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연희 독자 (인천양지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57 / 조회수 : 1433
2010년 4월 19일 월요일 오전 8시, 인천양지초등학교 운동장에는 커다란 버스와 학생들, 학부모님들로 가득하였습니다. 이 날은 5학년과 6학년 양지초등학교 학생들이 오랫동안 기대해왔던 수학여행을 떠나는 날이었습니다.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의 어깨에는 커다란 배낭이 있었고, 양손에도 가방을 들고 있었습니다. 배낭 안에는 2박 3일 동안 집을 떠나서 입을 옷과 수건, 칫솔과 같은 개인 생활용품이 들어 있었고, 가방 안에는 우리들만 생활하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 먹으라고 챙겨주신 과자와 정성을 담아 만들어주신 도시락이 들어 있었습니다.
5학년 5반 황현지 학생은 "수학여행 간다고 어제 엄마가 별가방 사주셔서 좋고요, 김밥도 많이 싸주셔서 친구들이랑 나눠 먹을 거예요."라고 웃으며 소감을 말해주었습니다. 황현지학생의 어머니께서는 학교 운동장에 마중을 나오셨는데 "처음 떨어져서 지내게 돼서 걱정이 되지만, 밝게 웃으며 신나하는 모습을 보니까 좋고, 평소에 자주 갈 수 없는 충남에서 백제 문화를 많이 배워왔으면 합니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모든 학생이 모이고 수학여행버스는 운동장에 모인 부모님들의 손을 흔드는 인사를 받으며 즐겁게 출발하였습니다.
2박 3일 동안 인천양지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 327명의 학생들은 충청남도 부여군,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에 있는 백제 왕릉원, 궁남지, 부소산성, 백제 역사 재현단지, 정림사지 박물관, 국립 부여 박물관, 공산성과 무령왕릉, 국립 공주 박물관을 탐방하였습니다.
백제의 기록은 삼국사기에서 알 수 있는데, 부여사람인 온조가 위례성을 세우고 백제를 건국하였습니다. 가장 막강한 힘을 발휘했을 때는13대 근초고왕 때 마한전역을 합하여 크게 발전했을 때이고, 수도를 위례성·웅진성(공주)·사비성(부여)로 옮기며, 제31대 의자왕까지 660년 동안 우리나라 역사 속에 고구려·신라와 함께 삼국시대로 기록되었다가 통일 신라에 의해 멸망하였습니다. 그러나 백제의 문화는 일본의 고대 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해서 무척 자랑스러웠습니다.
백제 왕족의 고분문화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백제왕릉원은 그 규모가 웅장하여 그 당시 왕들의 권력을 상상할 수 있었고, 그 안의 유물들을 통해 백제의 문화가 얼마나 섬세하고 아름다웠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백제 역사 재현단지 안에 있는 백제 역사 문화관에서는 출토된 유물만 전시한 것이 아니라, 백제의 중요한 유적과 유물을 모형으로 축소해서 전시해 놓고 동영상을 보여주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백제의 26대 성왕의 사비천도 행렬, 사비도성, 미륵사지 9층 석탑과 정지산 제사 유적을 축소모형으로 만들어 두었는데 그 때의 문화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정림사지 박물관에서는 석탑의 축조과정을 볼 수 있었는데, 백제 시대의 사찰을 창건할 때 세워진 정림사지 5층 석탑의 특징도 배웠습니다. 1400년 전에 만들어진 정림사지 5층 석탑은 나무로 만든 목탑을 응용한 돌로 만든 석탑으로, 높이 9m이며 낮은 단층기단과 1층 기단 모서리 기둥에 배흘림 기법을 사용하여 멋스럽고, 얇고 넓은 옥개석을 사용하였으며, 모든 석탑의 부분들을 만들어서 짜 맞춘 것입니다.
부소산에 가서는 흙을 다져 만든 낮은 토성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흙과 돌로 만든 2500m나 되는 부소산성의 모습을 보니 백제 때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산성을 쌓기 위해 노력했을지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궁남지는 서동으로 알려진 백제 무왕이 만들었다는 왕궁의 남쪽 별궁에 속한 연못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람이 만든 인공 연못으로, 연못 가운데 포룡정이라는 정자가 있고 그 정자까지 나무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궁남지는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와 결혼한 무왕이 태어난 곳으로 더 유명합니다. 무왕의 어머니께서는 법왕의 시녀였는데, 연못가에서 혼자 사시다가 용신을 만나 아들인 무왕을 얻었다고 합니다. 서동으로 불렸던 무왕은 신라로 건너가 선화공주를 색시로 얻고 다시 백제로 돌아와 아들이 없었던 법왕의 뒤를 이어 백제의 제30대 왕이 됩니다.
2박 3일 동안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에서 백제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게 되서 무척 똑똑해진 것 같습니다. 책에서만 보았을 때는 정림사지 5층 석탑은 외워야 하는 어려운 문제였지만, 직접 가서 본 정림사지 5층 석탑은 1400년 동안 백제의 역사를 담고 있는 소중한 문화재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2박 3일 수학여행을 통해 인천양지초등학교 327명의 학생들은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을 얻게 되었고, 교실에서만 만났던 친구들과 함께 지내며 친해질 수 있는 추억을 만들게 되어서 더 즐거웠습니다.
류연희 독자 (인천양지초등학교 / 5학년)