해주시는지 누리는 하느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오늘도 누리는 늦잠을 자서 허겁지겁 예닮이를 깨워 세수만 대충하고 학교로 향했습니다.
엄마가 계실때는 아침도 꼭 챙겨먹고 여유롭게 학교에 갈 수 있었는데 아빠께서 쓰러지신 2월 이후로는 거의 매일 지각을 해서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습니다.


"누리! 오늘도 지각이구나, 종례 끝나고 남아서 학습장 정리 다 하고 교무실로 오너라!"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한 누리는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집안일에 대해 말하지 않아 선생님께서도 당연히 모르시겠지만 이제는 혼나는것도 오늘이 마지막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이제는 섭섭한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방학과제물 안내장을 받은 친구들은 모두 뿔뿔히 흩어져 신나게 집으로 돌아가자 누리는 잠시 교실을 둘러 보았습니다.
전국어린이 불조심 포스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아 학교를 빛낸 어린이에 당당히 올라가 있던 온누리! 1학기 중간고사에서 전교1등을 해서 받은 으뜸상을 받은 이후로 성적도 떨어지고 지각하거나 숙제를 못해가서 벌받은 일 ,그 동안 칭찬만 받던 모범생에서 누리는 이제 더이상 모범생이 아닌 어느덧 눈에 띄지 않는 아이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때 교실문이 열리고 선생님께서 들어 오셨습니다.
"누리 여기 있었구나, 교무실에서 기다리다가 혹시 잊고 집에 갔는줄 알았단다,여기 의자에 앉아보렴."
누리야,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지만 선생님은 너의 사정을 이미 오래전부터 다 알고 있었단다. 누리아버지께서 쓰러지시고 한달지나서 누리어머님께서 찾아 오셔서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고 가셨어."


"선생님은 어떻게 하면 누리의 마음이 다치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모른척 하는게 더 나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단다. 누리 아버지 쓰러지시고 5월 5일 어린이날에 선물과 함께 청와대 초청장을 보낸것도 다 누리친구들이 도와 준것이란다. 선생님이 누리가 쓴 일기장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거든."


"새학기 들어서 누리의 일기장 검사를 하면서 누리는 참 소박하고 마음이 따뜻한 아이라는것을 선생님은 눈치 챘었어,그때 다른아이들과는 다르게 새해소원이 우리가족 건강하고 이대로 행복하게만 해주세요." 하는 누리의 마음을 읽고 선생님도 감동했단다. 가진게 없어도 욕심내지 않고 주어진것에 만족해 하는 친구들은 많지 않거든."


"누리야 이번 새해가 다가오기전에 다시한번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선생님과 해맞이 하러 갈까?
분명 새해소원이 꼭 이루어져서 누리아버님도 병상에서 일어나셔서 다시 건강해지실것을 선생님은 꼭 믿는단다."


"네... 선생님...


누리는 집으로 돌아와서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어렵다고 늘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던 누리의 마음이 어느세 마음속 깊은 곳으로 사라지고 이제는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꼭 희망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0년 1월 1일 새해를 알리는 해가 붉게 물든 동해바닷가에서 누리와동생 예닮이가 새해소원을 빌고 있을 때 선생님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누리 아빠가 의식이 돌아 오셔서 누리와 예닮이를 찾는 엄마의 전화였습니다.


누리는 떠오르는 새해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고맙습니다..."를 여러번 되뇌이며 밝게 웃었습니다.


김서연 독자 (서울대현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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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류인
2010-01-27 11:23:46
| 늦게 읽었는데, 내용이랑 특히 그림이 귀엽네요 ^^
이채현
2010-02-28 22:40:20
| 내용도 좋지만 제 동생도 옆에서 같이읽고 그림이 너무 잘그렸다고 하네요
^^ㅎ
유가형
2010-03-12 19:59:26
| 역시! 사람의 마음을 알는 것이 중요! 제도 오늘 신용산 초등학교 전교 회장을 뽑았어요. 그 때, 우리가 안 들으니까 열심히 계획을 짠 5,6학년 오빠, 언니들의 마음을 생각하랬어요.이승희선생님~짱!
안윤정
2010-03-25 21:33:19
| 그림이 너무 귀엽네요!~
유홍주
2010-05-02 20:57:47
| 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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