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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 5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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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독자 (서울구일초등학교 / 4학년)

추천 : 254 / 조회수 : 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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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구 속 민들레

안녕하세요? 저는 민들레입니다.

저는 보통 민들레들과는 다릅니다. 어떻게 다르냐구요?

힌트에요. 저는 다른 민들레들과 떨어져 살아요. 즉 사는 장소가 달라요.

엄청 냄새나고 더러운 곳이죠. 바로 ‘하수구’에요. 여러분도 생각만 해도 더럽죠?

제가 여기에 온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머리가 호호백발이 된 저희 엄마께서 저를 날려보내셨어요. 저의 여동생은 학교 화단에 떨어졌고, 저의 오빠는 소식이 없다가 땅에 떨어진 아이스크림 봉지를 통해 오빠는 요 옆에 하천에 떨어졌다고 해요.

그런데 저는 하필이면 이 하수구 속에 들어가서 지금 크고 있어요.

저는 맨처음 아주 멋진 화단이나 공원에 떨어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기 바람이 균형을 잃고 다른 곳으로 방향을 트는 바람에 하수구 속으로 떨어졌지 뭐에요?

그래도 산게 다행이죠. 하수구벽에 붙어있던 모퉁이에 착 달라 붙어 지금 살고 있어요. 여기는 학교 하수구에요. 운동장에서 아이들의 소리를 들으면 늘 재미있어요.

아이들은 특히 경찰과 도둑이란 놀이를 좋아한다네요?

제 여동생도 그 모습을 구경했데요. 그런데 정말 재밌어 보인데요.

저도 얼른 호호백발 할머니가 되어 재 아들, 딸들을 얼른 세상밖으로 보내서 경찰과 도둑놀이의 모습을 보고 싶어요.


저는 지금 새싹이 겨우 자라 이제 꽃이 나려고 해요.

그런데 제가 할머니까지 살려나 모르겠어요.

며칠전 아이들을 통해 학교 운동장 하수구를 정비한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그래도 저는 할머니까지 살고 싶어요.


앗! 비닐 봉지가 떨어져요. 앗! 과자 봉지가 떨어져요.

이상하게 아이들은 가끔씩 하수구에다가 쓰레기를 버려요.

전 그래서 너무너무 화가 나요. 물론 우리 지구의 환경을 위해서 그러지 말아야 할텐데요.


제일 제가 살기 힘든 것은 비가 올 때에요. 비가 올때 하수구 속으로 빗방울이 들어오는데 제 잎에 맞으면서 점점 제가 지탱하고 있는 모퉁이가 털어져 나가요.

그러나 늘 희망을 갖고 살아요.


저에게는 사람친구가 있어요. 정푸름이라는 정신지체장애아인데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도 매일 점심시간마다 저에게 찾아와요. 제가 신기한가 봐요.

제가 점점 사람들에게 발견되면서 저를 뽑으려는 아이들이 생겨서 불안해요. 그러나 푸름이는 절대 그러지 않아요.


오늘 급식으로 맛 없는게 나왔나봐요. 아이들이 밥을 빨리 먹고 나와 놀고 있어요.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아냐고요? 다 소리가 들리거든요.


푸름이는 전에 얼굴을 조금 본 적이 있어요.

아주 예쁘게 생기고, 보조개가 쏙 들어가 있더라고요. 그 뒤에는 푸름이 부모님의 그림자가 하수구 물에 비춰 보였고요.


아이들이 갑자기 교실로 들어가요. 아직40분밖에 되지 않았는데 말이죠.

아~ 슬퍼요. 비가 오나봐요.점점 빗방울이 제 잎사귀를 때려가요.

왜 비는 있는 걸까요? 나중에 하늘나라에 가면 하느님께 여쭤 봐야겠어요.

점점 제가 지탱하고 있는 모퉁이 흙이 없어져 가요. 뿌리는 아직 보이지 않지만 거의 턱걸이에요.

저는 그만 쓰러지고 말았어요.


아침이에요.‘드르륵 드르륵~ 쿵쿵 쾅쾅 지이잉 철퍼덕 ’

무슨 소리죠? 땅이 울려요. 아 그렇군요.

아이들이 어제 말하기를 아마도 오늘 운동장 하수구 공사를 한데요.하수구를 없앤다고요.

전 간단하게 하수구 정비라길래 그냥 하수구만 보는 줄 알았는데 하수구를 아예 열어서 없앤다는 거에요.

