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정 독자 (대구신월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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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어버이날이 되면 늘 우리집 안방 서랍장 위에는 작은 카네이션 바구니 2개가 나란히 앉아 하루동안 안방을 지킨다. 아버지께서 매년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사다 놓으신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께서는 오래 전에 뇌졸중이란 병으로 한쪽이 마비되어 잘 움직이지 못하셨고, 오랫동안 투병생활을 하시다가 몇 해 전에 모두 돌아가셨다.
맞벌이를 하시던 부모님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제대로 돌봐드리지 못한다며 늘 미안해 하시면서 틈만 나면 운동도 시켜 드렸고 식사를 좀 더 쉽게 하시도록 반찬도 잘게 부셔 드렸으며 대소변을 직접 다 치워드리는 것을 나는 옆에서 지켜 보았었다.
돌아가시기 1년 전에는 두 분 모두 치매까지 걸리셔서 새벽에 잠도 잘 주무시지 못했으며 부모님께 화를 내시는 등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하셨다. 그럴 때 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간호하시는 부모님이 불쌍해 보이기도 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밉기도 했었다.
고모나 다른 친척분들은 부모님께서 너무 고생을 하신다며 병원에 입원 시켜드리자고 말씀하셨지만, 병원보다 집이 더 편하고 좋다는 할아버지의 뜻을 따라 부모님께서는 돌아 가시기 전까지 직접 간호를 하셨던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지금도 식당에서 할머니가 잘 드시던 음식이 나오거나 TV 또는 길을 걷다가 몸이 불편하신 어른들을 보면 나와 어머니 몰래 눈물을 흘리신다. 아버지께서는 막내로 태어나셔서 연세가 많으셨던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외식이나 쇼핑을 즐기신 때가 별로 없으셨다고 하셨다.
그래서 지금도 어머니와 나, 동생을 데리고 외출을 하시거나 산책을 나가시는 것을 정말 좋아하신다.때로는 그것을 귀찮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아버지의 속마음을 알고 부터는 동생을 잘 챙기며 즐거운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나는 아직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 이란 참뜻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주위 친척분들은 모두 부모님을 두고 지금도 효자, 효부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 그 때마다 아버지는 말씀하신다. "자식이 아무리 부모에게 잘 하더라도 부모가 자식에게 가지는 마음은 절대로 따라갈 수 없다." 라고 하시며 고개를 흔드신다. 이런 아버지의 말뜻을 잘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만약 아버지나 어머니가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많이 편찮으시다면 마음이 많이 아픈 것은 사실이다.
이번 어버이날에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덜 쓸쓸하시도록 내 용돈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카네이션 4개를 사서 안방에 나란히 놓아 드려야겠다. 또한 편찮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어릴 때 부터 보고 자란 나는 가족의 건강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를 잘 알기때문에 앞으로 더욱 더 운동도 꾸준히 할 것이며, 불치병과 난치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훌륭한 의학자가 되겠다는 나의 꿈을 위해 내게 주어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아버지, 어머니! 항상 건강하시고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랄수 있도록 보살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제가 대신하여 부모님의 얼굴에는 언제나 웃음만 가득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혜정 독자 (대구신월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