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률 독자 (중국연대한국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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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동성 연태시는 한국과 매우 가까우며(비행기 1시간 거리) 해안도시라서 바람이 많이 불기는 하지만 한국의 경기도와 날씨가 비슷하다. 그러나 2010년 올해는 이곳 연태시도 봄이 늦게 오고 있다. 여전히 기온이 낮고 두꺼운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서 봄이 온 것을 느끼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증거가 있다. 꽃과 나무가 봄을 맞이한 모습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결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4월 18일 일요일, 아침부터 폭죽 소리가 나는 것을 보니 분명 결혼식이 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결혼식이 있는 날에는 신부 집 앞에서 신랑 신부를 맞이하기 위해 폭죽을 터뜨려서 축복을 한다.
연태시에서 결혼하려는 사람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 위에량완(월양만)이 라고 들었다. ‘위에량’은 중국어로 ‘달’을 의미하며 위에량완은 위에량 라오런(월양 노인, 일명 ‘달 할아버지’) 동상이 있는 해안가 경치 좋은 곳이다. 연태시의 해안도로를 지나는 17번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그 곳에서 만난, 연태 출신 리우하이닝 씨(연태대학교 졸업, 현재 영어와 중국어 과외교습 및 외국어학원 운영)에게 여쭈어보았는데, 달 할버지는 능력이 뛰어난 ‘중매장이’라고 한다. 위에량완 근처 쇠사슬에는 빨강색 하트모양의 자물쇠가 빽빽하게 걸려있는데 이것은 두 사람을 사랑으로 영원히 묶는 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자물쇠 사슬을 지나 돌다리 모양을 본 따 만든 다리를 걸어가다 보면 초승달 모양의 달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나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 부부들이 달 할아버지 앞에서 소원을 빌고 사진도 찍는다.
연태시에 봄이 온 것을 알려주는 것들 중에서 결혼이 가장 먼저 생각난 이유는 이곳에 마침 ‘달 할아버지’가 계시고, 봄이 되어 그 분 근처에서 결혼사진을 찍는 모습들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결혼을 가장 많이 한다는 5월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서 결혼사진을 찍을까? 그 때가 참으로 기대가 된다. 계절의 여왕 봄을 기다리는 마음 그리고 인생의 봄을 시작하는 결혼 그 따뜻하고 행복한 아름다움이 우리에게 봄이 주는 진정한 의미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박상률 독자 (중국연대한국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