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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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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정 독자 (부산몰운대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353 / 조회수 : 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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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호랑이가 사람이 된 효돌이 이야기

옛날 옛적 호랑이가 담배 필 무렵이었지. 경인년이 된 지 1분이 지난 시간이었어. 아주 깜깜한 밤이었지. 마을 안의 모든 집에서는 등불이 꺼지고 사람들은 누가 잡아가도 모를 정도로 아주 깊은 잠에 빠져들었지. 나무 위에서는 올빼미만 “우~ 우~” 하며 울어 댈 때였어. 한 집에서 갑자기 불이 환하게 켜졌지.

“탁”


그 집에서 나온 불빛이 나무 위에 앉아 있는 올빼미를 화들짝 놀라게 했어. 올빼미는 깜짝 놀라 푸드덕 거리며 약간 푸른빛이 도는 어둠속으로 날아가 버렸지.


아, 참! 그 집에 왜 불이 켜져 있냐고? 사실 그 집에는 배가 산처럼 불러온 산모가 있었단다. 들리지 않니? 저기 문 사이로, 산모가 끙끙대는 소리가 말이야. 산모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식은 땀으로 샤워를 한 것 같았지. 물론 입고 있던 옷 까지 빨래로 옷을 빤 듯 정말 젖어 있었어. 산모의 남편은 자다가 산모의 손을 잡았는데, 정말 물을 만지는 것 같아 놀라서 잠이 깨고 등불을 급히 켰지. 남편은 금세 산모가 아기를 낳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했어. 그런데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 같았지. 왜냐구? 이 밤중에 막 아이를 낳을 것 같은 산모만 두고 의원을 모셔 오기도 그렇고 또 그런다고 마을 사람들을 깨우기도 정말 미안한 거야.


‘아~ 이 일을 어쩐다. 이 밤중에.. 그럼 나 혼자서 일하는 수 밖에 없겠군.’

산모의 남편은 결국 산모가 아기를 낳을 준비를 하는 것을 자기가 다 하게 되었지.


집으로 들어와 보니까 산모 밑의 이불에는 벌써 피가 젖어 있었어. 남편은 따뜻한 물과 수건을 들고 오는 것 밖에 몰랐어. 그리고 미역국을 끓이는 것과 함께. 그래서 얼른 집에서 제일 큰 대야에다가 따뜻한 물을 한 바가지 퍼 왔어.


그 때였어.

“끙 끙 끙끙”

산모가 아무 힘 들이지 않고 아기를 낳은 거야. 너무 힘들어서 숨을 가쁘게 몰아쉬다가 말이지. 남편은 너무 기뻐서 눈물이 앞을 가렸지. 그래서 다음에 일어날 일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단다. 남편은 옷소매로 눈물을 쓰윽 닦고 아기를 보려고 고개를 숙였지.


“으악~~ 으악 ”

갑자기 남편은 비명을 질렀지. 왜냐구? 궁금하지. 지금부터 귀를 크게 열고 눈을 크게 뜨고 잘 들어봐. 사실 이 남편이 본 아기는 아기가 아니야. 뭐? 아기가 아니면 뭐냐구? 아이참, 그러니까 계속 들어봐. 아기는 바로 아기 호랑이었어. 그때 산모가 힘없는 목소리로 물었지.

“여보, 우리 아기 좀 보여 주세요.”

산모의 말을 듣고서 남편은 이내 산모가 있었다는 걸 알아차렸어.

“여보, 우리 이 아기 제발 산 속에 내다 버립시다. 제발요!”

남편은 괴로워하며 말했지.

“아니, 소중한 생명을 내다 버리자니요? 말이 되기나 합니까?”

산모는 소리를 질렀지. 남편은 흐르는 눈물을 닦고 아이를 아니 아기 호랑이를 건네 주었지. 아기 호랑이를 본 산모는 소리를 지르지도 않고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다가 말문을 열었어. 그것도 아주 모기만한 소리로 말이야.


“여보, 그래도 이것이 호랑이 이지만 이번 해가 경인년이에요. 호랑이띠 해라구요. 그리고 이 어린 호랑이가 우리나라에서 경인년 중 제일 먼저 낳은 아기일 것이에요. 그냥 키워요. 나중에 크면 산 속으로 보내 주면 되지.”

산모의 말에 남편은 깜짝 놀랐지. 호랑이를 키우다니.

“안 될거요. 좀 있으면 해가 밝아 올 텐데.. 이웃사람들이 새해 인사를 하러 오면 아이 낳았는데 들여보낼 수도 없고 또 줄을 쳐 놓아도 아기 낳은 것을 보고 나중에 아기 보러 올 텐데.. 어쩌자는 거요. 그리고 이 어린 호랑이는 산 속이 자기에게 가장 적합할 거요. 그냥 보냅시다. 이 어린 아기 호랑이를 위해서. 나중에 마을 사람들이 이 아기 호랑이를 죽이려 들거요.”


남편의 말을 듣고 있던 산모는 그제서야 아기 호랑이를 꽉 안고 있던 손을 슬슬 풀었어. 남편은 그 호랑이를 잘 껴안고 산 속 입구에서 조금 더 간, 남의 눈에 띄지 않는 무성한 풀 밭 속에 놓아주고 왔지. 남편이 다시 집으로 털레털레 돌아오는데,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래서 뒤로 돌아보았더니 벌써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 호랑이가 풀 밭에서 나와 서 있으면서 남편을 보며 “크르릉 끙끙”하면서 소리를 내었지. 그래서 마음 여린 남편은 아기 호랑이에게 가서 쓰다듬어 주며 말했지.