인간들의 모습이 보여요. 어제 비가 내려서 더 흙이 축축해 땅에 삽이 잘 들어가나 봐요.

정말 왜 비가 있는 걸까요? 그리고 이 공사도 비가 많이 올때는 하수구가 넘치는데 그 때문에 하수구를 없앤데요. 운동장 더러워진다고요.


눈물이나요. 물에 비친 내모습은 노란색 꽃이 난지 이틀 째에요.

이젠 제얘기를 들려줄 수 없어서 정말 미안해요.

안경을 쓴 턱수염난 아저씨가 하수구 뚜껑을 열어요. 저는 눈을 질끈 감고 쓰러졌어요.

왜 자꾸 기절을 할까요?

다 비때문이에요. 모두 다 비에게 책임을 물어야해요.

질끈 감은 눈 사이로 눈물이 흘러요.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나요. 절 늘 봐주고 놀아주던 푸름이도 생각나요. 이제 모두 안녕인건가요?

정확히 3일 후 눈을 떴어요. 흙안이에요. 흙에서 푸름이 냄새가 나요. 아 그래요. 잠깐 정신을 차렸을 때 푸름이의 얼굴이 보였어요. 빨개지고 퉁퉁 부은 푸름이 얼굴이 보였어요.

푸름이는 하수구를 없애면서 나도 없애진다는 사실을 알고 나를 땅에 묻었나봐요.아직 죽지는 않았지만요.아주 세찬 비가 내려요.
어? 잠깐만요.점점 하늘이 보여요.땅이 파헤쳐 지면서 제가 땅위로 나온거에요. 비가 멈춘후 하늘을 봤어요. 새로워요. 비가 이렇게 고마울 때도 있나봐요.

경찰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이젠 볼수 있겠지요?


어,어 왜 이럴 까요?

점점 숨통이 끊어지는 느낌이에요. 아 그래요. 아이들이 나를 꺾었어요. 학학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점점 숨이 끊어져요. 아이들이 나를 불어요. 그 남자아이의 안경으로 나를 비춰보았어요. 아! 제가 죽은 것이 아니였어요. 제가 드디어 호호백발 할머니가 되어 아들딸을 낳았어요. 아 기뻐요! 저의 파란만장한 삶은 끝났지만 제 아들 딸들에게 또 저의 생명을 준 것이니까요.

그래서 저의 아들 딸들은 눈처럼 세상 구석구석에 뿌려져 노란 꽃을 피우겠죠?

이 세상에 또 다른 푸름이들이 나타나 제 아들 딸의 친구가 되어주길 전 바래요.

쉿! 오늘도 발밑을 조심하세요. 제 아들딸들이 꽃을 피울 지 몰라요~

정유진 독자 (서울구일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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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인
동주여자중학교 / 1학년
2010-05-07 23:19:54
| 동화를 참 잘 쓰셨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김혜경
언남초등학교 /
2010-05-14 07:22:14
| 재미있게 동화 잘 읽었습니다.
박소연
대전샘머리초등학교 / 6학년
2010-05-16 15:05:04
| 정말 아름답게 기사를 쓰셨네요. 읽고 많이 배웠습니다. 추천합니다.
이현지
덕원중학교 / 1학년
2010-05-16 21:10:45
| 동화도 읽어보니 재미있어요.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05-17 21:30:30
| 동화를 잘쓰셨네요. 민들레 홀씨가 되어 날아갈 수 있게되어 다행이네요
전재하
천안백석초등학교 / 6학년
2010-05-18 22:16:51
| 너무 잘 쓰셨네요~
이규원
서울진관초등학교 / 6학년
2010-05-19 22:15:25
| ^^ 한수 배웠네요
위상비
순천매산중학교 / 1학년
2010-05-20 13:27:02
| 하얀 솜사탕 모양의 민들레 씨앗이 때론 비행기도 되었다 자동차도 되었다 세상을 다 구경하고 다니고 있네요.. 바람과 친구니깐 날아 다닐수있겠죠.. 바람이 더이상없어 내려앉아 자리를 잡으면 뿌리를 내리고 살다가 다기 씨를 맺고 여행을 하겠죠.. 글 잘보았습니다 추천 합니다
서윤정
대연초등학교 / 6학년
2010-05-21 11:59:01
| ^^ 꼭 민들레가 된 느낌이였어요~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10-03 18:53:09
| 정말 잘 쓰셨네요
장세진
전주여울초등학교 / 6학년
2011-12-22 20:03:56
| 정말 잘쓰신 동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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