“얘야. 넌 호랑이기에 사람들의 위험이 있어서 할 수 없이 널 이 산속으로 데리고 온 거란 다. 미안하다. 나중에 10년 뒤에 내가 이 산속에 올 것이야. 그 때는 너도 어엿하게 커서 이 자리에서 만나면 좋겠다. 내 말을 알아들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10년 뒤에 만나기 로 약속하고 항상 건강하게 커야 한다.”


남편이 말을 마치자 아기 호랑이는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위아래로 흔들었지. 남편은 저기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 솟구쳐 올라오는 것을 간신히 참고 집까지 뛰어 왔어. 남편은 산모에게 산속에서 아기 호랑이와 했던 말을 들려주었지. 산모도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어.


그 뒤로 10년이 지났어. 다시 또 새해를 맞이하였단다. 10년 전 산모와 남편은 새해 날 새벽에 잠에서 동시에 깨고 말았지. 호랑이 꿈을 꾼 것이야. 그것도 남편과 산모가 동시에 꿨어. 남편은 그 의미를 모르고 태몽이라며 덩실덩실 춤을 췄어. 산모는 남편을 보고 어이없어 하였어. 사실 그들은 10년 전에 그 아기 호랑이를 낳은 뒤로는 아무런 아이 소식도 듣지 못했지. 산모는 이내 말을 이었어.

“아이구~ 여보. 이 꿈의 의미도 모르세요? 지난 10년 전 당신이 산 속에 버린 그 아기 호랑이가 오라고 신호를 보낸 것 아닌가요?”

산모가 이렇게 말하자 남편은 팔짝 뛰며

“그래, 호랑이. 여보 빨리 채비를 하시구려. 어서 우리 아기 호랑이를 만나러 가야지요.”

남편이 허둥지둥하자 산모도 빙긋 웃으며 채비를 하였지.


둘은 집을 나섰어. 새벽이지만 놀기 좋아하는 몇몇 별들이 새벽 하늘 위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지. 별을 보면서 가다 보니 산 입구까지 와 있었어. 그들은 얼른 산을 올라갔지.

“어흥~ 어흐흥~”


저기 멀리서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렸단다. 정말 반가운 소리에 산모와 남편은 힘든 줄 모르고 달렸어. 저기서 얼핏 노랗고 검은 줄무늬가 보이기 시작했지. 호랑이가 달리기 시작하였어. 10년 전과는 달리 아주 늘름하고 씩씩하게 자란 호랑이였지.

“아이구. 우리 아들.. 우리 아들...”


산모는 말을 잊지 못하고 그 차디찬 땅에 주저앉아 버렸어. 옆에서는 남편이 애처로운 눈길로 산모를 바라보고 있었지. 그 때 호랑이는 무릎을 꿇고 앉더니 부모님에게 등에 타라는 표시를 하였어. 둘은 자기 아들, 호랑이 등에 탔어. 안전하게 부모님이 탄 것을 확인한 호랑이는 바람도 뒤로 밀려날 만큼의 세기와 빛의 속도로 달렸지. 그러고는 멈췄어.

“탁 탁”


부모님이 등에서 내리자 호랑이는 말을 이었어.

“어머니, 아버지.. ”

산모와 남편은 깜짝 놀라 서로를 멍하게 쳐다보았지. 호랑이가 말을 하다니 여간 신기한 일이 아니었거든. 근데, 그 때 산모와 남편 사이로 강한 빛이 들어왔어. 갑자기 늘름하고 씩씩하게 생긴 남자 청년이 둘 사이에 들어와 있는 거야.


“누구세요?”

남편이 물었어.

“아버지. 저에요. 이름이 없어서 그냥 효돌이라고 불러주세요. 저를 데려다 키워주신 호랑이 엄마께서 지어주셨어요.”


정말 감격스러운 만남이었지. 호랑이었던 아들을 만난 것도 좋았는데, 아들이 사람으로 변하다니. 그래서 둘은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왔지. 이름이 효돌이라서 그런지 효도도 정말 기차게 했데. 부모님을 잘 모셔서 나라에서는 효자문도 세워주었지. 부럽지 않니? 또 호랑이기도 하였으니까 힘도 되게 세고 모든 일을 척척 하니까 부모님은 손 까딱 하지 않아도 되었데. 만약 부모님이 일을 하시려고 할 때면 화가나서 하룻동안 밥도 안 먹고 방안에 있는데. 그래서 부모님은 평생 호강하면서 살았어.

임금님도 부러워 할 정도였다니까 상상이 가지? 참, 잊어버릴 뻔 했다. 있잖아, 그 집에는 날마다 빛이 들어오고 새들이 놀러와서 이웃 사람들이 또 부러워했데. 얼마나 멋진 장면이었으면 그렇게 부러워했을까? 재미있지? 그래서 그들은 무척 행복하게 살았대.

바로 어제까지 말이야.

방현정 독자 (부산몰운대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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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연 | 정말 재미있네요^^
한진희 | 우아~~ 상상력 굿!!
김찬별 | 완전 재미있어요.^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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